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4일 고래산 임도 이야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비는 오지 않고 후텁지근한 날씨다.
중부고속도로를 거쳐 원주고속도를 달려 여주 대신면에서
양평의 목적지를 달렸다. 그러나...
로따의 위치 판단 착오로 40여분 시간을 소비했다.
우여곡절끝에 출발지를 수정해 금당마을을
들머리로, 날머리는 무왕리로 정하고 걷기를 시작했다.
시간은 어영부영 11시20분이다.
자 그럼~
걷기를 마치고 민가에 불쑥 들어가서 찍은 단체 사진.
길이 아닌 민가에서의 인증샷은 처음이 아닌지.
사연은 좀이따가 말씀드리고...
함께한 사람들
오늘은 조은날동행 조은날 어게인 읻원 산대월리 깜순이 궁마을 솔빛길
재이 김윤식 북한산 오렌지향기 여행따라 그리고 이같또로따
차량알바(?)로 여주를 두 번이나 갔다왔다. 금당마을에서 몇 발짝가면 여주 대신면이다.
차단기가 내려진 임도로 들어서서 100여 미터 지나 우리식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인 걷기 시작.
못되어도 해발 200m는 되는 듯하다.
산바람이 시원하다. 이따금 산새들의 노래로 귀 또한 청소를 한다.
임도가 산의 동남쪽이다 보니 나무 그늘이 없는 길에는 햇볕이 드리운다.
집게벌레? 제법 등치가 있다.먹이 사냥을 나왔는가? 아님 산보나 일광욕?
겉옷이 폼난다. 맨들맨들 광이 난다. 우리가 지나는데도 요지부동이다.
행군은 이어진다. 그늘 속을 걷다가 햇볕을 쬐어야 하는 곳이 반복이다.
자작나무 군락지도 지난다.숲속의 신사라고 했던가.류시화 님의 시가 생각난다.
자작나무
아무도 내가 말하는 것을 알 수가 없고
아무도 내가 말하지 않는 것을 말할 수 없다
사랑은 침묵이다
자작나무를 바라보면
이미 내 어린시절은 끝나고 없다
이제 내 귀에 시의
마지막 연이 들린다 내 말은
나에게 되돌아 울려오지 않고
내 혀는 구제받지 못했다
완존 임도를 전세냈다.
길을 막았다.가져온 간식을 나누고 다리도 쉬게 한다.
바람의 느낌을 청아하다고 해도 어떠랴.
등짝에 매달려 온 배낭도 휴식이다.
자연 속의 싱싱한 간식. 산딸기다.
남자 넷.깃도 정신을 발휘해 수풀 속으로~
검은색이 살짝 감도는 빨간 산딸기.달다.걍 입속에서 녹는다.
산딸기는 혈관질환에 직효라던가. 또한 시력을 보호하고 안구건조증 등 눔 질환을 막아준단다.
그리고 이건 비밀(?)임다.여성 다이어트에 직빵입니다.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이 있거든.
아직 덜 익은 딸기덤풀이 많다. 함 다시 갈까나.
임도라도 오르내림이 있다.
때론 숨이 적게 나마 차기도 한다.
가시에 찔리면서도 동행 여성들께 딸기를 고스란이 바친다.
곡선의 미학은 임도를 걷지 않고는 말하지 말아야.
여기는 여성들이 셀프. 직접 따서 먹는 맛이 더...
이러다 보니 걸음은 더디다.
나쁘게 말하면 딸기가 시간 지체의 주범?
보기 드문 모습이다. 모녀가 함께했다.
앞을 보고 걸으랴. 주위를 돌아 보고 걸으랴 고개도 오늘 운동 많이한다.
숲 속 너머 하늘도 본다. 구름도 천천히 흐른다.
곡선이 주는 길맛.느낄 수 있는 사람만 그 진가를 안다.
오늘은 그 진가를 아는 분들이다.
초록색 도화지에 노란 꽃 하나.
햇님을 향한 프로포즈가 아닐까.
춤을 추 듯 서 있는 소나무. 옅은 구름고 파란 하늘이 매치되어 한참을 바라 보았다.
저 모슴을 보는 이가 어디 나뿐이랴.
바람 탓일까. 아님 청솔모 짓인가 또 아님 스스로 몸을 던진걸까?
