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여행은 그랜드 바자르에서 시작되었다. 바자르란 지붕이 있는 시장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의 지붕을 얹은 재래시장도 바자르인 셈인 모양이다. 말하자면 요즈음 식으로 말하자면 아케이드인 셈이다.
이스탄불의 그랜드 바자르는 최초의 아케이드 시장으로 그 역사는 무척 오래라고 한다. 조금 더 구체적인 것을 알아보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았다.
비잔틴 시대부터 현재 그랜드 바자르가 있는 장소는 무역의 중심지였다. 이후 터키가 이스탄불을 장악하게 되면서 1455-1461에 걸쳐 그 곳에는 도시의 경제생활을 부강하게 만들 목적으로 두 개의 주 아케이드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후 사람들은 활발한 상업 활동을 위한 더 많은 장소를 필요로 하였고 그 결과 주 아케이드의 바깥 부분까지 그 영역을 확대시켜 나갔다.
오토만 시대를 거치면서 지진, 화재 등으로 여러 차례 소실되었던 이곳은 몇 번에 걸친 복구 끝에 오늘날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랜드 바자르는 18개의 출입구와 4천개 이상의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고 한다. 이곳은 세계의 가장 큰 바자르 중의 하나로 터키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찾는 필수 코스가 되었다고 한다.
가이드는 시장을 들어서기 전에 일행들에게 특별한 당부를 했다. 시장에 들어서면 똑바로 직진을 해서 나가라는 것이다. 그 이유가 시장 골목이 워낙 복잡해서 처음에 들어가면 이것저것 물건을 구경하다보면 자칫 출구를 잊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랜드 바자르에 대한 가이드의 설명을 듣다보니 문득 모로코 내륙의 패스라는 도시의 메디나를 여행했던 때가 생각이 났다. 메디나는 미로처럼 얽혀있는 골목 때문에 지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쉽게 길을 찾기란 여간 어렵지 않는 곳이었다. 그곳 골목은 무려 약 9300여 개라고 했었다.
입구는 우리의 재래시장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입구부터 잡다한 물건들이 가득 쌓인 상점들이 길게 줄을 잇고 있다. 안으로 들어서자 점포들이 반듯하게 양쪽으로 늘어서 있었는데 그야말로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물건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