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주는 존재감은 그 자체만으로도 유익하다. 초록빛이 주는 마음의 안정과 평화로움은 돈 주고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취향에 맞도록 그 선택 폭도 넓어졌지만, 선택 폭이 넓지 않았던 예전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반려식물이 있으니, 우리에게도 이미 익숙한 바로 선인장이다. 막상 어떤 식물을 키워야 할지, 과연 내가 잘 키울 수 있을지 걱정된다면 키우기 까다롭지 않은 선인장은 어떨까?
매일 햇빛을 보지 않아도,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된다. 매일 재롱부리는 반려동물처럼 큰 즐거움은 없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선인장 몸에 촘촘히 난 작은 가시들이 귀엽다. 미묘하게 다른 초록색을 관찰하는 것이 즐겁다. 우리 일상도 똑같은 듯하지만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모습이지 않은가? 선인장은 우리와 삶과 닮아 매일 봐도 질리지 않은 매력이 있다. 각박한 삶 속에 선인장이 주는 위안을 지금부터 느껴보자.
다육식물은 수분이 없을 때를 대비하여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다량의 수분을 저장한다. 모든 선인장은 다육식물에 속하지만, 다육식물 전부가 선인장은 아니다.
<출처: 선인장 · 다육식물 : 원색도감 -교학사- >
그대 작은 창가에 화분이 될래요
세상에 선인장의 종류는 수천 종이 있다. 게다가 같은 품종이라도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제각각 모습이 달라 개성이 넘친다. 그래서 예상 밖의 형태, 특이한 모양 덕분에 취향껏 골라 키우는 재미가 있다. 선인장은 꽃을 피우기 어렵다고 해도 정성껏 키우면 보답이라도 하듯 화려한 꽃을 피우기도 한다. 이처럼 은근히 보는 재미가 있는 선인장은 본래 능력도 뛰어나다. 공기정화와 천연 가습 역할을 해줄 뿐 아니라 냄새 제거, 전자파 차단에도 도움을 준다. 다량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잊을 만할 때 한 번씩 물을 주면 된다. 누구나 키울 수 있어 집이나 직장에서 PC 옆에 두면 좋은 식물 친구가 생긴다.
선인장은 주로 잎이 없는 다육질의 큰 줄기가 특징으로 2000여 종이 있다. 크게 활엽수처럼 잎이 있는 나무 선인장, 부채선인장, 기둥선인장으로 모양과 형태가 나뉜다. 나무 선인장은 선인장류 식물의 조상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모양은 일반적인 선인장과 달라 활엽수처럼 잎이 무성한 종류, 줄기가 가늘고 덩굴처럼 자라는 종류, 교목처럼 자라는 종류 등 그 생김새도 여러 가지다.
부채선인장은 손바닥 선인장으로도 불린다. 줄기가 납작한 부채 모양을 여러 개 이어 붙인 것처럼 생겨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기둥선인장은 우리에게 제일 친숙한 선인장이다. 서부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멀쑥하게 생긴 선인장이 바로 그것. 새끼손가락만한 것에서부터 10m가 넘는 큰 기둥까지 있다. 대부분 잎이 없고 줄기 중심에 여러 가지 형태의 가시와 털이 있다.
선인장도 자신의 취향이나 키울 수 있는 환경에 따라 고르면 된다. 2000종이 넘는 선인장을 다 소개할 수 없으니 인기 많은 선인장을 골라봤다.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 거야? 미니선인장
손바닥에 올라올 만큼 아담한 미니 선인장은 공간에 상관없이 어디든 둘 수 있어 여러 종류를 키울 수 있다. 창가나 책상에 쪼르르 올려놓기만 해도 보는 눈이 즐거워진다.
▶ 파인애플 닮은 괴마옥, 진액은 위험해요
<사진 출처: 심폴www.simpol.co.kr>
작은 야자수가 연상되기도 하고 미니 파인애플을 닮은 깜찍한 모양으로 이미 많은 사랑을 받는 있는 선인장 중 하나다. 괴마옥 선인장의 잎은 가을부터 낙엽이 지기 시작하며 가을, 겨울에는 노란빛으로 봄, 여름이 되면 새잎이 푸르게 나는 일이 반복된다. 괴마옥의 잎이나 줄기에 상처가 나면 흰색의 진액이 나온다. 이 진액은 괴마옥이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다량의 진액이 눈에 들어가면 실명까지 할 수 있다니 손에 진액이 묻으면 흐르는 물에 손을 씻고 눈을 비비지 않게 주의한다.
▶ 꽃이 잘 피는 선인장, 비화옥
<사진출처: 네이버 스토어팜 다육살롱>
선인장은 꽃을 피우기 어렵지만, 꽃이 잘 피는 선인장도 있다. 비화옥은 뾰족뾰족한 가시 속에서 꽃을 피우는 선인장이다. 동글동글한 구 형태의 선인장으로 매년 머리끝에 분홍빛, 붉은빛, 자줏빛 다양한 꽃을 피운다. 햇빛을 좋아하기 때문에 밝은 창가에 두는 게 좋다. 꽃은 주로 봄에서 여름에 피며 물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주는 것이 적당하다.
▶ 하얀 가시가 예쁜 백소정
<사진 출처: 그린파머스,www.grandfarmer.co.kr>
둥글둥글한 솜뭉치를 연상시키는 백소정 선인장은 귀여운 털 뭉치 같은 모습이 여러 개 몰려서 붙어있는 모습이 사랑스러운 선인장이다. 가시가 솜뭉치처럼 보송보송한 느낌이라 무심코 만졌다가는 자칫 가시에 찔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한다.
