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호스를 설치했다.
물이 골고루 가지 않는다.
다시 거둘까 잠시 망설였다.
그런데 물을 틀어놓고 거닐어보니 무척 시원했다.
여름 피서용으로 놔두기로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1B8B434DE889361C)
<하우스 중앙 위에 설치한 분수호스. 내압호스에 스프링쿨러를 1.8미터 단위로 꽂음>
액비제조통.
물을 자작자작할 정도로 부었어야 했다. 지금이라도 해야 한다.
<드릴로 뚫어 수도꼭지 설치. 자갈을 넣고 여러 풀들을 설탕 및 쌀겨와 혼합한 후 돌로 눌렀다>
토마토 지지대로 철사를 사용해 보았다. 탱탱하게 만들기가 힘들다.
일찍 했어야 하는데 토마토가 많이 자란 후에 하느라 3개를 부러뜨렸다.
부러진 놈은 그래도 살아서, 아픈 나를 위로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633A3F4DE8882922)
<피복철사로 지지대 설치. 토마토 사이에 파가 보인다)
감자와 파를 혼작해보았다. 파가 잘 자라서 일부는 뽑아 썼다.
감자는 파뿌리 밑에서 잘 자라고 있을까?
![](https://t1.daumcdn.net/cfile/cafe/20653B3F4DE888241B)
<감자와 파. 뿌리 깊이가 다르고 궁합이 꽤 잘 맞는 듯.>
고추가 제대로 자라질 못했다.
고추 사이에 자란 열무가 맛있다고 심었더니 열무가 고추를 덮어버렸다.
열무를 모두 수확하고 일부는 집에서 김치를 담았다.
옆지기는 김치 맛을 보면서 묵묵부답이다.
<열무를 뽑아낸 고추밭. 고수와 잎깨는 자라게 놔두었다>
누가 목화씨를 주길래 심었다.
“솜으로 뭐하게?” 옆지기가 묻는다.
“애들 솜이불이나 만들까?”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621C3F4DE8882624)
<200여개의 목화씨를 심음. 한랭사로 멀칭을 해보았다>
참취사진이 있는 취나물을 심었는데 모양이 단풍취 같았다.
단풍취도 씨를 파나? 이건 맛도 별로 없는데...
옆지기가 그런다.
“단풍취 같다고? 그럴 수도 있나? 그, 귀한 씨이네.”
이번엔 내가 어이가 없어 픽 웃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65EC3F4DE8882819)
<처음엔 정말 단풍취 같았다. 그 이후엔 참취 모양이 나왔다>
밭을 너무 넓혔다.
혼자서는 풀매기가 감당이 잘되지 않는다.
6월부터는 더더욱 그렇겠지.
나를 대신해서 밭을 갈아주는 풀뿌리들.
어쩌면 이들이 내 작물을 대신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나는 많은 위로를 받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6C253F4DE888250D)
<고수밭. 다른 풀들과 같이 자라고 있다>
첫댓글 살아있는 농장일기네요
그런데 김치까지 직접,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