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영웅의 시대’
작가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1936- 페루)
초판 ; 1963
2010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다.
(도시와 개들의 번역을 서구에서는 ‘영웅 시대’라고 했다.)
‘도시와 개들 La ciudad y los perros(1963)’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가 27세에 발표한 첫 번째 소설이면서, 동시에 ‘붐 소설’로 알려진 라틴아메리카 현대 소설이 유럽에 본격적으로알려지게 만든 작품이다.
『도시와 개들』은 ‘문학은 불’이라는 사르트르의 개념에 바탕을 두고 구성한 기성 질서에 대한 영원한 반란의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글은 이 소설의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형식을 간과하지 않은 채, 내용적 측면에서 보여주는 유사와 대립의 구조적 관점을 통해 이 작품의 폭력과 계급적 질서를 분석한다.
유사와 대립의 관점은 제목의 의미에서부터 잘 나타나며, 작품의 시작 부분에서도 명령과 복종의 이원적 관계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난다. 또한 이런 구조적 관점은 ‘개’에 담긴 권력성과 성역할을 통한 지배-피지배 구조, 그리고 인종과 사회계층 사이에 존재하는 폭력으로 연결된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이런 이원적 관계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권력과 폭력을 통해 유동적이 되는 모순적 현상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웅 시대는 형식이 실험적이고, 동시대의 사회를 해부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썼기 때문에 더욱 빛나는 작품이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페루의 사관학교 생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 소설은 다른 문학적 모델(플로베르, 포크너, 사르트르 등)을 깊이 닮아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내러티브 화자의 단선적인 구조로 인해 자전적 소설을 초월했다.
시험 유출 문제에서 시작하여 한 생도의 죽음으로 매듭지어 지기까지 독자는 사관학교 내의 인종과 사회계급으로 이루어진 체제를 보게 된다. 그 관계는 폭력과 기만이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줄거리가 마치 범죄수사처럼 진행되지만 도덕적 타락과 비뚤어진 교육의 결과가 만천하에 드러난다.
이 작품은 사관 후보생을 훈련시키는 방법 즉, 그들을 당국에서 강요하는 체제에 결코 의문을 제기하거나 도전하지 않는 충직하고, 과묵하고, 극도로 남성적인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을 고발한다. 이론 훈련 방법은 비단 사관학교의 문제만이 아니고 전반적인 군대 조직의 문제이다. 1930~1980년대의 페루처럼 사회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군사력에 의존하던 국가로 확대된다.
이 작품은 책임감과 예정설, 사관학교의 세계와 도시의 세계 사이에서 분열된 인물들이 형성하고 있는 구조의 근본적 결과에 대한 우화이다. 소설의 중심 인물(생도 알베르도ㅓ, 야구아르, 감보아 중위)들은 이 두 개의 세계에 모두 존재한다. 소설 속에 나타나는 여러 요소들이 결말 부분에 이르면 기만가 위태로운 진실의 얼굴을 폭로한다.
(작가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201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페루 출신의 스페인 작가이다.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정치적인 참여도 활발하여 갖가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청년 시절에는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 혁명을 열렬히 지지했지만 이후 자유시장주의자로 전향, 페루 대선에도 출마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정치적 주제와 라틴아메리카의 복잡한 역사, 그리고 개인의 은밀한 성적 욕망을 두루 다루는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1936년 페루 아레키파에서 태어난 그는 2세 때 외교관인 할아버지를 따라 볼리비아로 갔다. 9세 때 귀국하여 수도원 부설학교에서 소년 시절을 보냈다. 1952년 레온시도 프라도 군사학교를 중퇴한 후 신문과 잡지에 글을 쓰며 문학 경력을 쌓아갔다. 리마의 산 마르코스 대학에서 문학과 법학을 공부했고, 스페인의 마드리드 대학에서 콜롬비아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나중에는 마르케스와 정치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적대적 관계가 되고 만다. 1959년 프랑스로 건너간 그는 〈아에프페〉(AFP) 통신 기자와 텔레비전 방송 캐스터 등으로 일하기도 했다.
