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수사' 세계적 권위자 정희선 성균관대 석좌교수
'마약 빵. 마약 김밥. 마약떡볶이 등 맛있는 음식을 홍보할 때 '마약'이란 말을 붙여 사용하는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잆습니다.
어린학생들은 이 말을 듣고 자라면서 사람은 마약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나중에 실제로 마약을 접하게 돼도 거부감이 훨씬 덜하기 마련이죠'
마약류 과학수사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는 마약 퇴치를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묻자
'예방이 최선'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정 교수는 '미국에서 마약 예방에 1달러가 드는 반면 마약 중독자를 치료할 땐 18달러가 든다'며
'이는 마약 예방이 그만큼 비용을 절약하며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안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약의 폐해를 아는 기성세대가 미안한 마음을 갖고 지금부터는 학생들에게 마약이라는 게 왜 나쁜지,
이걸 먹으면 신체와 정신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를 교육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필로폰 1회량, 10만원-4만원
'피자 한판' 가격에 손쉽게 접근
2030사범 비중 10년새 두배로
예방과 함께 재활치료 투자 필요
한, 해상경로 등 유입억제 양호
'35.5% 재범' 수요억제는 미흡
'마약 김밥''빵' 무감각한 표현
학생들 마약 거부감 악화 우려
'마약 청정국'으로 불렸다가 이젠 마약의 '최종 소비자'가 될 만큼 한국 사회 곳곳에서 마약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마약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강력한 단속에 나선 경찰은 최근 집중단속 3개월 만에 마약류 사범 3670명을 검거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인원이 2030세대로 확인됐다.
지난 6월 16일 경찰청의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 중간성과 발표에 따르면 3월부터 5월까지 치근 3개월간 검사한 마약류 사범은
지난해 같은기간 3033명 대비 21% 증가했다.
검거 인원 중 20대가 30.9%,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가 21.8%로, 2030세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도 마약퇴치 전문가로 널리 활동하고 있는 정 교수를 지난 5일 문화일보 사옥에서 만나 마약 실태와 대책
등에 관해 물었다.
최근 휴대용 마약 진단 키트를 개발했는데.
'리트머스 시험지와 비슷하다고 보면 되는데, 리트머스 시험지보다는 훨씬 더 많은 기술이 들러가 있다.
누가 권하는 음료수 중에 마약이 함유되어 있는지 없는지를 분별할 수 있도록 개발했고, 아울러 범죄 현장에 하얀색 분말이 마약인지, 소금인지, 설탕인지 알 수없을 때 쓸 수 있다.
용지 중간에 까만색 점이 하나 있는데 마약이 없는 음료에 용지를넣으며 점이 없어진다.
그런데 필로폰이 있는 음료에 넣으면 그 까만섹 점이 훨씬 진하게 변한다.
팔로폰이나 엑스터시, 코카인, MDMA(마약의 일종), 펜타킨, 케타민 등에 반응한다.
지난 4월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아이들한테 마약이 든 우유를 주는 사ㅏ건이 있었다.
그 우유가 진단 키트를 넣어 실험했더니 필로폰 성분의 마약이 있는지를 30초 이내에 알아냈다.
필로폰은 보통 한 번 복용하는 양이 30mg인데, 그 우유에는 3배쯤 더 들어 있었다.
충격적이었다.
휴대용 진단 키트 사용 목적은.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일반인이 마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또 하나는 경찰관이 마약 수사 현장에 갔을 때 마약인지 아닌지 빠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얼마 전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시연했다.
담당 수사관들이 '현장에서 마약 판별에 큰 도움을이 되었다'며 매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마약 청정국으로 불린 한국에서 급속하게 마약이 퍼지는 이유는.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마약사범 중 젊은 사람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2030세대 마약사범은10년 전만 하더라도 전체의 35% 정도였다.
지금은 60%에 육박한다.
10년 새 거의 두배 가 늘어난 것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2030세대에서 의 마약 확산은 매우 좋지 않은 현상이다.
앞으로 마약을 복용하게 될 시간이 굉장히 길고 사회적인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마약 복용이 급증한 데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SNS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과거엔 은밀히 아는 사람이 아니고선 절대 마약을 접할 수 없었다.
지금은 다크앱 같은 데 가면 쉽게 접할 수 있다.
'인터넷 지하세계'로 불리는 다크웹은 마약.불법 동영상 등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거기엔 마약을 파는 사람이 많고 종류도 공장히 다양하다.
또 여러 사람이 파니까 가격이 점점 싸졌다.
2016년만 해도 필로폰 한 번 복용량(30mg)을 구입하는 데 10만 원 정도 했다.
인처지방법원 자료에 따르면 지금은 4만 원 정도다.
브랜드 피자 한 판 값으로, 학생들도 선뜻 돈을 내고 살 수 있는 가격이다.
돈을 번느 30대는 더 비용 부담 없이 살 수 있다.
이처럼 구매 가격이 싸진 것도 마약이 급속하게 확산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겠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마약검사 수준을 평가한다면.
'마약검사는 마약인지 아닌지 시험하는 것과 마약을 복용했는지 아닌지를 검사하는 두 가지 로 나뉜다.
두 가지 모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시험 수준은 세계적으로 매우 높다.
두 실험법 중 상대적으로 어려운 검사가 마약 복용 여부를가리는 것이다.
마약을 복용하면 체내에서 대사된 뒤 소변으로 배출된다.
모발 실험도 있는데, 모발에 남는 마약 성분은 나노그램에 해당할 정도로 미새한 양이다.
이를 확인하는 것도 국과수가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한다.'
현재 신종마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마약 시장에 계속 새로운 물질이 나오고 있다.
2005년부터 각국에서 신종 마약이 나타나기 시작됐다.
