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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8회 :: 사랑은 전화를 타고 】방송일: 2005.01.17.
극본 : 박 해 영
씬1/ 방송국 + 몽타주 (N) - ENG
#신호에 걸려 있는 자동차 안.
라디오를 켜는 손. 잔잔한 음악이 나온다.
#그 음악이 도시에 잔잔하게 깔리며
미자 (F)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제일 기다리는 소리는... 아마도...
SE) 전화벨 소리
미자 (F) 이 소리가 아닐까요? 혹시 그 사람한테 전화가 오지는 않을까...
#핸드폰을 손에 쥐고 바라보는 사람...사람들...
미자 (F) 머리를 감다가도, 드라이를 하다가도 혹시 전화벨이 울리지는 않았나... 드라이를 껐다 켰다...
#다시 도시 외경 조금 한참 갔다가
미자 (F) ... 기다리는 전화가 없다고요?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고요? 그럼 아파 보세요. 당신이 아플 때 생각지도
않았던 사람이 괜찮냐고 전화를 걸어오면,
#부스 안
미자 그 사람, 오랫동안 당신을 좋아하고 있었던 거에요. (밖 보며, 정말 궁금한) 정말로 그래요? (하다가 흡!)
현우, 얼른 음악 내보내라고 손짓한다.
현우, 미자를 노려보면
미자 기죽었다가 조용히 대본을 다시 본다.
정말이야? 싶은 표정으로 진지하게 보는데
씬2/ 미자방 (N)
라디오에선 그 음악이 이어 흐르고 있고,
누워듣다가 천천히 일어나 앉는 미자.
미자 한번... 아파봐? (하는 모습에서)
타이틀 : 사랑은 전화를 타고
씬3/ 방송국 / 화장실 / 부스 앞 (D)
#미자, 화장실 개인구역에 앉아
자신의 얼굴을 찰싹찰싹 때리는 컷 짧게.
#부스앞. 벌겋게 상기돼 다 죽어가는
미자의 얼굴로 넘어온다. 주변에 성우
기술자 피디 등 사람들 꽤 많이 있는데,
미자의 맥못추고 사경을 해매는 듯한 액션에
다들 걱정스레 달라붙어서는
민지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감기에요?
하며 이마를 만져보는데
미자, 그 손을 볼로 옮겨주고
민지 히익! 열나는 거 봐. 병원은 갔다왔어요?
미자 (힘들게 도리도리)
영진 뭐하러 나왔냐, 그렇게 아픈대. 얼른 집에 가.
민지 집엔 갈 수 있겠어요? (사람들에게) 데려다 줘야 되는 거 아냐?
미자 아냐아냐. 아녜요.
다들, 미자 옆에 붙어 걱정하는데,
현우, 티는 못내고 걱정스레 보기만.
씬4/ 방송국 / 화장실 (D)
개인구역에 앉아있는 미자.
고개를 모로 떨구고 음흉한 미소짓다가
깔깔깔 넘어가려고 하는데, 문 확 열리며
지영 야! 괜찮아?
미자 (기겁하며 팔팔하게) 아 깜짝이야 씨이!
지영 뭐..야? 다 죽어간다드니.
그와 동시에 사람들 들어오자,
미자, 지영을 안으로 확 끌어들이고 문 닫는.
미자 (쉿!)
지영 (작게) 왜애?
미자 (작게) 잡아낼라구 덫 논 거야.
지영 (작게) 뭘 잡아내?
미자 (지영에게 귓속말)
지영 차...
미자 나 아프다고 누구한테 들었어? 사람들 다 알어?
지영 수위아저씨까지 알더라.
미자 (성공이다 싶지만) 그래도 아직 모르는 놈 있을지 모르니까 구석구석 소문 좀 내줘. 응?