1952년 16세의 어린 나이에 데뷔한 후, 1963년 레온시도 프라도 군사학교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도시의 개들(La Ciudad y los Perros)』을 발표하며 주목받는 작가로 떠올랐고, 1966년 출간한 『녹색의 집』으로 페루 국가 소설상, 스페인 비평상, 로물로 가예고스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후 세계 각국 대학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각종 문학상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유럽과 미주를 누비면서도 소설, 에세이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다. 1985년에는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정치 참여에도 적극적이었던 그는 볼리비아와 칠레, 페루 사이의 영토 분쟁을 해결하고 반부패 투쟁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중도우파 후보로 1990년 페루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지만 알베르토 후지모리에게 패해 낙선했다. 그 충격으로 1993년 스페인 국적을 취득하여 이슈가 되기도 했다.
1994년 스페인어권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세르반테스상을 수상했고, 옥스퍼드, 예일, 하버드 등 세계 여러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 미국의 '포린 폴리시'와 영국의 '프로스펙스'가 뽑은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 100명'에 선정된 바르가스 요사는 사실적인 표현방식, 빠른 사건 전개, 치밀한 구성, 그리고 날카로운 위트와 재치, 풍부한 상상력, 짙은 휴머니즘 정신에 의한 공감과 감동으로 그 세계성을 인정받았다. 권력의 구조를 세밀하게 그려내고 개인의 저항과, 투쟁, 패배 등을 통렬하게 묘사해낸 점을 높이 평가받아 2010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지식인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1973),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1977), 『세상 종말 전쟁』(1981), 『새엄마 찬양』(1988), 『리고베르토 씨의 비밀노트』(1997), 『염소의 축제』(2000), 『나쁜 소녀의 짓궂음』(2006) 등의 소설과, 에세이 『혁명의 문학과 문학의 혁명』(1970), 『사르트르와 카뮈』(1981), 대통령 선거전을 회고하는 자서전 『물속의 물고기』(1993) 등이 있다.
그는 소설, 단편, 희곡, 문학비평, 회고록 등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글을 남겨 작가로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현실 정치에 참여해 정치인으로 왕성한 활동을 보여 90년 페루 대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대선에서 알베르토 후지모리에게 패배한 뒤 후지모리의 독재에 반대해 93년 스페인 국적을 취득해 페루인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89년 10월에는 자유운동당 당수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인연이 있다.
‘남미의 대표적 저항작가’로 불릴 만큼 초기에는 군사독재와 부패를 비판하는 소설 세계를 선보이고 60년대 사회주의와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 혁명을 옹호했지만, 80년대 이후에는 우파로 정치적 입장을 바꾸어 신자유주의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의 소설 세계도 변화를 보여 70년대 사회비판적인 리얼리즘에 기반을 둔 소설들을 주로 선보이다가 이후에는 유머와 에로틱한 이야기를 곁들인 가벼운 색채의 포스트모더니즘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바르가스 요사의 작품은 다양성으로 소용돌이치는 페루를 빼닮았다. 페루는 백인과 원주민, 아시아계와 흑인 등 다양한 인종이 공존한다. 그의 작품세계는 이런 수많은 세계가 충돌하며 공존하는 현상을 다루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다양한 관점, 내면 독백과 같은 기법에 비연속적이고 파편화되거나 서로 뒤얽힌 복층적 서사를 구사한다. 그러나 복잡한 문학 기법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스토리텔링의 힘’으로 독자들과 소통하는 글쓰기를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1년 2월 3일 스페인의 국왕 후안 카를로스 1세는 칙령 134/2011호에 의해 그를 후작으로 봉작하였다.[4]
바르가스 요사의 작품은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양가적 측면을 모두 보인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규범적 범주의 규정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케이스 부커(M. Keith Booker)는 바르가스 요사의 초기작만큼은 분명히 모더니즘적 성향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초기작들은 일반적으로 ‘모더니즘적 특징’이라고 알려져 있는 요소들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바르가스 요사의 후기작들은 포스트모더니즘적 성향을 보인다. 이러한 작품들은 포스트모더니즘 예술 작품의 일반적 특징에 따라 매우 가볍고, 익살스러우며, 우스운 어조, 포스트모더니즘적 인물설정 등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
첫댓글 포스트모더니즘 예술 작품의 일반적 특징에 따라 매우 가볍고, 익살스러우며, 우스운 어조, 포스트모더니즘적 인물설정 등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바르가스 요사의 작품을 한번 읽고 싶다는 유혹을 받았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