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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고향교회 목사님께서는 장성으로 가셔서 목회를 하신지 5년정도 되었습니다. 일반 목회와는 달리...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결손가정 아이들...그리고 독거노인 가정을 섬기고 계십니다. 매주 화요일은 [장성종합병원] 2층 복도에서.. 장기입원 해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분들의 머리 다듬어드리는 일을 하십니다. 수요일은 [장성 혜원 병원]3층 휴게실에서 어르신들 머리를 다듬어 드리고 금요일은 격주로 장성 삼계면에 있는 [효사랑 노인요양병원]에서 봉사하십니다. 오후에는 공부방을 열어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결손가정아이들을 돌보고 계시고요.
병원을 다니시면서.. 어른들의 한많은 사연들의 토로할때 들어주시고 손잡아 주시면서... 입맛을 잃은 어른들에게 전복죽이나..호박죽..바지락죽을 끓여 드리면서.. 입맛을 찾을 수 있을때까지 돌봐주시는 일도 하시고.. 변비걸린 어른들이나.. 당뇨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위해 건강식품(꾸지뽕,양파,오갈피)준비하시고.. 돌봐주는이 없는 가정의 산모에게 미역국을 끓여 냄비채 들고 가셔서.. 그 집안 청소까지 해주시는 미소띤 그분들의 모습에서 참 행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서울우유장성대리점 사장님의 배려로 커다란 요구르트를 원가로 제공받는다고 너무나 기뻐하셨습니다.
다문화가정이나 결손가정들은.. 더러 겨울에 내복을 입지 못하고 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신생아가 겨울에 내복도 안입은채...싸개에 싸여 난방도 안된 전기장판에 눕혀 놓인것도 보셨다고 하셨습니다.. 그 아가가 지금 두돌쯤 될것 같습니다.. 어떤 노인가정은 어르신이.. 쩍쩍 갈라져 물이 새는 구두 한켤례와 낡은 양복 한벌로 지내시는 분도 있답니다. 생필품이나 옷가지들을 보내주시면 그분들에게 커다란 선물이 될것 같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가정들을 조금씩만 소개하겠습니다. 진신후 할아버지.. 69세 되신 어른입니다. 시골에서 약 70평 정도 되는 텃밭을 일구며.. 88세 되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단 둘이 사십니다. 젊어서는 열사의 땅 사우디아라비아에 노동자로 나가셔서.. 돈을 벌어다가 서울에서 아파트도 사놓고.. 처자식을 거느리고 남부럽지 않게 사셨답니다. 언젠가부터 부인이 밖으로 나돌기 시작하더니.. 술에 쩔어 중독이 될 정도로 마시면서 살고.. 아파트는 팔아서 자녀들의 학비로 다 쓰고.. 그리고 어찌된 영문인지 자세히는 알수 없으나.. 처자식으로부터 버림을 당하였습니다. 시골로 내려와서 처자식의 얼굴을 못보고 살아온지 10년.. 어느날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아우네 집으로 가신 직후에.. 방에서 두문불출 하기를 열흘.. 굶어 죽으려고 방문을 걸어 잠그고 단식한지 열흘만에.. 이웃들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후송되어 입원을 하였고.. 마침 병원에서 이.미용자원봉사를 하던 목사님을 만나셨습니다. 신세한탄을 토로하는 어르신의 머리를 머리를 다듬어 드리면서.. 같이 울었다고 하셨습니다. 시골에서 살다보니.. 마을에 버스가 한두차례 뿐이어서 읍에 나오려면 큰맘 먹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어르신은 연탄이나 기름보일러는 사치랍니다. 산에서 줏어온 나무토막을 잘라서 장작을 패고.. 그것으로 밥도 짓고 군불도 때면서 사십니다. 나무장작을 패다가 허리를 다쳐서 병원에도 다니셔야 하는데.. 병원비가 부담스러워서 성치못한 몸으로 그냥 앓기가 예사라 하더군요. 정부의 생계비 지원을 받을수 있는가 알아보았더니.. 아들들이 있기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될 수도 없었답니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분들은 이분들 뿐만 아닙니다만.. 너무 딱합니다. 이분에게는 정장이나 구두, 겨울옷 점버도 사치에 속합니다. 두분이 정부에서 주는 노령연금 88,000원씩을 가지고 한달을 살아냅니다.
또 다른가정은 제가 직접가서 만나 뵐수 있었습니다. 정근숙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남편은 정신박약(지적수준이 빈약함)인데,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근숙씨는 스스로 무엇을 결정해서 진행할 능력이 안됩니다. 마당에 풀들이 산더미를 이루고 방이나 부억도 쓰레기장 수준입니다. 목사님께서 병원 이곳저곳을 데리고 다니면서 진료한 기록이 있어서.. 그것을 기초로 하여 장애인 등록이 되었고.. 면사무소의 [가사지원제도]를 신청하였으나.. 남편이 폐결핵을 앓는 바람에(지금은 다 치료가 되었어도).. 봉사자들이 그댁을 외면합니다.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주기적으로 가사지원 봉사를 하다가 지쳐서 지금은 중단상태라 하셨습니다. 작년여름에 울집 딸(고2)하고 갔는데.. 냉장고에 음식들이 모두 썩어서 한마디로 기막혔습니다. 냉장고가 고장난 줄도 모르고 그냥 꺼내먹기만 하였던 모양입니다.
이런 내용의 글을 받고.. 부랴 부랴.. 급히 얼마간의 옷가지 챙겨들고 전라도 장성으로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으으흑~~ 이벤트 잘하시고 계십시요...예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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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근숙씨 모임 회장님이신데..동명이닷 아직 못다녹은 눈들이 많으니 걸음걸음 조심하셔야해요
주님이 주시는 복 많이 받으세요.
거긴 눈이 많이 오는곳이 야요.조심 하세요
귀농할 곳을 찾는 중인데 장성이 어떨까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는...
예자 화이팅~~!! ^^
몇년전 친구 연수와 매주 금요일마다 혼자 사시는 할머니댁에 다녔습니다. 하반신을 쓰실 수 없이 혼자 계시는 할머닌데 그래도 매일 돌아가면서 봉사하는 이들이 있어 그나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금요일에 가면 청소하고 반찬도 해드리고 점심도 같이 먹고 또 빨래도 하고 목욕도 시켜드리고 할머니의 말벗도 되어 드리고 몇시간 있다 오곤 했는데 예자님 글 읽으니 요즘 그런 시간을 못내고 사는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예자님 잘 다녀오십시요.^^*
우야는동
본 받아야 할 삶을 살고 계시네요. 우리는 알고도 행하지 못하는데.... 부끄럽습니다.
그곳에서 그곳까지... 역시 예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