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있어나 없어나 한결 같이 당신의 시간에 집중하시던 스님의 입선 죽비소리 , 찻자리와 밤새 울던 소쩍새 소리 적막 고요... 특히 큰 바위 아래로 흘려내리던 맑은 물맛...
나의 수행에도 지표가 생겼다. 나의 생활에도 찻자리를 갖는 시간이 시작되었다.
그당시 차라는것이 구할수 있었던것은 지금의 오설록의 전신 녹차를 구해서 마셨다
감지덕지 고마운 찻자리 시간이었다.
차가 없으면 무의식에서 차를 찾게 된다.
차는 중독성이 강하다. 담배와 와인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자연에서 얻은 먹거리다.
그러나 몸에 제일 이로운것이 차라고 생각한다
중독이긴하나 아름다운 중독이다.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중에 이렇게 아름다운 중독이 지구상에 또 있을까 싶다.
여름이 지나고 다음해 여름에 다시 상선암을 찾았다. 전화도 없는 시절이니까 그냥 찾아갔다. 돈도 없고 뭘 사가지고 가야 할것 같은데 약국에 들러 박카스 한통을 샀다 천은사 뒷길 구비구비 질퍽한 길에 발이 빠져가면서 올라갔다.
지금 생각해도 철없는 짓이었다.
스님께서는 < 이 물 맑은곳에 그 무거운것은 뭐하게 사왔누> 순간 민망해 쥐구멍이라도 들어 가고 싶었다
지금의 내가 찾아 오시는 분들이 음료수 사오면 옛날옛적 스님이 하신 말처럼 똑 같이 말한다. < 이 물좋고 좋은 차가 많은 집에 뭐하게 아런걸 사왔누> ㅋㅋㅋㅋㅋ
요즘 누가 방문하기전 미리 필요한것 있으세요? 물으면 꼭 필요한것은 기억 안나고 콩나물 한봉지 두부 한모만 사오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꼭 다섯모 다섯봉지 사다 준다.
몇날 며칠 두부와 콩나물만 먹어야 하는 곤혹감...
요즘은 누가 물으면 다짐을 한다. 꼭 한모 한봉지 사다달라고...
일년 만에 들려 차 마시고 하루묵고 나오는 길에 스님께서 예쁜 3인기 분청 다기 세트를 챙겨 주셨다.
하늘을 찌릇듯 기뻤다.
어디로 가든 다기를 들고 다녔다 애지중지 들고 다녔다
그 당시 그런 다기세트 하나 장만하는 일도 나에게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집에서 나올때 돈 사천원이 주머니에 있었다
그랬던 내가 차생활 43년에 재벌이 되었다. 마로다연은 유료회원 제도로 운영하고 있다
회원이 약 300명이 넘는다. 회원 가입비로 1인 10만원 냈다. 십만원 단 한번 회비로 평생 마로다연 정회원이 될 수 있고 비회원에게 23만원 판매하는 마로단차는 회원들에게 20만원에 판매한다.
그리고 차를 덖고 만들때 정회원들에게 숙식비는 일체 무료다
차를 만들고 덖을때 찻잎값만 주면 차를 직접 만들어 갈수 있다. 가스비 식대비 배우고 만드는 수업료또한 무료다.
회비로 받은 삼천만원이 마로다연 차도구와 차 판매점을 하는데 밑천이 된 셈이다. 다기 세트도 직접 디자인해서 만들고 이역시 마로다연 회원들에게 혜택을 준다 .
한마디로 마로다연은 차를 좋아하는 서람들의 공동체다.
스님과 원불교 교무님 성공회신부님도 정회원으로 있다. 대학교수 한국 차문화를 주도하는 원로 차인들도 함께 한다.
혜택을 받을려고 정회원 가입를 하기보다 내가 하는 일에 도움이 되고저 정회원 등록을 해주신 분들이 더 많다.
나에게 처음으로 차를 우려 주신 스님처럼 나도 청년들이 오면 내가 의뢰해서 만든 달항아리 다기세트를 선물한다.
어릴 때 브터 본대로 배운대로 행하고 내 영혼을 살 찌운다.
나도 모른다. 나에게 잎아로 주어진 남은시간을 어떻게 살아갈지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나 막연한 나를 꿈꾼다. 늘 차향과 함께 아름다운 맑고 향기로운 시간을 이웃과 함께하고 나누고 공유할것이라는것....
어제 밤 늦은 시간에 내가 만든 쯔유맛에 반했다는 어떤 분이 전화 걸려와 당신도 선물 받은것 처럼 고마운 분에게 보내 드리고 싶다고 주문을 했다.
내 인생에 행운으로 만났던 차 한잔의 인연이 43년동안 누렸던 차향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차향을 전하고 살아가는것이다.
당연히 좋은 차가 우선이지만 좋은 차를 즐겨 마시는 아름다운 심성을 가진 진정한 차인이 먼저야 한다.
삶은 장거리 마라톤 릴레이에서 다음 주자에게 넘겨 주는 바톤 같은 것이다.
오늘도 나를 위해 다음주자에게 넘겨줄 바톤을 들고 달린다.
앞산 풍경이 산수화다.
오늘부터 차실에 있는 오랫동안 묵은차를 나눔하기로 했다. 택배비 5000원+ 5000원= 만원 보내 주시면 그 가치를 능가하는 차들을 조금씩 보내 드립니다. 중국차 한국차 대용차 무조건 보내드립니다. 저에게 너무나 많은 차들이 쌓여 있습니다. 보내시고 주소와 성함 날려주세요. 대용차는 티백된 우엉 겨우살이 흰민들레 비트. 티백차는 티백봉지는 고구마 전분으로 만들어 환경을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