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문 10] 박완서 <그해 겨울은 따듯했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전쟁으로 이산가족이 된 삼 남매 ‘수지’, ‘수철’과 ‘오목’의 이야기를 통해 근대화, 산업화 바람이 불던 1960~70년대 사회의 눈부신 발전 속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는 전쟁의 아픔을 다룬 소설이다. 전쟁 후 고아원에서 자라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오목’, 그를 동생인 줄 알면서도 외면하고 부유한 중산층의 삶을 영위하는 ‘수지’와 ‘수철’의 엇갈리는 모습을 통해 전쟁으로 인한 아픔과 계층 문제, 중산층의 위선과 허위의식까지도 아우르고 있다.
주제 : 전쟁의 비극과 이산가족의 아픔, 중산층의 허위의식에 대한 비판
전체 줄거리
전쟁 중 1951년 1·4 후퇴 때 피란길에서 사람들의 물결로 붐비는 때를 틈타 일곱 살 수지는 다섯 살 동생 오목(수인)을 은표주박 노리개로 한눈팔게 하여 손을 일부러 놓아 버리고 혼자서 가족에게로 돌아온다. 가족들은 오목을 찾기를 포기하고 피란을 떠나고, 세월이 흘러 전쟁이 끝난 후 성인이 된 수지와 오빠 수철은 부모가 남긴 유산의 덕택으로 유복하게 살아간다. 오목을 찾으려고 고아원 봉사를 지속해 오던 수지는 오목을 만나고 결국은 그녀가 자신의 동생임을 확인하지만, 오목이 자신을 언니로 알고 둘의 관계가 밝혀지면 지난날 자신의 죄가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하여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 수철 역시 겉으로는 수소문하며 동생을 찾으려 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 오목의 행방을 알게 되었을 때 이름 없는 독지가로 잠시 취직을 도울 뿐 그녀를 가족으로 맞아들이기를 꺼린다. 우연히 오목은 수지의 옛 애인인 인재와 인연이 닿아 짝사랑하게 되는데, 수지는 이를 알게 되자 질투를 느껴 둘을 갈라놓고, 그 후 오목은 같은 고아원 출신인 일환과 살게 되는데, 일환은 오목이 낳은 첫째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짐작하면서 오목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이로 인해 불행한 가정생활이 이어진다. 이후 자선 사업을 하며 사는 수지와 가난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오목이 다시 만나, 수지는 일환의 중동행을 주선해 주며 그것으로 마음의 빚을 갚으려 하지만 오목은 결핵으로 쓰러지고, 죽음을 앞둔 오목은 수지에게 은표주박을 감사의 표시로 건넨다. 수지는 그녀 옆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이 언니임을 고백하며 참회하지만 오목은 이미 죽은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