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영, 가족 23-28, 딸이 오나 안 오나
“엄마, 밥 먹었어요? 엄마, 가요. 산책!”
“밥은 벌써 먹었지. 은영이랑 산책 가자고? 그래, 가자.”
문은영 씨는 서둘러 보행보조기를 챙겼다.
어머니 댁으로 출발했다.
딸이 산책 가자는 말에 벌써 나와계셨다.
운동화에 운동복 차림, 모자까지 완벽했다.
“오늘 생각보다 날이 쌀랑하다. 은영이도 옷 따시게 입었네.”
“엄마, 이쁘다. 엄마, 옷 이뻐요.”
거창 들녘을 바라보며 드라이브했다.
“나락이 누렇게 익었네. 이제 추수할 때가 다 됐다. 추석 쇠니까 고만 날이 쌀랑해지네. 은영이도 옷 따시게 입어라. 이럴 때 감기 걸린다. 알았제?”
“예. 엄마, 옷 입어요? 옷 입을까요?”
“그래. 감기 걸리만 병원에 다녀야 되니까 따뜻하게 입으라꼬.”
걷기 좋은 산책로 끝에 주차하고 길을 따라 걸었다.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가지만 앙상하다.
휑한 느낌이 들었지만 살랑이는 바람과 구름 한 점 없는 높고 푸른 하늘, 길가에 드문드문 핀 구절초와 코스모스가 완연한 가을을 선사한다.
“엄마가 앞에서 걸을 테니까 은영이는 부지런히 따라온나.”
“예. 에이, 엄마! 엄마!”
어머니 말씀에 대답하고도 앞서 걷는 어머니를 목놓아 부른다.
어머니 또한 앞서 걷고는 있지만, 딸이 오나 안 오나 연이어 뒤돌아본다.
벤치에 앉아 어머니가 준비한 간식으로 목을 축였다.
베지밀과 삶은 땅콩, 귤을 챙기셨다.
은영 씨는 땅콩 까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어머니가 손으로 살짝 눌러 껍질을 반쯤 벌려주면 은영 씨가 땅콩을 쏙 빼서 입으로 가져갔다.
“집에서 먹으면 이런 맛이 안 나는데 이런 데 나와서 같이 먹으니까 좋네. 아침에 한 주먹 삶았거든. 다음에 땅콩 나거든 또 삶아서 가져와야 되겠다. 은영이가 땅콩을 참 잘 먹네.”
“엄마, 맛있어요. 다음에 또 와요?”
“그래, 다음에 또 오자. 알았제?”
2023년 10월 5일 목요일, 김향
딸과 어머니, 가을에 소풍하듯 가까운 곳 다녀오시니 감사합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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