어느 날부터 한 가지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전국노래자랑` 녹화 현장에 직접 가보는 것입니다. 그러던 중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국경일인 개천절에 녹화 일정이 있어서 참관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야호! 환호성과 함께 가족들에게 흥분해서 외쳤습니다. 전국노래자랑 보러 가자~! `전국노래자랑`은 일요일 낮 12시 10분에 KBS1 TV에서 방송 중인 시청자 참여 음악 경연 프로그램입니다. `국민오빠`인 송해씨의 사회로 진행되는 최장수 프로그램입니다. 지역 주민들의 흥겨운 노래 및 춤과 함께 지역 특산물 소개도 이루어집니다. 평범한 서민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많아서 꾸준하게 높은 시청률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참 좋아하며 휴일의 달콤함 속에서 힐링의 한 목록을 장식합니다. 단군할아버지께 가슴 깊이 감사하며 일찌감치 챙겨서 출발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부지런할 때도 있다니~! 스스로 감탄하며 녹화시간 4시간 전에 도착했습니다. 송해 사회자의 구성진 노래 가락이 CD를 통해서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관람객을 위하여 미리부터 배려해주는 주최 측의 자상함이 느껴졌습니다. 정중앙의 앞에서 다섯 번째 줄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점심으로 사온 김밥을 먹었습니다. 얼마쯤 시간이 지나자 리허설을 했습니다. 그리고 정식 녹화가 시작되기 20분 전 쯤 송해 사회자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출연자 가족과 친지들이 준비한 현수막이 카메라에 잘 나오도록 안내해주고, 구성지게 노래도 한 곡 불러줬습니다. 딩동댕~ 전국노래자랑~ 우와~ `전국노래자랑` 녹화가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실로폰 소리, 사회자의 우렁찬 목소리, 경쾌한 음악, 지역주민들의 큰 환호성이 메아리쳤습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아래 오후 1시부터 시작된 녹화현장은 사람들의 열기와 어우러져 햇살이 무척 뜨거웠습니다.
송해 사회자는 몇 번이나 햇살이 뜨거워서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박자감각이 부족한 출연자에게는 박자를 맞추며 노래 시작할 때를 알려주고, 연세 많으신 어르신과는 함께 노래를 불러주고, 자신이 없어서 노래를 극구 사양하는 군수님에게는 용기를 북돋워서 완창 하도록 도와줬습니다. 출연자 사이사이 인기 가수들의 출연으로 축제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었습니다. 다음 출연할 가수를 소개한 후에는 무대에 오르는 모든 가수들과 악수를 하면서 응원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 많은 멘트를 한 번도 틀리지 않고 진행하면서 틈틈이 지역에 대한 홍보와 특산물 소개를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일사천리로 진행을 이어갔습니다. 젊은이 못지않은 암기력과 총기 앞에서도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특히 놀라운 점은 멘트 쉬는 시간에도 한 번도 의자에 앉지를 않는 점이었습니다. 아예 의자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마이크 잡은 오른 손을 높이 들고 출연자들의 노래 박자에 맞춰서 흥을 돋우고 있었습니다. 91세의 고령에도 건강을 지키는 특별한 비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본인이 최 연장 어르신인데도 불구하고 출연자, 응원 가족, 초대가수, 관람객 등 주위 모든 사람들을 성실하게 챙기며 배려하는 모습 앞에서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많은 대중들로부터 오랜 세월동안 존경과 신망을 받는 이유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달려와 녹화 때마다 무대 앞에서 춤추는 어르신들도 한 분씩 소개해주면서 감사함을 표했습니다. 춤추는 어르신 중에 키 큰 젊은이가 한 명 끼어있었습니다. 몸이 아팠는데 녹화현장에 참여하면서 많이 건강해져서 부모님이 항상 데리고 온다고 했습니다. 생기 넘치는 젊은이부터 연세 지긋한 어르신까지, 나이와 세대, 성별을 초월해서 흥겨움과 함께 행복의 장이 펼쳐졌습니다. 효도를 내세우며 동행을 종용하는 바람에 함께했던 두 아들이 햇볕 차단 크림이 미처 덜 발라진 곳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그런데도 오길 잘했다고 했습니다. 오래오래 따뜻한 추억으로 간직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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