이후 2009년부터 융네에서 본격적으로 신종 마약에 대해 모니터링을 한 결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걸 확인했다.
1961년에 유엔에서 마약으로 지정한 물질은 100여 종밖에 안 됐다.
모르핀, 코데인, 코카인 등이다.
1960년대부터 거의 수의 변화가 없어 지금은 136종이 속한다.
필로폰, 케타민,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 의약품도 166종으로 1970년대부터 거의 벼노하가 없었다.
하지만 2005년부터 등장한 신종 마약은 2022년까지 무려 1145종이 생겨났다.
실험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300개만 살험하기도 벅찬데 엄청난게 많은 수다.
새 마약을 법적으로규재하려고 하면 그 물질이 사람에게 어떤 부작용을 일으키는지, 약리 작용은 어떤 게 나타나는지, 의존성이 있어서 마약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 실험해야한다.
문제는 새로운 물질을 실험할 시간이없는 것이다.
뭔가 하나를 실험하면 다른 새로운 품질이 곧바로 나타나기 떄문이다.
유엔 보고에 따르면 신종 마약은 매주 한 개씩새로 생겨난다.
1년이면 50여 개가 나오는 셈이다.'
마약 실태에 나라별 특징이 있나.
'우리나라와 밀본은 필로폰이 주류를 이룬다.
남메에서는 코카인이 압도적이다.
가까이 있는 주변 국가들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은 지금 펜타닐이라는 약물로 골치를 앓고 있다.
펜타닐은 마약성 진통재의 일종으로, 본래는 강력한진통 효과가 필요한 암 환자나 수술 전후 단기간 마취 시 의료용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모르핀의 80배 이상에 달하는 약효가 있으며, 중독성과 호나각 효과로 한번 손을 댄 이들은 쉽게 해어 나오지 못하며
뇌 일부를 손상해 일명 '좀바 마약'으로 불린다.
미국에서 2021년 1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마약으로 사망했다.
이 중 7만명이 펜타닐 사용으로 목숨을 잃었다.
교통사고나 총기 사고 사망자보다 많은 수다.
동남아시아에 쿤사라는 사람이있었다.
세계적인헤로인 가래저직의 우두머리였는데 미얀마와 태국, 라오스 국경 지역에 걸쳐 있는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폐쇄적인
소왕국을 건설하고 군주로 군림하면서 아무런 제재 없이 활동했다.
한때 미국에서 유통되는 헤로인의 60%가 이곳에서 재배한 양귀비로 제조될 정도였다.
쿤사는 '야바'라는 환각제를 처음 개발하기도 했다.
태국어로 '미친약'이라는 뜻을 가진 야바는 필로폰보다 저렴해 태국 등에서 성행하고 있다.
야바는 필로폰과 카페인 성분을 혼합한 합성마약으로, 투약 후 짧은 시간 내에 각성효과를 동반한 극도의 흥분감과 공격성 등을 볼러일으킨다.'
마약 사범의 경우 재범 확률이 높은데 대책은.
'마약은 정책저긍로 두 가지 틀이 아주 중요하다.
우선 공급 억제, 즉 마약이 들어오는 걸 막아야 한다.
해상이든 어떤 경로로든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 분야는 우리나라가 잘하고 있다.
또 하나는 수요 억제다.
마약을 사려는 사람이 없어야 하는 거다.
하지만 지금도 마약 사범의 35.5가 재범이다.
재활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단속 등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재활 쪽에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정희선 성균관대 석좌교수 정교수는....
유엔 마약범죄사무소 자문 활동...듀스 김성재 '동물 마취제로 사망' 입증도
정희선 성균관대 고학수사학과 석좌교수 는 마약류 과학수사 분야에서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손꼽는 권위자로 통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에 이어 초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을 지낸 그는 국제법독성학회(TIAFT)에서 아시아권 최초로 회장을
지낸 바 있다.
그는 지난해 국제법독성학회가 이 분야에서 탁우러한 업적을 쌓은 사람에게 수여하는 엘런커리상(Alan Curry Award)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금은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 국제과학수사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있다.
정 교수는 소변에서 필로폰을 검출하는 시험법을 최초로 개발한 주역이기도 하다.
1980년대 초 국내에서는 마약을 몰래 만들어 일본에 수출하는 일이 호이행했다.
그러다 일본 수출길이 막히자 판로를 찾지 못한 마약이 국내에 대거 유통되면서 투약자가 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마땅한 거맛법이 없어 마약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정 교수의 시험법 개발로 마약 수사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것이다.
그는 1990년대 중반 마약 모발검사법도 개발했다.
마약을 투약한 사람의 소변은 3~4일이 지나면 성분이 검출되지 않지만, 모발검사법 개발로 수개월이 지난 투약 사실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그는 1995년 사망한 그룹 '듀스' 멤버 김성재의 구체적인 사인을 밝혀내 명성을 크게 얻기도 했다.
당시 마약 투약에 의한 사망이라는 수사기관의 판단을 뒤집는 단서를 찾아낸 것이다.
그는 약 13만 종의 호학 약품을 분석한 결과, 김성재를 죽음에 이르게 한 물질이 마약이 아니라 동물 마취제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 결과 수사 방향이 타살로 전환돼 김성재와 호텔에 함께 투숙했던 여성이 용의자로 지목된 바 있다.
정 교수는 과학수사에 투신한 계기로 대학 시절 들었던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의 특강을 꼽는다.
'약에 대한 전문지식이 범죄 수사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는
그는 '한 번의 강의가 한 사람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정희선 교수는
1955년 충북 충주
충주여고
숙명여대 약학 학사
숙명여대 약학 석.박사
런던 킹스칼리지 박사
제11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
초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국제법독성학회 13대 회장
국제법과학회(IAFS) 22대 회장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