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고심 끝에(어제도 무슨 글을 올릴까를 몇 시간 동안 생각했지만, 떠오르는 게 없어서 그만 뒀다가, 오늘도 한참을 생각하다가 겨우 정한) 그림 얘기를 할까 합니다.
어차피 '화가의 까페'니, 그림 얘길 해서 안 될 거 없으니까요.
제가 최근에 이 '까페'와 '유튜브'에 올리고 있는 '자화상'에 관한 얘깁니다.
여러분도 제가 최근에(약 한 달 여에 걸쳐) 올린 '자화상' 연작을 보셨을 텐데요,
그 작품들의 이미지부터 싣습니다.(아래)
근데요, 여러분도 느끼셨을 겁니다만,
이 그림들에 드러나는 특징은, 아주 단순화시킨 건 물론 '평면'과 '선'을 이용한 간단한 그림 아닙니까?
선 몇 개만을 사용하거나, 사람의 형상도 그저 평면적으로 그린.
근데요, 이건 화가인 제 개인적인 문제일 수도 있겠는데,
(굳이 제 그림을 제가 일일이 여러분께 설명할 필요까지는 없을지 모릅니다만, 그래도 만약 스스로 제 그림을 비판(?)한다면요......)
'이제 일흔이 다 된 화가가, 그저 아주 간단한 선과 면만 가지고 장난을 하나?'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잖겠습니까?
글쎄요, 그럴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은 듭니다.
그렇지만 저는요,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거지요.
그러면 왜 이런 얘기를 꺼냈느냐구요?
그러게요.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저는요, 이런 그림들을 그리면서, 제가 요즘에 이런 그림을 그리며 산다는 걸 여러분께 보여드리면서(유튜브나 까페에),
'나에게선 왜 이런 그림들이 나온다지?' 하는 생각은 해보았답니다.
근데요,
가장 쉽게요... 그저 제 입에서 바로 튀어나온 얘기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구요?
말 그대로, 사람은(누구라고 해도), 자신의(각자) 타고난 특성은, 평생 변하지 않고 간직하고(간직하려고 해서 그런 게 아닌, 저절로) 산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겁니다.
(글쎄요, 일부러 변하고 싶어 억지를 쓴다면, 변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가 왜 그런 말을 하느냐면요,
특히, 저 같은 사람은 더더욱 그렇기 때문이랍니다.
저 같은 경우는,
물론 평생을(10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그림을 그리며 살아왔지만,
요즘에 제 그림을 보면, 제 초창기 그림과 변한 게 별로 없어서 드리는 말씀이라서요.
그대로 답습을 하고 있을 수도 있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이번 기회를 이용해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는 작업에 들어가 보았는데요,
특히 '자화상'을 많이 그려온 저는(제가 평생 그려온 그림을 수적으로만 봐도, 아마 반절 이상이 '자화상'일 걸요? 더 될지도 모르지요(수많은 드로잉, 스케치까지 다 포함한다면......).)
저는 가끔,
'내 자화상만을 가지고 전시를 한다고 해도, 웬만한 전시 공간에선 수용할 수 없을 텐데...... 그래도 '자화상 전'을 한 번 해보고 싶다.' 는 꿈에 젖어보기도 하는데요,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긴 한데요......
아무튼,
저의 '최초의 자화상'은 이 걸 겁니다.
(저는 그림을 고3에 시작했기 때문에, 그 전의 그림들은 거의 없는 편이고, 특히 '자화상'의 경우는 더욱 그런데요...)
그리고 이 자화상은 이미 제가 이 전의 까페 등을 통해 밝히기도 했는데, 그 자료가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으니, 이런 식으로 다시 하기로 하지요.
저는 그 해(고3)에 바로 미대에 들어가지 못했고, 재수를 해서 갔는데,
우리 학교 시스템이, 1 학년 때에는 실기 시간에 '소묘(데생)'만 시키드라구요.
그런데 여름방학이 되었는데, 방학 숙제로 '(유화로)자화상 그리기'를 내주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니까 학교 정규 수업에서는 아직 유화를 배우지 못했는데(대학 입시에서는 '수채화'를 그리는 게 통례), 갑자기 유화를 하라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나름 고민 끝에, 꽤나 길었던 것 같던 여름 방학이 거의 끝날 무렵,
'이건, 첫 자화상이니... 뭔가 작품으로 남겨야 돼!' 하는 심정으로(꼭 그런 의무감을 준 건 아닌데, 저는 그랬답니다.), 이 그림을 그렸답니다.
원래 10호로 해도 됐는데, 저는 20호로 크기 자체도 의욕적(?)으로요.
그렇지만 아직 유화의 기법 같은 것도 익숙하지 못한 상태여서, (지금 보니) 인물의 사실적인 묘사이긴 해도 공간 처리도 딱딱(어색)하고 색상 등 전체적으로도 뭔가 어설픈데요,
좌우간 이렇게 과제를 했고, 나중에 선생님의 제 자화상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아직도 기억하지만,
'뭔가,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였으니까요.
(잘은 몰라도, 다들 10호 캔버스에 자기 자신의 얼굴만을 그렸는데, 저는 그 화면에 '석고상'까지 그려서 그랬던 걸까요? 물론 그건 제 맘대로 그랬던 건데요.)
어쨌든, 이 그림은 제 '첫 자화상'이란 의미는 있답니다.
(세월이 지나서 보니, 더욱 더요......)
내용이 너무 길어서, 내일로 이어집니다.(참고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