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 달 전에도 꿈이야기가 화두가 되어 제가 '장터'라는 상가록 뒤에 있는 '재미로 보는 꿈 풀이'로 해몽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꿈은 넘 복잡해서 제 글을 읽고 차가운 꽃님이 해몽을 만드셔야 할 것 같아요.
1. 사과의 꿈은 소원성취할 길조랍니다.
2. 처음 가 본 고장의 꿈은 사실적 투시적인 꿈으로 꿈에서 본 그대로 가게 되는 경우랍니다. 그리고 돌아다닌 길이 넓은 포장도로이면 시험에 합격하거나 승진하게 되는 꿈이라는데요, 어떤 길인지는 모르겠군요.
이런 꿈 해몽은 잘 모르겠고, 프로이트 분석이나 얘기할께요. 프로이트는 자신이 영혼의 고고학자라고 불리는 데 만족했으며, 고고학적 메타포 쓰기를 즐겨했답니다. 프로이트는 고고학자들이 조각난 파편들을 긁어모아 과거를 복원하는 과정처럼 정신적으로 병든 인간들의 기억의 파편들을 짜맞추어 그 병을 있게 한 과거의 원초적 사건을 재건 하려 했다지요. 프로이트는 <역사적 진리>를 찾아 고고학적 탐색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 믿었지만, 스펜서라는 학자에 의하면 그가 실제로 시도한 것은 <서사적 진리> 추구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기억의 조각들을 프로이트가 다시 구성하였다는 것이죠. 프로이트의 분석 자체가 실재가 아니라 재현된 이야기(서사)라는 것입니다. 프로이트의 꿈의 분석은 전적으로 정신병자의 케이스에 관한 것이어서 차가운 꽃님의 꿈과는 무관할 수도 있으나 정신분석학의 방법론을 한번 생각해보자는 것입니다.
30세의 환자 필립의 <일각수의 꿈>이라는 유명한 사례를 예를 들기로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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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도회의 황량한 광장(place). 주위가 낯설다. 나는 무엇인가를 찾는 중이다. 릴리안(Liliane)은 맨발인 상태로 나타나는데, 나는 그녀를 알지 못한다. 그녀는 나에게 "저처럼 훌륭한 모래를 본 지가 퍽 오래 되었군요"라고 말한다. 우리는 숲 속에 있게 되는데, 나무들이 환하고 단순한 색깔로 이상하게 채색되어 있어 보인다. 나는 이 숲 속에 많은 동물들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내가 방금 그 말을 하려 할 때에 일각수(licorne) 한 마리가 우리의 길을 가로질러 건너간다. 우리들 셋은 저 아래에 있다고 생각되는 어떤 공지를 향해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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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위장된 소원 성취이다"라는 프로이트의 꿈 이론에 의하면 이 꿈은 <물을 마시고 싶은 욕망>을 주제로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꿈의 생성원리로 재구성해보면 다음과 같다는 것이다.
필립은 <해변plage>과 관련된 어린 시절의 중요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것은 어릴 적 어머니의 사촌 릴리(Lili)라는 여자와 같이 보냈던 사건과 관련된다. 이 해변에서 갈증을 느낀 필립은 목마르다를 연발했고 릴리는 그에게 '목마른자-필립'이라는 별명을 붙여 놀려댔다. 그후 그 표현은 그들 사이의 관계를 표현해주는 정다운 표현이 되었다. 이것은 생리적 목마름 뿐 아니라 심리적 성적 목마름과 연관되어 있는데 이 사건의 구순 본능으로서의 목마르다가 어린 필립의 마음 속에 억압이 된다. 그래서 해변(plage)은 검열작용에서 광장(place)으로 대치되어 표현된다. 일각수는 (li+corne)으로 나눌 수 있고 는 뿔로서 남근 상징의 대표적인 것이다. 그리고 필립의 꿈 속에 나온 여인 릴리안(Liliane)은 릴리와 꿈꾸기 전 날 산보에 동행했던 조카의 합성어 (Lili+anne)으로 되어 있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그래서 이것은 릴리에 대한 여러 복합적 욕망, 특히 성적 욕망의 표현이라고 분석된다.
