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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여름 휴가겸 애들도 방학이 끝나가고해서 시골집에 맞겨놓고 강원도 여행을 갔다왔습니다
원래 목표지점은 대충 이랬는데...
태풍때문에 뭐 계획이고 뭐고 일기예보봐가며 피난다니듯 쫓겨 다니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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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그러니까 볼라벤 올라오기 전날 저녁에 포항으로 출발~~
무안에서 6시쯤에 출발해서 중간에 밥도먹고 장흥에 들렸다가 포항에 도착하니 새벽 한시반 5시간정도 걸렸습니다
다음날 아침엔 포항 오어사에 들렸습니다
뭔 뜬금없는 들어본적도 없는 절에 왜가냐 하시겠지만 저기가 제20살 훈련소에 행군코스중 한곳이었죠
가다가 너무배고픈채로 저지점을 건너며
내가 나중에 장가가면 꼭 다시온다 와서 삼겹살을 보란듯이 궈먹으리라 했던곳입니다
그래서 17년이 지나서도 안잊혀진 저 오어사를 찾았습니다
물집 잡히며 걷던 그길을 내가 좋아하는 바이크타고 와이프와 질주하는 그 기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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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포항인데 호미곳에 한번 들려 인증은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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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때까지는 날이 좋았습니다 대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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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국도도 탔지만 되도록이면 해안도로를 주로타고 가니 역시나 시간이 꽤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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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에 왔는데 그래도 먹고는 가야할거 같아 죽변항에 들려 게를 시켰습니다
젠장 알아서 잘라먹고 먹기가 귀찮습니다 귀찮음 안먹는 저인데....먹어야죠 뭐...
밥먹고 해신당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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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 어쩌고해서 얼마나 야시시하길래...그런데로 리얼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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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도로인가?암튼 좋다해서 지나왔는데 날만 좋음 괜찮을꺼 같던데 정신없이 오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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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점점 강해지니 천천히 가는게 더 출렁여서 스로틀을 감아뎁니다만...
gs가 다 좋은데 이렇게 좋은길에선 딱 50키로정도만 더 나가주면 더없이 좋으련만 욕심이 과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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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 썬크루즈에서 잘려고왔는데 이강한 바람에 야외주차장에 세울걸 생각하니 안되겠다 싶어 경포대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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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지하 주차장이 있는 모텔을 발견하고 볼라덴이 온다니 뭐 주차장에 하루를 짱박아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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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먹어도 코로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태풍에 진행경로랑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나 생각만 듭니다
시골집 맞겨논 아이들은 괜찮은지...시골 농작물은 괜찮은지...주인없는 우리가게 간판이 날라가서 다른사람 피해주는건 아닌지...
머리가 아픕니다
오기전에도 그런 생각들로 와야하나 포기해야하나 생각을 한참했죠
답은 태풍와서 날라간들 내가 어떻게 할수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가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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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에 바람~~
바이크타고 놀러와서 하루꼬박 주행안해본게 이번이 처음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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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왠종일 안타니 그래도 여유는 있어 좋더군요 잠도 푹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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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라덴이 지나간 다음날 아침...
예상데로 해가 떳습니다 일기예보보다가 2시반에 자서 4시반에 기상 ...그만큼 민감했나봐요 ㅠㅠ
몇년만에 일출을 보고 고성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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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가는길에 들른 하조대 새벽이라 철책이 안열려서 가려는데 여기서도 저를 반갑게 맞아주는 님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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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을놈에 말벌...2주전에도 지리산에서 말벌에 쏘여 가족데로 쉬는날 죽쒔는데 여기서도 제 머리에 한방 놔줄려고 기다리네요
사전에 못봤음 아마 한쪽눈이 밤탱이가 됐을듯하네요
참고로 제주여행가서 120키로로 주행하다가 헬멧속에 들어온 말벌에 쏘여 입돌아간적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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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가는길에 고가도로에서 몇번 바람에 날라갈려고하다가 포기를했습니다 젠장...
