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2023년 9월 26일 가을비가 내리는 날 제75회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서울 공항에서 열렸다. 국군의 날은 1956년에 대통령령으로 10월 1일에 제정되어 오늘에 이른다. 초창기에 국군의 날은 육해공군이 각각 달랐다. 육군은 1946년 1월 15일 미군정 하에서 조선국방경비대 창설 일을, 해군은 1945년 11월 11일 조선해안경비대의 근간인 해방병단의 창설 일을, 공군은 1949년 10월 1일 육군에서 분리된 날을 기념일로 지정했었다. 1955년에 육군은 유엔 「작전 명령 제2호」에 따라서 38선 돌파를 공식 승인한 날인 10월 2일로 바꾸었다. 그러나 육군 제3보병사단이 38선 위로 진격한 날이 10월 1일로 새롭게 확인됨에 따라서 이승만 대통령은 “국군의 날은 단기 4289년(서기 1956년) 10월 1일부터 시행한다”라고 정한 이후 오늘에 이른 것이다. 올해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추석 연휴(9월 28일~10월 3일)에 끼어 있어서 미리 개최했다.
제1부 서울공항에서 열린 기념식은 건군 75주년, 한미동맹 70주년을 겸하여 ‘강한 국군, 튼튼한 안보, 힘에 의한 평화’를 주제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약 6,700여 명의 병력과 68종 340여 대의 장비가 등장했다. 기념식에서 국군의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적에게 두려움을, 국민에게는 믿음을 주는 강한 군대’가 되어야 진정한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열병식 때 군은 K-55A1,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대전차유도무기,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지대지미사일, 한국형 무인정찰기, 무인 잠수정 등을 공개했다. 합동특공무술팀은 태극기와 건군 75주년을 표현한 대형 격파시범을 선보였다.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여 한미방위조약체결과 정전협정에 서명한 클라크(Mark Wayne Clark) 미사령관 손녀 등 미국 측 인사들도 초청되었다.
제2부 순서로 군은 서울 중심지인 숭례문에서 광화문에 이르는 시가지를 행진하며 신뢰받는 강군의 위용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K-21 탱크를 앞세운 기갑부대가 시내로 진입하고 육군의 주력전차인 K-2 흑표가 그 뒤를 이었다. 다연장로켓 천무, 지상유도무기 현궁, 무인 잠수정 등 장비 170여 대와 육해공 등 각 군 장병 4천여 명이 참가하여 대한민국의 국군의 발전상과 강한 군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이번에 우리의 첨단 국방자산이 대거 선보였다. 괴물이라 불리는 극비리 개발 중인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는 6~8톤의 무게로 북한 김정은의 은밀한 지하 100m 갱도를 파괴할 수 있다. 음속 5배의 적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지대공 요격 미사일(L-SAM)은 고도 40km~80km까지 방어할 수 있어서 한국형 사드라고 불린다. 이런 비밀병기는 핵과 고도미사일 기술을 과시하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되기에 충분했다. 바다 위의 이지스함이라 하는 정조대왕 함은 증강현실 AR기술로 광화문 빌딩 사이에 그 위용을 자랑했다. 또한 미래무인전력무기가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육군은 정찰 및 공격이 가능한 드론 봇을 선보였다. 해군은 해상정찰 임무를 맡은 스텔스 자폭 드론으로 24시간 경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인 수상정과 잠수정을, 공군은 100km까지 정밀 감시가 가능한 중고도 무인정찰기를 각각 소개했다. 인구와 병력자원의 감소는 국방전력의 공백을 초래한다는 세간의 염려를 첨단 무인 전력으로 잠재우는 순간이었다. 또한 처음으로 주한미군 전투부대 미 8군 장병들이 함께 시가행진에 참여함으로 한미동맹 70주년의 의미를 깊게 해 주었다.
하필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악조건이었지만 우리 국군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연도에 나와서 우산과 태극기를 들고 행진하는 이들을 열렬히 환영해 주었다. 강직하고 늠름한 우리 장병들은 손을 흔들며 고개 숙여 박수로 격려하는 시민들에게 화답했다. 적에게는 강하고 국민에게는 부드러운 대한민국 국군의 위상을 제고해 주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대통령과 군 고위급 인사들도 우리 군대 후미에서 우비(雨備) 없이 비를 맞으며 같이 행진하는 모습도 이례적이었다. 대통령과 국군, 시민들의 만남은 우리 건군 역사상 최초의 일이며 매우 특별했다. 이는 대한민국 국군이 전적으로 국민에게 신뢰받고 있음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구걸하는 평화는 보장되지 않는다. 이 명제는 인류의 전쟁사가 남긴 분명한 교훈이다. 평화는 강함에서 방비되고 유지된다는 것은 진리다. 지난 현대사에서 좌파 정부는 햇볕정책이란 미명하에 북한 사랑에 빠져 대북물자를 지원했었다. 북한은 더욱 고도화된 핵무기 개발로 화답했다. 대북 굴종외교정책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는 ‘삶은 소대가리’라는 모욕으로 대답했다. 그리고는 이제 세계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핵무기 보유국가로서 당당하게 군림하며 한반도 평화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말았다. 한해에도 수십 차례 미사일 실험발사로 무력도발을 획책하는 북한을 제재하지 않으면 한반도 평화는 기약할 수 없다.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는 하룻강아지의 좌충우돌 우왕좌왕하는 이 행태를 잠재울 수 있는 비결은 오직 그들보다 더욱 강력한 힘의 우위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2023년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북핵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을 일소했던 기회였다.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 정착을 위하여 우리 군이 더욱 강력한 군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나님께 간절하게 기도할 사명을 마음 깊이 깨닫는다. “여호와께서 용사 같이 나가시며 전사 같이 분발하여 외쳐 크게 부르시며 그 대적을 크게 치시리로다”(이사야 4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