지영 (어이없는 표정)
씬5/ 헬쓰장 (D) - ENG
프론트 앞. 운동복 입은 사람들 왔다갔다하고,
운동하러 오는 사람, 가는 사람들로 붐비는데,
미자, 프로튼 잡고 거의 쓰러질 듯.
미자 (주변 반응 살피며) 쟤가 아파서요... 당분간 못 나올 것 같애서... 회원권 정지해놓으려고...
직원 성함이요?
미자 최미자... 아.. 너무 아파서... 전화번호는... (사람들 들으라는 듯) 공일사에... 일일구륙에...
씬6/ 거리 일각 (D) - ENG
윤아와 지영, 멋지게 차려입고 걷는
윤아 (기가 막힌) 그래서 아픈 척 하는 거야? 차. 하여튼 최미자 너무 순진하니까~ 그래서 남자가 올려나 모르겠다.
지영 넌 만난다는 남자랑 어떻게 됐어?
윤아 얼굴은 그럭저럭 생겨서, 돈은 좀 있고, 착하긴 한데,
지영 전~혀 안 땡긴다?
윤아 더 깨는 건, 만난지 이틀만에 결혼하자는 거. 전화로 끝낼까 하다가 소개시켜준 사람 얼굴도 있고 해서 이따
만나서 쫑낼라고.
하다가 옆의 쇼윈도를 보곤 동시에 히익!
최고급 하이힐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유리창에 바짝 붙어 허리숙여 구두를 보며
윤아 (감격스런) 세상에... 너무 이뻐...
지영 (가격표 보며) 일,십,백,천,만,십만,백~ 히익~
씬7/ 구두 ? (D) - ENG
넓고 세련된 일류 구두 ?.
윤아, 몸서리 쳐지게 갖고 싶은데, 너무 비싸다.
그렇게 감탄하며 구두를 보는데,
정식(‘마지막 남자’편의 상대 남자 같은)이가 눈에 띈다.
정식을 보자 약간 김이 새는데,
잉? 점원들이 정식한테 굽신거리며 사장님이라고 하네.
지영 (정신없이 구두 보다가, 윤아의 시선 따라가보곤) 사장인 거 같은데... 알어?
윤아 (멍한) 만난지 이틀만에 결혼하자고 했던 남자.
지영 (히익) 니가 오늘 찰 남자?
정식 (윤아를 보곤) 어? 윤아씨. 그렇잖아도 지금 윤아씨 만나러 갈라고 했는데... 이왕 이렇게 오신 거 (진열대
가리키며) 골라보세요. 선물이에요.
띠리리~ 눈 커지는 윤아와 지영.
순간 화면이 보석처럼 반짝이며,
윤아와 구두들이 공중에 붕 떠오른다.
(배경은 그대로! 윤아, 구두들 스틸샷이 붕 뜬다)
윤아, 행복한 표정으로 아래를 보면,
정식이 히죽 웃고 있다. 김새는 듯 뚝 떨어지는 윤아. 그래도...
#윤아와 지영, 엉덩이 빼고 입에 손대고는
찍어뒀던 구두를 보며 좋아서 진저리를 쳐대다가,
정식을 보자 확 깨고. 다시 구두를 보면 오오오~
씬8/ 옥상 혹은 언덕 (N) - ENG
미자, 옥상 난간 같은 데에 올라앉아
발 까딱이며 뿌듯하게 동네를 내려다본다.
동네전경에 하나의 전화벨이 울린다.
남녀 (F) 여보세요. / 야 미자 아프대. / 어디 가? / 몰라 / 많이 아프대? / 그런 거 같애.
다양한 전화벨이 섞여 울리면서
여러 남녀의 목소리가 빠르게 섞인다.
남녀들 (F) 미자 아프대며? / 어디가 아픈 거야? / 최미자씨 아프다면서요? / 녹음도 못했대요. / 어디가 얼마나
아픈 거야? / 미자 아프대. / 최미자씨 아프대요. / 미자 아프대요...