또 나무가지들이 길에 널려있어 갈수가없더군요
그때부터 7번타고 내려가는게 나을까 대관령넘어 내륙으로 들어갈까를 고심합니다
코스를 다 수정하고 그래도 한곳이라도 가보고 싶어 양떼목장으로 갑니다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나봐요ㅠㅠㅠ 그냥 7번타고 내려갈껄...
바람이 사람 숨을 못쉬게 불어데고 머리속에선 용달을 불러야하나 생각만 가득합니다
이 상황이 예전 지리산서 한손으로 카메라들고 자빠링하다가 카메라를 놓고 자빠지자니 카메라라 아작날판이고
그런다고 카메라 살린다고 바이크를 내동댕이쳐도 어차피 견적이 200이겠구나 하며 갈등하던 그때와 흡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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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도 나를 미친놈으로 보는것만 같습니다
투어중에 이렇게 많은 시선을 한몸에 받긴 첨인듯...
태풍부는데 타고 다니니 그럴만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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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정선에 오니 날씨가 좋아지더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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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가 문득 들른 한반도 지형 선암마을 경치도 좋고 비슷한 지형이긴 합니다만...걸어가기가 더워서 그런지 죽갔더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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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충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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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팔경중에 두개가 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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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내려오다가 덴빈이 역시나 빗줄기를 뿌려데더군요 무주에서부터 담양까지 비졸딱 맞고 앵꼬날뻔해서 벌벌하고...
연료통 큰거믿고 까불다가 뭐 될뻔했네요
무주에서 담양까지 비많이 온다했는데 다음날 태풍지나가면 시골에 벼 세울려고 달려가는길에 맞은 폭풍은
바지에 오줌 지릴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어떻하나요 자빠진 벼가 금방 썩을게 뻔하니 열심히 달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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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무안국제공항)에 오니 날이 좋아지네요
마라톤을 완주한 기분?어쩌면 무사히 돌아온 기분으로 마지막 사진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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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날에 1600키로는 아무것도 아닌데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갈등속에 달리는 그길은 참 멀더라구요
그래도 이번만은 이거저거 따지다 늘 포기한게 너무 많았던 제 인생에 한번쯤은 객기처럼
아무생각없이 밀어부쳐보고 싶어서... 태풍이 오던 말던 달렸던거 같습니다
태풍이 지나간뒤 시골벼를 3일간 세우고 돌아와 삭신은 쑤시지만 이번 사진을 보고있으니
모처럼 철없던 20살에 무전여행을 떠나 다녀온듯
기분만은 세상을 무슨일이던 헤쳐나갈것 같은 자신감이 오랜만에 들어 좋습니다 ㅎㅎ
첫댓글 아직까지 열정이 대단하네...우린. 못해..늙었나봐
저도 이젠 쉽지가 않네요ㅠㅠ
사진보니 새록새록 기억이나네 ㅎㅎ 70넘어 늙으면 이런 추억도 있었다고 하겠지 ㅋㅋ
코스가 거의 신혼여행 수준이네요 ^^
좋은 추억 되신거 같네요~
언젠가 나이들어 할 일 없을때 사진을 놓고 다시 한번 가보까??? 하면서 의지를 불태울 수 있을거 같습니다 ㅎㅎㅎ
네 그럴거 같아요 ㅎㅎ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읍니다...
읽다보니 나도 덩달아 따라갔다온 기분입니다..
내년엔 서해안쪽으로 계획하시겠지요?
한번은 고성에서 의정부로 철책선따라 가보고 싶고 나중에는 바이크 가지고 백령도 들어가볼려구요
나도 천리행군했던 경기도에서 강원도까지 한번 돌아보고싶네요~~~ 군대 제대할때 꼭 와보리라 생각햇는데 지금껏 실행을 못해봤답니다...
한번 가보세요 기분이 찡하기도하고 다시 그때 기억들이 새록새록...
바이크가 최첨단이다.
멋지다 멋진놈 열정이 있어서 더멋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