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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시인선28 (권분자 시집)
『엘피판 뒤집기』
979-89-7787-948-5 / 168쪽 / 130*210 / 2020-08-28 / 12,000원
■ 책 소개 (유튜브 영상 바로보기)
『너는 시원하지만 나는 불쾌해』와 『수다의 정석』, 두 권의 시집을 발표한 권분자 시인의 세 번째 시집(형상시인선 28) 『엘피판 뒤집기』.
지난 시집에서 역동적인 언어감각으로 “사유를 자유자재로 조이고 풀어 새로운 서정과 직관을 만들어낸다.”(박윤배 시인)는 평을 받은 권분자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특유의 개성 있는 발상과 활달한 상상력으로 사물과 자연물, 일상을 감각적으로 투사하고 있다. 1부- 바람의 활보, 2부- 허술한 방, 3부- 나팔꽃 화장 4부- 뼈의 힘, 총 4부로 구성하여 담은 각 시편에서는 슬픔과 불안으로 표상되는 우리 삶의 그늘과, 새로운 삶에 대한 꿈꾸기를 갈망하는 내면을 서사적이면서도 서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 저자 소개
권분자
- 경북 청송 출생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 수료
- 201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 대구시인협회, 청송문인협회, 미래시시인회, 형상시학회 회원
- 시집 『너는 시원하지만 나는 불쾌해』, 『수다의 정석』
■ 목차
자서自序
1 바람의 활보
한정식집 옷걸이 / 동면의 동굴 / 폐타이어 곁에서 / 바람의 활보 / 성격 차이 / 몸 안에 가든 달 / 신의 영역 / 고유해서 / 냄비의 안쪽 / 주부라서 / 나무의 두 얼굴·1 / 나무의 두 얼굴·2 / 코로나19 헛꿈들 / 허물어진 기대 / 연평도 멸치 / 불 지피는 꽃대궁 / 겨울 상수리나무 / 코로나19 안개주의보
2 허술한 방
똥파리 / 처치곤란 / 허술한 방 / 운명 / 엘피판 뒤집기 / 접붙이기 / 나팔꽃 / 인형 / 달빛 씻기기 / 쑥 / 못, 기억의 자리 / 금호강 / 꽃 대신 등 / 밤마실 / 사라진 욕망 / 비쥬 라식
3 나팔꽃 화장
말밤 여자 / 좌우가 헷갈릴 때 / 나팔꽃 화장 / 알타미라 / 티타임 벚나무 / 만족 / 과수원의 개 / 복숭아 / 밑도 끝도 없이 / 능소화, 비에 젖다 / 배추 / 부레옥잠 / 겨울 쥐똥나무 / 수련 / 능소화 / 겨울 플라타너스 / 주검꽃 / 하루살이 / 장마 뒤 / 나비祭
4 뼈의 힘
동굴 / 여우야식 / 꼬투리 평상 / 뼈의 힘 / 외출 / 시간의 바닥 / 광기 / 백 일간 쑥과 놀다 / 흑백사진 / 벚꽃사랑 / 붉은 얼룩 / 사이다 / 위험한 화병 / 풀린다는 것 / 호박 / 꽃 / 사물기호증 / 오동나무 변명 / 나그네 / 슬픔의 중심 / 까치밥 여자 / 초상화 주문하기 / 집착 / 우전의 맛
해설│활달한 상상력과 내면 풍경 - 이태수
■ 출판사 서평
액자 안에 있는 사람에게/ 액자 밖에 있는 나는/ 지문 갖다 대거나/ 동공의 유전적 깊이로 가닿는 게 전부죠// 아버지 당신은 짚단 썰어 넣고 흙을 버무린 집에 살았나요. 방구들 달아오를 때 지푸라기와 섞인 붉은 흙의 자궁으로 나를 밀어낸 게 분명해요. 널어놓은 평상의 고추는 다 말라버렸고 흘러나온 고추씨를 삼킨 닭들이 소복이 내게 남겨졌어요. 날것의 냄새가 평면일 수 없는 삶의 비탈에서 뛰어내려서 나는 쑥스러움마저도 점차 잃어가고 있었지요. 당신이 갇힌 액자를 향해 말을 걸거나 마른 걸레로 닦고 또 닦아도 당신은 결코 내 삶에 등장하질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들여다보기를 멈추지 못해요. 횃대 하나 덩그러니 걸린 철망의 궁지에 몰린 게 분명한 거죠// 나 오늘은/ 마당가에 핀 코스모스 꺾어/ 당신의 유리창 문 앞에/ 마른 꽃 낟가리 쌓아요// 아직 피지 못한 꽃들도 다 마를 때/ 흙벽 집 당신 아궁이에/ 불 지피면 될까요// 모락모락 굴뚝 연기도 없이/ 꽃의 신음이 타닥타닥/ 검은 테 액자 안 아버지 방구들/ 따뜻해질 테니까요
-<불 지피는 꽃대궁> 전문-
이태수 시인은 이 시집에 대해“권분자 시인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에토스와 파토스, 상실감과 트라우마, 소통부재와 단절감을 감내하고 자숙自肅과 자성自省의 길을 더듬어 나선다. 또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한 공동체의식과 짙은 연민憐憫의 휴머니티를 발산한다. 나아가 비루한 현실 너머의 더 나은 삶을 꿈꾸고 갈망하며, 그런 삶과 시를 하나로 아우르려는 열망을 은밀하게 보듬어 안는다.”라고 평했다.
시인이 표제작“<엘피판 뒤집기>의 마지막 연 ”내가 넘기는 엘피판 뒷면은/ 여전히 복개된 개울이어도/ 나무가 이제 환한 봄빛이면/ 버즘나무 그만 우울해도 되겠다”는 표현에서 보여주듯 시집 『엘피판 뒤집기』는 코로나 펜더믹 현실을 살아가야 하는 지금, 더 나은 삶을 향한 우리의 꿈꾸기와 소망을 되새기게 해주는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