빠르게 소문이 퍼지는 느낌으로
벨소리와 사람들 목소리 겹치면서
막판에 볼륨 최고조에 달했다가 소리 아웃 되면,
미자 (동네를 바라보며 양손으로 마술을 걸 듯) 걸어라~ 걸어라~ 날 좋아하는 놈~ 걸어라~ 걸어라~ (장난스러우면서
음흉한 미소)
씬9/ 방송국 / 부스 밖 (N)
미자와는 상반되게 진지한 현우의 얼굴.
미자가 걱정돼 전화를 들었다 놨다...
반복하는데 그때 전화가 오자 얼른
현우 여보세요? (실망) 예... 그날 이중편성이에요.
씬10/ 원룸 (N)
#주방. 빠 위에 구두를 얹어놓고
좋아라 넋놓고 보는 윤아와 지영.
윤아 어떻게 만들길래 이렇게 이쁠까?
지영 어떻게 만들길래 내 월급보다 비쌀까? (만지작)
윤아 (톡 치는) 얼룩 생겨.
지영 (샐쭉) 갈등되겠다? 남잔 별룬데 구두는 탐나고.
윤아 (좋아라하다가, 그 말에 깬다) 흐응...
지영 그냥 눈 딱 감고 사겨버려. 누가 알어? 만나다 보면 정들지? (슬쩍) 그리고... 나중에 그 사람이랑 결혼하면
나 그 집 구두 하나만, 응?
윤아 (구두를 챙겨들고 홱 일어나면)
지영 디~게 비싸게 구네.
#룸. 윤아, 구두를 들고 앉아있다.
윤아 평생 비싼 구두를 신기 위해 남자를 잡을 것이냐, 과감히 구두를 포기할 것이냐! (모로 쓰러지며) 아응~~
씬/ 집 외경 (N)
씬11/ 부록방 (N)
카메라, 위에서 틸다운해서 내려오면,
부록, 땀을 뻘뻘 흘리며 자고 있다.
꿈꾸는 듯한 부록의 얼굴로 들어가면,
소리와 그림들이 뭉개져서 몽환적인 분위기 흐른다.
눈감은 부록의 시선에서 보이는 우현.
우현, 떡하니 서서 부록을 무섭게 내려본다.
부록, 옴짝달싹 할 수 없는데 분위기가 섬뜩하다.
우현, 돌아서 나가는 듯 하다가 문 앞에서 음흉하게 웃으며 돌아본다.
왠지 우현이 자신을 해할 것 같은 분위기다.
아니나 다를까! 우현, 슬그머니 다가오더니
부록을 힘껏 걷어찬다.
허억! 놀라깨는 부록. 땀이 범벅이다.
몸을 만져본다. 꿈이다. 휴... 안심이다.
고개돌려 우현보는데 우현 눈 뜨고 자고 있다.
깜짝 놀라는 부록
부록 불길하게 생겨갖고... 꿈도 불길하게...
씬/ 집 외경 (D)
씬12/ 주방 (D)
부록, 밥은 뜨는둥 마는 둥
뒤돌아 일하는 우현을 노려보고 있다.
부록 (E) 왜 그런 꿈을 꿨을까? 절대 나한테 발길질 할 놈은 아닌데...?
부록 자네...
우현 네?
부록 요즘 나한테 뭐 서운한 거 있나?
우현 (환한 웃음) 아뇨. 왜요?
부록 (E) 나한텐 아무 감정 없다는 저 백치같은 웃음. 그렇다면... (하다가 고개 젓는) 다년간 내 꿈의
신통력으로 봐선, 이건 필시 뭔가 암시하는 건데... (우현 보며) 워낙에 애매하게 생긴 얼굴이라 속내를 알 수가 없단
말야.
씬13/ 미자방 (D)
미자, 이불 뒤집어쓰고 자는데,
영옥, 일어나라고 재촉이다.
영옥 (이불 제끼며) 아 밥 먹고 얼른 출근해야지.
