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 당구 모임도, 반창회도, 이런저런 모임에서, 자주 가는 산악회 산행에다가
이윽고 우리 58산우회 정기산행까지 몽조리 취소가 되고
인근 산에 갈려고 해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라는 마누라의 잔소리에 쉽게 발도 못 내밀고 있다보니
하~ 책도 손에 잡히질 않는데 딱히 할 일이 없다
프로당구 PBA 파이널 투어 시청에 소일을 해 볼까 기대를 했건만 그 마져도 코로나19 때문에 연기되고
이래저래 마누라에게 생떼같은 '지다위'를 하니
('지다위'는 서석조 시인의 최근 시조집인 제5집 '돈 받을 일 아닙니다'의 59페이지에 나오는
여러 어려운 옛 우리말 중의 하나인데 '남에게 등을 대고 기대거나 떼를 쓰는 짓'
또는 '자기의 허물을 남에게 덮어 씌우는 짓'이라는 말입니다)
마누라가 통 크게 돼지고기 목살구이에 쏘주 한 병을 개다리 소반에 올려놓고 술상을 차린다
(화면의 고양이는 우리집 애냥이인 '땅콩'이랍니다~)
마누라 한 잔에 나머지는 내가 다 마셨지만 그 소주 한 병은 금방이고
장식장을 열어 꺼내 온 다음 타자는
며칠 전 서울팀의 해파랑길 탐사 때 그 출발을 위해 문병삼이가 보내온 명품 소주인 '일품 진로' 병에
내 삼천포초등학교 여자동기가 지 아들 결혼 때 쓸려고 담가 둔 7년된 인삼주를
이제는 포기하고 지난번 모임 때 가져 온 산삼주가 다 되어버린 귀한 술을
아껴 챙겨두었다가 가져와 부어 놓은 술인데 ........ 그 마져도 동이 나고
(화면에 보이는 냥이의 이름은 '호두'인데
'호두'와 '땅콩'이는 견과루처럼 튼튼하게 살라고 우리집 얘들이 지어준 고양이 이름들입니다~)
시각은 아직 11시가 멀었다
장단 맞추던 마누라는 씻는다고 욕실에 들어가고 TV의 코로나19는 아직도 한창인데 내일도 딱히 할 일이 없다
술이 한 잔 되니 이런저런 괜한 상념에 시간을 뺏긴다
그러다가 이제는 담근지 20년이 다 된 무가당 매실주를 꺼내어 빈 안주에 홀짝거린다
그래도 건강을 위한답시고 딱 3잔만 더 비우고 과감히 마개를 막는데
우리집엔 이 20년 된 매실주와 남자에게 좋다는 그 '야간문'이 아직도 남아 있다네~ㅎㅎ
첫댓글 영남친구가 술을 잘하는구먼. 저번 해파랑길때에는 별로 안하더만. 냥이와 함께 3가지술을 짬뽕하고 대단하다~~안주도 맛있어보이고 나도 한잔 생각나네~~전부들 독수공방이 힘들지....
부럽소,다 살아가는 얘긴데 나도
토,일이틀간 집에 있자니 좀이쑤셔
토요일은 한강변 자전거탄
심정이랑 똑 같을거요.
한잔 하고 싶네
한잔 할 수있는 사람은 그나마 낫다.
술도 못하면서, 혹시 나갈까 가족들의 감시망 속에 구들장 지키고 있는 인생은... 휴~~ 그저 한숨밖에 안 나온다.. ㅠ
요즈음은 인근 식당에도 가기 두려워..
와이프에게 부탁해, 삼겹살이랑, 한우를 안주 삼아 소주를 차렸는데...
어쩜 그렇게 맛이 없을까 ? 소주 마시며 분풀이 하는 재미도 없고, 안주 고기는 더 맛이 없고..
재앙수준의 코로나19 참고 이겨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