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오는 전화가 모두 우울합니다. 논문 지도교수님이 메일을 읽고도 일주일째 연락이 없으셔서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며 과거에 있었던 모든 일들을 꺼내어 남탓 내탓을 하며 우울하다며 눈물을 쏟는 후배원장님. 시집간 딸 산후조리에 아기까지 돌보기가 너무 힘들다며 우울해 하는 친구의 한숨섞인 하소연. 모두 위로해 주고 칭찬해 주고 달래주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박사 시험에 붙어 너무 좋아하고 제일 까다로운 교수님에게 논문지도교수님으로 신청했는데 허락 받았다고 자랑하고 저널도 3개나 올려 논문 작업만 남았다고 좋아했었는데... 사람일은 알수가 없습니다. 딸이 서른 중반에 결혼해 몇 년째 아이가 없다가 아이가 생겨 축하받고 기뻐하고 아기가 태어났다고 사진까지 올리며 기뻐한게 지난달인데 그친구는 너무 힘들다며 우울하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사람일은 알수가 없습니다.태풍 때문에 이렇게듣 우울해 하는건가 잠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후에 올라온 화온님의 명상글은 “모른다” 였습니다. 어쩜이리도 딱 필요한 시간에 내게 필요한 글을 올려 주시는지 정말 오묘한 인연이였습니다. 세상의 인연은 내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 결과가 얽히고 설켜서 다시 내게로 오는데 언제 어떤식으로 오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모른다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거나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최선을 다하여 삶을 살지만 그결과가 좋든 나쁘든, 내게 좋은일이 일어나든 나쁜일이 일어나든 겸허히 감사히 받아 들인다는 깊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머리로는 이해 하지만 생활에서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두 하늘마음에 맡겨 버리는 명상을 하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은 어제 태풍이 지나고 난 북한산 숲속 풍경입니다. 나뭇가지들이 꺾이고 계곡물이 엄청 불어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