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을 먹고 성내천으로 향했습니다
아침부터 가을바람이 살랑거리며 유혹을 해 왔습니다
놀러나오라구...나와 보라구 귓가에 속삭이더군요
청아하고 드높은 가을하늘에는 새털 구름이 환상적이였습니다
그 가을의 유혹에 마음을 빼앗겨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습니다
다행하게도 성내천은 회사에서 가까이 있어 가을을 보려고 나갔답니다
성내천은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잘 만들어진 길고 둥근 연못에는 연꽃이 피어나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노랑.빨강.하얀.미색.갖가지 색들의 연꽃들이 자신들의 미모를(?) 자랑하고
꽃속에는 벌들이 분주하게 들락거리고 있더군요
나는 문득 연꽃의향기가 궁금했습니다..어떤 향기일까?
몸을 굽혀 연분홍꽃을 들여다 보니 벌이 날개짓을 하고 있어서
꽃송이를 잡고 이리저리 좀 흔들어대니까 벌이 날아가더군요
그때서야 나는 그 꽃가까이에 코를 대고 숨을 들려마셔보았습니다
무언가 알수없는 은은한 향기가 코끝을 가지럽히며 풍겨왔습니다
아............이게 바로 연꽃의 향기로구나...
님들도 혹 연꽃을 보시더든 그 향기를 맡아 보세요
그리고 둘러보니
무리지어 피어난 칸나꽃이 만발..
노랑꽃 붉은꽃이 진초록 넑은 잎사귀에 싸여 가을바람에 고운 춤을 추고 있었어요
마치 한국무용을 보는듯이 아름답고 시원하고 목이 긴 여인같기도 하고..
성내천 양쪽으로 길게 무리지어 피어나는 칸나꽃...정열의 여인같기도..
또한 길옆으로는 코스모스가 한들한들...나비들이 나풀나풀
진 자주빛 연분홍빛 하얀코스모스꽃이 어울려 나비들과 함게 가을 향연을 베풀더군요
가을 나비도 아름답더군요
길옆으로 잔잔하게 피어난 연보라 들국화꽃
몸체는 가늘어서인지 간들간들 흔들림이 무척이도 아름다웠답니다
이름을 알수없는 가을꽃들이 무수히 모여서 가을을 노래하고 있었어요
내 귀에는 그 노래소리들이 들려왔어요...마치 천상에 소리같은..
물속에서 크게 자란 청포풀대에는 마치 그옛날 아이스케키 크기만한
진한 갈색을 한것이 풀대마다 달려 있더군요..이 또한 아름다웠어요
물가에는 이름을 알수없는 파란 풀들이 물위에 동동 무리지어 떠있고
물은 잔잔하게 또는 세차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 물위로 참새떼가 이쪽에서 저쪽으로..저쪽에서 이쪽으로
떼를 지어 휘리릭 휘리릭 날아 다니더군요
더운 한낮에 가만히 있지 왜저리 바쁘게 날아 다니는지..그게 참새 팔잔가봐여...
비둘기도 질세라 물위를 괜히(?) 날아다니더군요..고고한 학이라 생각하고 보았습니다
새와 꽃과 풀과 물과 사람들이 어울려 풍요로운 가을을 수 놓아 가더군요
한땀...한땀...
나는 물속에 놓여진 돌다리도 건너보았어요
건너면서 돌을 세어 보기도 하고..한돌.두돌.세돌.네돌.....아홉돌.열돌..차돌 돌돌
파랗게 이끼가 낀 물속을 드려다 보니 그 물속에도 하늘이 있고 구름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고개를 들어보니 한낮 햇빛의 뜨거움에 양산을 쓰고 오가는 여인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다양한 색의 양산들로 해서 성내천은 더 아름다웠습니다
곳곳의 의자에는 삼삼오오 모여앉아 얘기도 하고 바둑고 두며
세월을 낚시하고 있었습니다
에구...돌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총총 걸음으로 회사로 향했습니다
오랫만에 가을날 한낮의 여유로움을 가져 보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였지만 내게는 너무도 소중하고 마음에 평온함을 준
귀한 시간이였습니다
지금도 눈에 아른거립니다
가을바람에 춤을추며 노래부르던 꽃들과 새와 물소리..새털구름
가을은 유혹의 계절 같기도 합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무작정 그냥 한없이 걸어보고 싶은 가을
지금 이시간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가을비가 내립니다
가을비가....
첫댓글 잠시의 여가를 이용하셔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시는 여유로움이 무척 부럽기만 합니다.
잠시라도 쨤을 내어 가을을 즐겨보세요..먼곳이 아닌 가까운곳에서...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