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구경하시는 동네 할머니, 정겹다.
2024. 5. 27
열왕기하권 9장~11장
(2열왕 10,31)
그러나 예후는..
묵상ㅡ
엘리사는 앞부분에
잠깐만 등장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 사이에 예언자를
선정하여 라못 길앗의
예후에게 기름을 붓고
임금으로 세우라고
한다. 주님께서 예후를
통해 아합 집안을 다
없애버리라는 지시가
내려온거다.
거사를 치를땐,
계획에서부터 주도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오른팔 예언자(엘리사)가
있어야 하고 그 다음
심부름 전담 예언자가
등판한다. 가서 엘리사의
말대로 전하고 빨리
도망쳐나오는 것까지만
달성하면 된다.
지시받은 역할 외에
자기생각을 더 붙여서
말을 전한다거나
시간을 지체하며 말을
섞는 건, 오지랍인거다.
모세와 여호수아 때부터
주님께서 강조하신 말씀,
'시키는것만 해.
시키지도 않은 짓 하지말고'
그러다 죽어간 심부름꾼이
얼마나 많았는지 기억난다.
에후가 갑자기 뽑혀서
임금이 된 거다.
이력서를 받아서 1차
심사를 한 뒤 2차
실기시험을 보고 3차
면접을 봐야하는
인재등용의 방식은
찾아볼수 없다.
무관의 자질에 맞는지
무술시험을 본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나중엔 활을 쏴서
도망가는 아하즈야를
죽이는 광경을 연출한다.
주님의 임직원 뽑기
방식은, 오직 당신
마음대로이신거다.
당신이 원하시는
사람이면 족한 것일까.
인간은 어차피 다
한계가 있으므로,
결정적인 순간엔
주님께서 개입하시어
당신의 힘으로
주도해나가실 거니까?
에후는 지시받은대로
아합집안 몰살계획을
훌륭히 완수해냈다.
표창장 받았을테고
죽으면 현충원에 묻힐
자격증 따놓은 당상,
걱정할게 없었을 터,
그런데 맙소사,
예후의 죄! 라고 쓴
2열왕 10장의
제목을 보고, 어머,
에후도 사고를 친거?
에휴~~~~~
네가 내눈에 옳은 일을
했으니 참 잘했어요
도장 꾹 찍어줄거구마.
내 마음에 들게 아합
집안 일을 처리해줘서
네 4대 자손까지
이스라엘 왕좌에 앉힐
거구마.
그러나 이후 에후는
첫마음을 잃고 마음을 다해
하느님의 율법대로
살지못한거다.
이스라엘까지 죄짓게
한 예로보암의 죄에선
돌아서지 않았기 때문.
예후는 엘리사를 통해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아무 자격조건 없이
낙하산으로 낙점된
주님의 임금이었지만
끝내 주님께로부터
돌아서서 율법을 어긴
죄인이 된거다.
사람이 이럴수 있다는것,
나약하기 그지없는
이런 류의 사람을
믿어주시며 해낼수
있는 일을 맡기시는
주님의 큰마음을
안다면, 당췌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이런
엄청난 거사를 승리로
이끈 예후도, 결국엔
스물여덟해의 임금직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구약의 핵심은 이게
아닐까싶다.
인간의 나약함과 뿌리뽑히지
않는 죄성과 악습들,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믿음의 배반, 쉽게
돌아서는 인간의 속성들,
그러기에 더 빛나고
아름다운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 능력과
위대하심의 정점.
헤드카피를 뽑아본다면
하느님의 사랑과
인간의 나약함.
하느님의 크심과
인간의 작음과 초라함.
하느님의 뜻과 계획,
인간의 뜻과 계획.
마음에 드는걸로
고르시길...
오늘 통독에서는
예후가 주님의
도우심에 힘입어
아합집안을 작살내고는,
평정의 시대로 접어들어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해 주님을 사랑할줄
알았다가,
'그러나 예후는..'
이라고 쓴 대목을 읽고
길가에 풀썩 주저앉은
느낌이었다.
주님,
준비가 되었든 되지
않았든 당신이 뽑으셔서
힘을 팍팍 넣어주시며
자기를 뛰어넘는 능력을
펼치게 해주신 예후의
끝이 허망하게 와닿습니다.
자기분수를 알아야 하는데,
저 역시 인간이기에
나약한 본성을 지녔기에
예후의 모습처럼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흐지부지 사라지는
그런 오류를 범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지 않게 해달라고
빌어야 할때, 어찌
기도해야 할까요.
주님, 저를 은총으로
지켜주시어,
그러나 요세피나는...
이라는 뒷문장이
따라붙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그러실거쥬?
첫댓글 박지현 요셉피나님의 묵상글~
심금을 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