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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둘째 주말에 열린 21라운드 경기에서 1,2위팀이 모두 승리를 놓친 반면 3,4위팀은 나란히 승수를 추가하면서 선두권의 승점 차는 크게 좁혀졌다. 스토크 시티와 비긴 리버풀이 승점 1점을 추가해 1위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승점 46점), 2위 첼시가 제자리 걸음(42점)을 하는 사이 첼시를 꺾은 맨유가 3위로 도약(41점, 골득실 +22)하고 웨스트 브롬을 누른 아스톤 빌라(41점) 역시 4강 구도에 그대로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볼턴을 힘겹게 꺾은 아스널도 승점 38점으로 선두 리버풀과 불과 8점 차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상승세의 에버턴 역시 최근 5경기에서 4승 1무의 호성적을 거두며 승점 35점으로 따라 붙은 터여서 우승 경쟁에 아직 한 발 들이밀고 있는 상황이다. 우승은 물론이고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4위 자리 싸움 또한 매우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구도인 것이다.
EPL 우승 구도는 '시계(視界) 제로'
사실,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의 이러한 '접전'은 꽤 오랜만의 일이다. 그 동안 프리미어리그는 주로 상위 3개팀 간의 접전이 주를 이뤄왔다. 이른바 BIG4 팀들의 기세가 워낙 등등하다보니 우승 경쟁도 결국 그 나물에 그 밥인 채로 진행된 것이다.
지난 6년간 21라운드 현재 EPL TOP 4 순위를 비교하면 (표 참조) 올 시즌의 상위권 경쟁 구도가 얼마나 치열한 지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번의 시즌 동안, 21라운드 정도 진행되면 4위팀의 우승 도전 가능성은 사실상 극히 희박했다. 지난 다섯 시즌 21라운드 기록을 살펴보면 1~4위팀 간 승점 차가 10점 이내로 줄어들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1위팀의 승점은 대개 50점을 웃돌았고 4위팀이 승점 40점이 넘은 적도 전무하다. 반면, 올 시즌 1~4위의 승점 차는 단 5점에 불과하다. 한 두 경기의 결과에 따라 순위가 크게 뒤바뀔 수 있는 점수 차다. 1위 리버풀과 6위 에버턴(35점)의 승점 차는 지난 시즌 1~4위 승점 차와 똑 같은 11점이다. 최근 시즌 가운데 가장 격렬한 우승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BIG 4의 혼전과 중하위권 팀들의 반란
이러한 과거의 통계는 비좁은 승점 사이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재의 상위권 구도가 우승팀 예측을 어렵게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여서 흥미롭다. 최근 10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은 모두 21라운드 순위표에서 1위였거나 1위 팀과의 승점 차가 5점을 넘지 않는 팀 중에서 결정됐다. 즉, 21라운드 현재 1위와 승점 5점 안팎의 거리를 유지하는 팀이라면 누구든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01/02 시즌, 21라운드 현재 선두였던 리즈 유나이티드가 최종 순위 5위로 마감한 것을 제외하면 21라운드 1위 팀들은 3위권 밖을 벗어난 적이 없다.)
“우리도 있다” 5위 아스널과 6위 에버턴 (ⓒGettyImages/멀티비츠/스포탈코리아/나비뉴스) |
물론, 아무리 상위권 경쟁이 치열하다 하더라도 이른바 'BIG 4' 이외의 팀이 우승컵을 가져가는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는 EPL 뿐만이 아닌 여타 리그에서도 90년대 이후 줄곧 반복되는 현상인데 챔피언스 리그의 확장으로 상위팀에 자본과 우수 선수가 집중된 결과다. 하지만, EPL의 경우 사실상 '3강' 체제로 굳혀졌던 최근 리그 우승 경쟁을 리버풀이 주도하고 늘 4강 밖을 겉돌기만 했던 아스톤 빌라가 본격적으로 우승 경쟁에 가세한 것은 분명 의미있는 변화다. 특히 아스톤 빌라의 경우 BIG 4 팀들과는 달리 잉글랜드 토양에서 길러낸 선수들 위주로 짠 스쿼드에 잉글랜드 리그에서 공력을 쌓은 감독이 이끄는 팀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만하다. (지난 주말 WBA전에 출전한 선수들 중 아그본라허, 배리, 데이비스, A영, L영, 시드웰, 리오-코커, 밀너 등 무려 여덟 명이 잉글랜드 국적 선수였는데 이는 최근 EPL 경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즉, 아스톤 빌라의 선전은 '글로벌' 축구로 상위권을 점령하는 BIG 4 팀들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여러 모로 흥미진진해지는 EPL의 우승 경쟁은 챔피언스리그 16강전과 FA컵이 혼합되는 2~3월이 되어야 보다 확실하게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혹시라도 우승팀에 베팅할 생각이 있다면 조금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출처 : 네이버뉴스 - 축구전문가 서형욱
첫댓글 최근 6년간 빅4가 전부 4위안에 들어온적이 없군..21라운드까지..
맨유와 첼시가 6번, 리버풀과 아스날이 3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