미자 (이불 덮으며, 짜증) 아 오늘 안 가.
영옥 아 왜 안가? (하다가 철렁) 짤..렸냐?
미자 아 아냐.
영옥 (안심하고 버럭) 아니면 왜 안 가?
미자 (짜증) 아 그냥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래.
영옥 (열나나 만져보곤, 열 없으니까) 죽게 생긴 거 아니면 일어나. 남의 돈 받는 사람은 함부러 아파도 안되는
법이야. 돈 아깝단 생각 안 들게 돈 값 제대로 하고 살아. 나가. (이불 제끼는데)
미자 아 안 나가도 된다니까.
영옥 할미말 들어. 어른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먹는다 그랬어.
미자 (꽥) 자다 떡 먹으면 체해.
영옥 에으. 갈수록 입만 영글어서 이거.
씬14/ 부록방 (D)
부록, 꿈에 대한 미련을 떨친 듯
개운한 표정으로 양말 신으며
부록 개꿈이야. 내가 처남을 알지. 30년 넘게 데리고 있으면서...
하다가 멈칫하는 표정에서 플래쉬 컷
<INS:우현을 수없이 매치고 내동댕이치던 부록>
부록 (심각) 그러네. 그 놈이 벼르고 있는 거네. 참 나. (다시 양말 신으며 괘씸한 듯) 싹을 확 죽여놔야지.
어디 매형한테... (스스로 대견한) 그러게 내 꿈은 못 속여.
씬15/ 마당 (D)
부록, 출근차림을 하고 나오다가 보면,
우현, 부록의 외투를 걸어놓고 막대기로 때려 털고 있다.
마치 부록을 때려잡는 것 같다.
부록이 쿠궁!! 놀라는 효과음(SE).
우현 이제 나가세요? 추운데 단단히 입고,
하는데 부록, 막대기를 뺏어서
우현을 잡으려 한다.
우현 (기겁하며 피하며) 왜 왜 이러세요?
부록 (잡으려 들며) 어디 매형 옷을 패고 말야. 날 패고 싶다 이거야? (헤드록 건다) 어? 날 패고 싶다 이거야?
부록, 우현을 내동댕이치는데,
완전히 나자빠지는 우현.
우현 (울먹) 그냥... 옷 턴건데...
부록 쓰으. (옷 가리키며) 고이고이 다뤄! (칠 듯) 어디 매형한테! (간다)
우현, 울먹이며 부록의 옷을 고이고이 터는.
씬/ 도시 외경 (D)
씬16/ 카페 (D) - ENG
윤아, 다부진 표정으로 앉아있다.
윤아 그래. 일주일만 만나보자. 만나다 보면 괜찮은 남자일 수도 있는 거고. (기합 넣듯) 아자아자 구두! 구두!
하며 미소 띈 얼굴로 남자를 기다리는데,
정식 (OFF) 일찍 오셨네요?
윤아, 웃으며 돌아보다가
정식을 보자마자 바로 표정 굳는.
#윤아와 정식, 마주 앉아있는데,
정식, 엄마가 어쩌구 저쩌구 떠드는데,
윤아 (고개 숙이고, E) 그래. 죽어라 만나다 보면 정은 붙어. 남녀 사이에 정만한 것도 없지. (다시 기합)
아자아자 구두! 구두!
다시 미소띄며 고개 들고 정식을 보면,
푸쉬시시... 바람 빠지는 소리.
윤아 (포기, E) 그래. 이건 아니다. (결심한 듯, ON) 저기요. 이런 말씀드리기 정말 죄송한데요,
정식 (한쪽 보며 손들고) 어, 엄마 여기!
그쪽 보면 쳐다보면
잘 차려입은 중년 여자 다가온다.
윤아 (놀라는, E) 저 여자는! 강구자 부띠끄!