프로이트의 꿈 분석틀에 집어넣으면 차가운 꽃님의 꿈도 결론은 무조건 "억압된 성적 욕망의 대치된 표출"로 나온다. 그것을 어떻게 결합시키느냐가 논리의 타당성일 것이다. 아마도 사과는 열매로 성적인 결과물이며 아기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낯 선 곳은 과거의 어릴 적 어떤 기억 속에 자리잡은 성적 욕망과 관련된 어떤 마을이어야만 할 것이고, 빨간 사과는 성숙한, 풋사과는 아직 덜 성숙한 성적 욕망과 관련된 것인데, 빨간 사과를 선택해 먹었으므로 성숙한 성적 욕망이 발현되고, 남의 아기라는 것은 남의 것이라는 점에서 욕망의 대상이 남의 소유 하에 있는 어떤 대상으로 억압의 요소가 되어 검열과정에서 무의식을 통과할 때 남성이 아기로 대치되어 나타났다고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참으로 프로이트는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사나이인 것 같다. 인간의 리비도 중 성적 욕망을 가장 크게 보다니...
차가운 꽃님의 꿈을 정신분석의 텍스트로 잠깐 사용하다보니 결론이 이상하게 나와 버렸네요. 저의 분석 역시 역사적 진리가 아닌 서사적(허구적 이야기) 진리임에는 틀림없으니까, 저 미워하지 마세요. 맞춤법 때문에 쥴라이님에게 미움 사고 꿈분석 때문에 차가운 꽃님에게 미움 사고 놀란 토끼가 "퇴출" 당할 날이 얼마남지 않은듯....
우선은 바람이 서늘한 처음 가본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과
: 지하철 안에서의 일들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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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낚시터가 있는 낯선 동네는 분위기가 김기덕 영화의 '섬'과 비슷도 해서 그렇다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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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을 탔는데요,지하철이 '충무로'역에 도착하자 승강장에 서있는 어떤 아주머니와 유모차가 눈에 띄었습니다.
: 아주 작은 유모차 안에는 갓난아기가 있었고,
: 그 아기의 무릎팍에는 사과가 두 개 놓여있었어요.
:
: 빨간 사과와 아직 덜익은 풋사과가 한 개 있었는데,
: 내가 무슨 생각에서인지
: 차에 승차하지않는 그 아주머니의 애기가 탄 유모차를 차 안으로 데리고 왔어요.
: 아주머니는 옆사람과 떠드는데 정신이 팔려
: 내가 애기를 데려간 것도 모르고있었습니다.
:
: 지하철 안은 나의 그런 갑작스런 행동으로 어수선해졌지요.특히나 옆에 서있던 회색 양복을 입은 점잖아보이는 중년신사분은 걱정을 했어요.
: 그러면 되느냐고..
:
: 난 "괜찮아요.사과가 먹고 싶어서 그런거예요.
: 다음 정류장에 내려서 다시 그 아주머니한테
: 아기를 데려다 주겠어요."
: 라고 말하고서는
: 잘익은 빨간 사과를 먹었어요.
: 정말 굉장히 맛있는 사과더군요.
:
: '충무로'역 다음은 '이대입구'역이더라구요.
: 이상하군..'충무로'역 다음에 어떻게 '이대입구'가..
:
: 여하튼 나는 이대입구 역에서 내렸죠.
: 아기를 아주머니한테 다시 데려다 줘야되니까..
: 난 슬슬 걱정이 되었죠.
: 지금쯤 아기가 없어진 걸 아주머니가 알고서
: 난리가 난 건 아닐까?
:
: 내 행동을 어떻게 설명해야될까?
: 나한테 화를 많이 내겠지?
:
: 그런 걱정을 하면서 서둘러 다시 충무로 역으로 가는데,
: 그 지하철역이 구조가 복잡하더라구요.
: 반대방향으로 가는 차를 타기위해서는
: 터널을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게 되어있더라구요.
:
: 터널을 지나는데,
: 이용객들이 굉장히 많고 터널은 좁았습니다.
: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니,
: 승강장이 보이는데,엄청 많은 사람들이 승강장에 모여있고,한 손에는 풍선들을 들고있더군요.
:
: 뭔 풍선인가..했더니 지하철 5호선 개통 *주년 기념 행사로 그날 그 역을 이용하는 승객 선착순 50만명에게 풍선을 주는 행사가 있었던 거였습니다.
:
: 풍선은 오렌지색이었던 걸로 기억이 되구요,
: 저와 제 일행(일행이 옆에 한 명 있었던 것도 같고,
: 아닌 것도 같고..)은 50만 번째에서 지나서
: 역에 들어왔기 때문에 풍선을 받질 못했습니다.
:
: 모양새가 희한하게 생긴 풍선이었는데,승강장은 그 풍선을 든 사람들로 꽉 차 있었고,
: 색종이 가루까지 공중에서 뿌렸는지..
: 여하튼 축제분위기였습니다.
:
: 여기까지..기억에 나는군요.
:
: 꿈이긴 했지만,
: 내가 그 아기를 아주머니에게 잘 데려다주고
: 잘 해명해서
: 유괴범 오해를 받지않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 허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