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孝에는 세 가지가 있다-2
지난 시간에 이어서 올리겠습니다.
반려견伴侶犬에 대해 극성스럽게 하는 것은
사람들의 정서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세상은 날로 흉흉해 지고 이웃 간에 정은 메말라 있고,
아파트 문화로 인하여 단절된 개인위주로 되었습니다.
친구 같은 마음으로
의지할 수 있는 벗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 되는 것입니다.
부모는 자식을 그리워하며 그리움에 사무치고 있는데
자식은 부모는 안중에 없고 개를 안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개를 아예 친 자식 보살피는 듯하니
그런 모습을 보면서 부모는
‘그렇게 힘들게 길러 주었더니
나는 개보다 대접을 못 받는구나 하며
서운함을 갖고 사는 독거노인들이 시골을 지키고 있습니다.
애견이라는 동물은 개 입니다.
개는 사람보다 위에 있는 대접을 해주면
사람들을 개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 세상이 되면 안 됩니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보면
손순매아孫順埋兒라는 항목이 있는데,
이를 풀이하면 ‘손순이 아이를 묻다.’라는 뜻입니다.
손자 손孫, 순할 순順, 묻을 매埋, 아이 아兒
아이를 묻은 손순孫順은 우리나라의 효자입니다.
손순은 통일신라 제42대 흥덕왕興德王 때 사람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내와 함께 남의 집 품팔이를 하며
늙은 어머니를 정성스레 모시며 봉양하였습니다.
부부에겐 어린 아이가 있었는데
남의 집에 품을 팔아서
생계를 꾸려가는 참으로 어려운 생활이었습니다.
그러나 효성이 지극하여
어머니에게만은 품삯으로 얻은 곡식으로
항상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마련해 올렸습니다.
이 손순의 부부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언제나 늙은 어머니의 음식을 빼앗아 먹었습니다.
끼니때마다 할머니의 음식을 빼앗아 먹어 골치였습니다.
노모는 어린 손지가 귀여워서였는지 아니면
힘이 모자라서였지 번번이 어린 손주에게
음식을 빼앗기고 굶주림에 허덕였습니다.
손순이 부인에게 말했습니다.
“아이는 다시 얻을 수 있으나,
어머니는 다시 구할 수 없소.
兒可得 母難再求(아가득 모난재구)
아이가 어머니 음식을 빼앗아 먹기 때문에
굶주림이 너무 심하오.
而奪其食 母飢何甚 (이탈기식 모기하심)
그러니 아이를 땅 속에 묻어
어머니를 배부르게 해야겠소.
且埋此兒 以圖母腹之盈(차매차아 이도모복지영.)”
이를 보다 못해 손순부부는
자식을 내다버리기로 작정하고 아이를 업고 산으로 갔습니다.
어찌 보면 매정하고도 비윤리적인 처사라고 볼 수 있겠지만,
어머니를 살리느냐 아니면
자식으로 인해 굶주려 죽도록 내버려 두느냐 하는
기로에서 눈물겨운 결단이었습니다.
손순부부는 산에 이르러서
아이를 묻을 구덩이를 팠습니다.
그런데 땅일 파자
그곳에서 이상하게 생긴 돌종石鐘이 묻혀 있었습니다.
부부는 괴상한 일이라 생각하고
그 돌종을 나무에 매달이 놓고 두드려 보았는데
그 소리는 참으로 은은해서 듣기가 좋았습니다.
종소리를 듣고 부인이 말했습니다.
“이 이상한 물건을 얻은 것은
아마 이 아이의 복인 듯하니
묻어서는 안 될 듯합니다.”
남편도 또한 그렇게 생각하여 아이를 다시 업고,
돌종을 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종을 들보에 달아 놓고 두드렸더니
그 소리가 대궐까지 울리게 되었습니다.
마침 신라의 임금인 흥덕왕이 이 소리를 듣고
측근 신하에게 말했습니다.
“서쪽 교외에서 이상한 종소리가 나는 데
맑고 멀리서 들리니 예삿일이 아닐 것이다.
빨리 이를 알아보도록 하라.”
왕의 사자가 손순의 집에 이으러
돌종을 얻게 된 사연을 듣고 그대로 왕에게 알리자
흥덕왕은 “옛날에 곽거郭巨라는 효자가 아들을 묻으려 할 때
하늘에서 금솥金釜을 주었더니,
이제 손순이 아이를 묻자 돌종이 솟아 나왔으니
전세의 효와 후세의 효를 천지가 함께 살핀 것이다.”하고 칭송하고,
손순부부에게 집 한 채를 내리고
해 마다 메벼 50석을 주어 지극한 효심을 표창하였습니다.
손순은 자기의 옛 집을 내놓아 절로 만들고
홍효사弘孝寺라고 이름 짓고 돌종을 달아두었다고 합니다.
《명심보감明心寶鑑》의 효행편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내가 어버이에게 효도하면
내 자식이 또한 나에게 효도하기 마련이니,
자신이 어버이에게 효도를 하지 않았는데
자식이 어찌 나에게 효도하겠는가.”
효어친 자역효지 신기불효 자하효언
孝於親 子亦孝之, 身旣不孝 子何孝焉고 하였습니다.
다음 시간에 하나 더 해 들려 드리겠습니다.
이것이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말입니다.
2024년 11월 17일 오전 08:11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운월야인雲月野人 진각珍覺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