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 33:29)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한 사람이로다 여호와의 구원을 너 같이 얻은 백성이 누구냐 그는 너를 돕는 방패시요 네 영광의 칼이시로다 네 대적이 네게 복종하리니 네가 그들의 높은 곳을 밟으리로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덕담은 어찌보면 성경적인 것 같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인생의 목표가 '행복'을 추구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고, 또한 그 인생의 행복이 자기 자신의 행위에 달린 것이 아니라 자기 외부로부터 와야 함을 고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2.
복은 받는 것이지 내가 생성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일부의 사람들은 인생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면서도 좋아하지 않는 (^^) 정유정 작가는 <완전한 행복>을 통해 이기적으로 자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때 타인이 불행해지고 결국 공동체가 붕괴될 수 밖에 없다는 심각한 경고를 던진다.
.
어느 인터뷰에서 정유정 작가는 "인간은 행복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 "인간은 행복이 아닌 생존을 위해 진화되었기 때문이다" 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때 우리가 늘 경계해야 하는 것은 다른 분야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착각과 교만이다. 어떻게 "인간은 생존을 위해 진화되었다"라고 당당하게 선언할 수 있을까? 단지 개인의 생각이라고 말했어야 하지 않을까?
.
3.
어쨋든 아무리 행복을 부인해도 인간은 행복해지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리고 그 행복은 인간 안에 있지 않고 인간 바깥으로부터 와야 한다. 어떤 이들은 그것을 '운' 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복'은 받는 것이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
한 때 유행했던 웨인 다이어의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는 참된 행복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행복이란 마음 먹기에 달린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다양한 삶의 상황 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해석하느냐에 행복이 달렸다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류의 책들은 나름의 일반은총적 진리를 담고 있다. 남들의 평가에 흔들리지 말고 자기 기준에 맞춰 살아가라는 독립성을 강조하기에, 어느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진리의 파편들도 있다.
.
4.
그러나 성경은 행복이 떠돌다가 내게 다가오는 운이 아니라, 행복은 하나님 안에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은 행복하신 분이시다. 삼위일체의 관계적 행복을 누리시면서 그 행복을 나누시기 위해 세상을 창조하셨고 인간을 창조하셨다. 결국 참된 행복은 하나님과의 관계성에서부터 오는 것이다.
.
그리고 하나님과 연결된 사람들은 그 행복을 나눌 수 있는 복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모세는 신명기 33장에서 이스라엘의 존재를 가리켜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한 사람이로다" (신 33:29) 선언하고 있다. 그 행복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여호와의 구원을 너 같이 얻은 백성이 누구냐"
.
5.
우리가 복이 없어서 복을 다시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 자체가 복된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미 구원으로인해 존재론적 행복을 받은 것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은 지금 없는 복을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받은 구원의 복을 계속 누리고 맛보고 더 깊이 알아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 2문은 인간이 죄의 비참함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구원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알 때, 하나님께 감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즉 구원으로 인한 복을 누릴 때 은혜와 기쁨 , 감사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
6.
하나님은 아브람을 부르실 때도, 하나님이 지시할 땅으로 가면 큰 민족을 이룰 것인데, "네게 복을 주어" (창 12:2) 결국 "너는 복이 될지라" 선포하신다. 하나님이 복을 줄 것이고, 그 하나님으로 받은 복을 가지고 아브람 자체가 '복'이 되는 존재론적 복덩이가 된다는 말이다.
.
그것을 세상 가운데 흘려보내는, 것이 복덩이의 사명이다. 내가 하나님으로 인해 행복한 사람이 되고, 그 행복을 전달하고 나누어주는 복의 통로로 하나님은 우리를 부르셨다. 진정한 새해에 복을 받는 길은 바로 우리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창 12:3)
.
7.
새해엔 없는 복이 굴러들어와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한 복임을 깨달아야 한다. 행복하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행복하게 하신다.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한 사람이로다, 여호와의 구원을 너같이 얻은 백성이 누구냐" 이 구원의 은혜가 회복될 때 진정으로 복된 인생이 될 것이다. 다윗은 "나는 누구이오며 내 집은 무엇이기에 나를 여기까지 이르게하셨나이까?"(삼하 7:18) 라고 감격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고백했다.
.
내가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복된 존재임을 더욱 깨닫는 것, 그래서 그 복을 먼저 누릴 때, 그 흘러넘치는 복이 세상으로 흘러들어갈 것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말 속에는 구원의 은혜, 그 복을 누리고 맛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나는 지금 존재 자체로 행복한 사람이다. 그리스도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