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민들레 씨앗을 ‘홀씨’라는 표현을 쓴다. 정말 민들레 씨앗은 홀씨 되어 날아가는가? 그렇지 않다. 홀씨는 포자란 뜻으로 무성생식을 위한 생식세포를 말한다. 말하자면 미완성 씨란 이야기다. 하지만 민들레는 엄연히 종자식물인데 민들레 씨앗을 홀씨라고 하는 것은 틀린 표현이다. 주로 버섯이나 이끼, 고사리 등이 홀씨로 번식한다.
민들레는 줄기가 없고, 잎이 뿌리에서 뭉쳐나며 옆으로 퍼진다. 잎 가장자리는 깊게 갈라진다. 갈라진 조각은 세모꼴이며 6~8쌍이다. 우리가 보는 민들레꽃은 그 전체가 하나의 꽃이 아니라 200여 개의 낱꽃이 모여서 한 송이가 되는 것이다. 낱 꽃 하나하나에는 꽃잎, 꽃받침, 암술과 수술을 가지고 있다. 꽃은 아침 해가 뜨면 피기 시작하며 낮 동안 계속 피었다가 어두워지면 오므려 드는 특성이 있다.
민들레 뿌리는 하나로 된 굵은 뿌리인 원뿌리와 수염같은 겉 뿌리로 되어 있으며 땅속 1m까지도 뿌리를 내려서 추운 겨울에도 죽지 않고 겨울철에 냉해를 피할 수 있다. 겨울에는 로제트 상태로 월동하다 봄에 줄기를 세운다. 그냥 밟히는 정도로는 절대 죽지 않고 뿌리를 여러 조각으로 동강 내더라도 각각의 뿌리에서 싹이 나오는 특징이 있다.
국화과에 속하는 꽃 대부분이 민들레처럼 여러 송이가 모여 놔서 한 송이처럼 보인다. 안쪽에 동그랗게 보이는 부분을 ‘대롱꽃(관상화)’이라고 하며, 가장자리에 우리가 꽃잎으로 알고 있는 것을 ‘혀꽃(설상화)’이라고 한다. 국화과에 속하는 코스모스, 해바라기, 쑥부쟁이, 구절초, 개망초 등은 대부분 대롱꽃과 가장자리에 혀꽃이 함께 붙어 있고 엉겅퀴, 조뱅이, 지칭개 나물처럼 대롱꽃만 있는 것도 있다. 민들레꽃이 지고 나면 둥근 모양의 솜털을 피워 올린다. 이것은 꽃받침이 변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갓털’이라고 하는데 바람이 불면 낙하산처럼 작은 씨앗을 하나씩 매달고 멀리 날아가 번식한다.
민들레 잎은 마치 악어나 상아 이빨 같다. 서양사람들도 같은 생각인지 영어 이름이 ‘Dandelion’이다. 프랑스어 ‘dent delion’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사자 이빨’이란 뜻이다. 우리말 ‘민들레’란 이름의 어원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사립문 둘레에서 쉽게 볼 수 있다는 뜻으로 평안도 방언 ‘문둘레’가 변형되었다는 설과 백성을 이르는 ‘민초’에서 유래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민들레 잎이나 꽃의 줄기를 자르면 흰 즙이 나온다. 씀바귀, 뽀리뱅이, 고들빼기 등도 그렇다. 독이 들어 있는 이 유액은 곤충이 식물을 갉아 먹거나 액을 빨아 먹을 때도 나오는데 유액을 먹은 곤충은 기절하거나 죽기도 한다. 독성에 적응한 곤충이라도 끈적거리는 유액에 잎이 틀어 막히고 유액이 달라붙어 죽게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