길 위의 잣 한 송이가 걸음을 더디게 한다.
숲해설사가 따로 없다. 아는대로, 경험한 대로 보이는 대로 느낀 대로 이야기를 나눈다.
나리꽃 맞죠? 초록 바탕 위에 샛노란꽃. 노란불에 일단정지하듯 가까이 눈맞춤한다.
나태주 님의 풀꽃 시를 조금 어렌지해 본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여기에 마주보아야 사랑스럽다로 패러디하면 어떨지.
어디 꽃분이랴. 당신의 당신도 그러하리라.
드디어 임도에서 탈출(?)한다. 무왕리로 빠지는 코스로 간다.
경사 각도가 만만찮다. 내려가는 길 낙엽 속에 파란 집 한 채가 보였다.
내년 봄 저 안에서 새 생명이 나오리라.
조심조심~ 개인간의 간격 유지.
잠깐의 쉼을 위한 의자도 있다.
줄을 타고 협심하여 하산한다.
쓰러진 통나무 밑으로 낮은 포복도 하고.
스릴도 있었다. 손에 땀이 난 분들도 있고.
아니 여기 외진 골짜기 계곡에 수국이?
수국은 종류도 다양하지만 꽃 색깔은 토양(산성,알카리성)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경사길을 내려오니 발길이 뜸한 오솔길이 나온다.
누군가가 길 주변에 제초 작업을 했나보다.
숲길을 헤치고 거치리 공원에 도착.4시 50분이다.
무왕3리 마을.거치리라고도 부른다.
기사분께 이리로 올라 오라고 전화를 하기 전 대문 없는 집으로 들어섰다.
어르신 한 분이 계시어 인기척을하고 인사를 드리고 일저러해서 그런다며
집주소를 물었고 000번지라고 알려주시어 차를 불렀다.
78세 이모모 할아버지. 올해 78세.
우리 일행이 단체로 침입(?)했다. 시원한 냉수(수돗물 아님)를 나눠 주시고
한약 같은 즙도 내오시어 몇명에게 주셨다.
우리는 누가 먼저인지 모르게 배낭 속 간식을 주섬주섬 꺼내어 드렸다.
다리가 약간 불편하신것 같다. 3남매 다 시집 장가 보내고 두 분이 사신단다.
기꺼이 단체 사진에 옵저버로 참여해 주셨다.
웃으시는 모습이 아주아주 자연스럽고 소박하시다.
자신의 텃밭으로 안내하며 비료 안 준 고추밭을 보여 주신다.
제철이면 사오련만...
건강히 오래오래 사시기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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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 지평면소재지에 있는 맛집 지평보리밥짐.
미식가들에게는 잘 알려진 식당이다. 가격은 6천원이다.
늦은 점심이기에 더욱 맛이 있었을게다.
6시 팔당물안개공원에 도착하여 40여분간 산책했다.
아직 연꽃은 만개하지 않았지만 넓게 자리한 연잎들이 장관이다.
운길산과 예봉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을 저녁나절에 가면 더욱 장관일게다.
메타세콰이어길 갈대밭과 코스모스 국화가 절경이란다.
걷기가 힘들면 자전거를 렌트해 한바퀴 돌아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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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 진입에 차질을 빚은 점 다시한번 양해를 구합니다.
하루 일정을 곱게 담아 후기를 올리신 오늘은님 엉겹결에 일총을 보신 어게인님,
후미를 자원해 봉사하신 여행따라님과 함께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불편한사진 있으면 문자 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후기 너무 늦게 올려 죄송합니다.
-이같또로따-
첫댓글 고래산에 진짜고래가살고 있나하고 웃으며 따라 나선길 걷다보니 약간 지루하긴 했어도 내려오는길이 너무좋아 연신 앗싸 나뭇잎 밞는소리가 바스락바스락 너무좋다 좋은길 열어주신 로따 지기님 감사합니다
노란 원츄리도 피었네요
지금 산에가면 노루오줌 원추리 나리꽃등등이 잔뜩피었죠
수고하셨습니다
걸었던 길을 조목조목 설명해 주시고 사진 한장 한장마다 표현해 주셔서 감동있게 잘 읽었습니다. 조금은 더운 날씨지만 산딸기 먹으면서 걸었던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겁니다.
리딩하시라 사진까지 애쓰시고 수고하셨습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