▶ 앙증맞은 토끼 모양의 백도선
<사진출처: 네이버 스토어팜 플라워무드>
귀를 쫑긋 세운듯한 앙증맞은 토끼 모양의 선인장이다. 가시도 연하고 따갑지 않아서 아이가 있는 집에서도 키우기 좋다. 햇볕을 좋아하는 선인장이기 때문에 창가에 두면 더 잘 자란다.
사람 키만 한 자이언트 선인장
미니선인장이 아기자기 귀여운 맛이 있다면 자이언트 선인장은 보는 즐거움이 상당하다. 선인장이 하나 놓았을 뿐인데 집안의 인테리어가 바뀌기도 한다.
▶ 두 팔 벌린 즐거운 선인장, 용신목
< 사진 출처: 그린파머스,www.grandfarmer.co.kr>
마치 하늘로 양손을 뻗은 거 같은 용신목은 그 귀여운 생김새 덕분에도 많은 사랑을 받는 선인장이다. 기둥선인장에 속하는 용신목은 사막을 지키는 보안관처럼 서부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이미 유명한 선인장이기 때문이다. 원산지는 멕시코로 줄기는 양초 같고, 제멋대로 가지가 나며 굵고 짧지만 많은 가지를 낼 수 있다, 최대 4m까지 크게 성장할 수 있다.
▶ 심플한 멋을 지닌 백운각
<사진 출처: 그린파머스,www.grandfarmer.co.kr>
선인장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선인장으로 하나의 줄기로 직립 형태의 모양이다. 깔끔하고 단순한 모양의 선인장으로 원산지인 멕시코에선 울타리 용도로도 쓰인다고 한다. 처음에는 짧고 단순하게 자라지만, 나중에는 밑 부분에서 가지가 나오기도 한다. 가시는 짧고 수도 적지만 드물게 10개가 생기기도 한다.
▶ 방망이 처럼 생긴 무륜주
<사진 출처: 그린파머스,www.grandfarmer.co.kr>
은빛 가시가 매력적인 무륜주는 선인장 중에서도 가장 관리가 쉬운 종이다. 멕시코 태생으로 천천히 자라는 편이다. 줄기는 두꺼워서 지름 60㎝ 정도 되며, 때로는 1m 이상 되는 것도 있어 목재로도 사용될 정도로 크게 자란다. 줄기의 색은 청록색이며, 지상 2m 정도로부터 두꺼운 가지가 나와 높이 10m 이상 된다. 깔때기 모양의 흰색 꽃이 줄기 윗부분에 자란다.
▶ 가시대신 털로 뒤덮혀 있는 환락
<사진출처: 네이버 스토어팜 숲속정원>
산타클로스의 흰 수염처럼 솜털같은 흰털이 빽빽하게 몸체를 둘러싸고 있는 선인장이다. 환락은 물과 빛을 좋아하는 선인장으로 다른 선인장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다. 숨바꼭질하듯 하얀 털 안에서 금색의 가시가 나오고 여름밤에는 하얀 꽃이 핀다.
선인장도 관심과 사랑이 필요해
다육식물이 전반적으로 키우기 쉽지만, 그중에서도 선인장은 가장 쉬운 축에 속한다. 선인장은 '살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건 분명하지만 한 가지 크게 오해하는 게 있다. 알아서 잘 자라줄 것이라는 믿음 혹은 무지함이다. 선인장이 사막처럼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도록 진화한 식물이라는 생각에서일까? 사람 손을 덜 타는 식물인 건 분명하지만 적당한 관리와 보살핌이 필요하다.
식물은 광합성을 한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즉, 물과 햇빛은 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의 조건이며 당연한 사실인데 선인장을 내버려 두는 경우가 있다. 선인장은 뜨거운 사막에서도 견디는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해 견디는 것일 뿐이다. 묵묵하다고 해서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 없는 게 아니란 소리다. 상대를 알고 싶으면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아무리 키우기 쉬운 선인장이라도 매일 들여다보고 관찰하면 무엇이 필요한지 자연히 알게 된다.
우리들의 선인장이 주로 어디 있는지 한 번 떠올려보자. 전자파를 차단해준다는 사실 때문에 보통 집이나 회사 사무실 책상이나 PC 옆에 두곤 한다. 가장 우리와 가까이 매일 보는 곳에 있다. 그렇지만 칸막이로 가려진 회사 사무실에서 선인장은 물도 빛도 없이 살다 보면 그 아무리 생명력 강한 선인장이라도 몇 달도 안가 시들시들해지는 최후를 볼 수 있다.
선인장도 가끔 빛과 물이 필요하다. 일단 물주기는 한 달에 한 번, 겉흙이 바짝 말랐을 때 듬뿍 주고 한여름과 겨울에는 되도록 물을 주지 않는 게 좋다. 잘못된 물주기로 뿌리가 썩을 수 있기 때문에 배수가 잘되는 배양토를 넣어주면 더 좋다.
여름철과 겨울철 모두 양지바른 곳에 두고 건조하게 유지하며, 겨울철엔 최저 온도 2~5℃ 이상 유지되는 곳에 두는 게 좋다. 햇볕을 좋아하는 식물이니만큼 하루 최소 4시간 이상 햇볕을 쬐어주자. 최소한의 일광욕은 선인장을 더 튼튼하게 자랄 수 있게 한다. 선인장 종류에 따라 필요한 일조량은 다를 수 있으니 확인하여 부족하지 않도록 관리해주자.
천천히 성장하는 선인장은 우리 곁에서 평생을 함께할 수 있다. 잘 키우기만 하면 증손주는 물론 대대손손까지도 물려줄 수도 있다. 이 뾰족뾰족한 선인장이 주는 둥글고 평화로운 힐링을 당신도 느껴보길.
기획, 편집 / 이은화 leeeun@danawa.com
글, 사진/ 홍효정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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