씬17/ 부띠끄 (D) - ENG
#넓고 세련된 일류 부띠끄에
진열된 옷 옆을 또각또각 걸어오는
엄마 윤아 정식.
엄마 우리 정식이가 그 동안 만났던 여자 중에 (윤아 슬쩍 보고) 스타일이 젤 맘에 드는구나. 골라봐...
하면서 프레임 아웃되면 윤아만 남는다.
골라봐라는 말에 떠덩! 눈이 돌아간다.
윤아 (감격, E) 골.라.봐...
#윤아, 멋진 옷을 둘러보는 모습들에
윤아 (E) 시장통에서 ‘골라골라 한 장에 단돈 만원 골라’...하는! 그 골라가 아니다. 여자를 명품샵에 데려다
놓고 ‘골라’하는 건, 신의 목소리보다 더 달콤한 여자를 구원해주는 소리다.
#패션 잡지에 나올 법한 그림으로
윤아, 각양각색의 멋진 옷을 입고는
의자에 앉기도 하고 여러 포즈를 취해본다.
옷에 어울리는 구두들고 발아래 즐비하고.
윤아 (E) 점원들 눈치안 보고, 몰래 가격표 안 보고, 맘껏 옷을 입어볼 수 있는 이 행복! 이 구두 이 옷, 아~
다 갖고 싶어. (하다가 자신을 보고 웃고 있는 정식을 보자, 풀 꺽이는) 저 남잔 갖고 싶지 않은데...
윤아, 다시 옷을 보고 행복해하다가
정식을 보면... 풀죽는.
씬/ 방송국 외경 (D)
씬18/ 미자방 + 방송국 / 부스 앞 (D)
#미자방. 핸드포을 들고 심드렁하니 기다리는.
#방송국. 현우, 여전히 핸드폰을 들었다놨다 하다가
여자들의 깔깔거리는 소리에, 혹시 미자?
하는 마음에 돌아보면, 지영과 민지다.
현우, 실망하고... 민지, 회의실로 들어가고
지영, 기기 앞에 앉아 대본 정리하는데
현우 (슬쩍) 저기요...
지영 (해맑게) 예?
현우 최미자씨... 많이 아프대요?
지영 (약간 당황) ... 예. (딴 데 보며 일하는 척)
현우는 자신의 감정이 티나지 않게 하면서
정말 미자가 궁금하기 때문에 물어보는건데
지영은 거짓말을 추궁당하는 거 같아 찔린다.
현우 어디가... 어떻게 아픈 건데요?
지영 뭐 감기몸살에 고열에 설사에 복통에 뭐...
현우 (헉! 그렇게까지) 병명이... 뭐래요?
지영 아,안물어 봤는데요.
현우 병원에선 뭐라 그런데요?
지영 뭐라그랬다더라...? 무슨 병이라 그랬는데...
현우 어느 병원이에요?
지영 (그 말에 바로 쳐다보며) 한번만! 한번만 눈감아주세요.
현우 ??
지영 일하기 싫어서 꾀병부린 게 아니구요, 그거 있잖아요. 아플 때 전화 오는 남자, 날 좋아하는 남자다.
(꾸물꾸물) 누구한테 전화 오나 볼라구...
현우 (황당한 표정)
씬19/ 미자방 (D)
#미자, 뒹굴뒹굴하다가 핸드폰 울리자,
벌떡 일어나 앉는. 그러다 벌떡 일어서서
미자 (‘떴다 그녀’ 노래) 왔어! 왔어! 보고 싶었어! 안고 싶었어! (하다가 얼른 아픈 척) 여보세요~
여자 (F) 안녕하세요. 티니 편성실장인데요,
미자 (여자다 김샌다)
여자 (F) 몸이 안 좋으시다고요. 그래서 울라맨 역은 다른 분 섭외했어요. 녹음을 미룰 수가 없어서요.
미자 (띵~ 이런)
#미자 기대에 차 전화받는 모습에
미자 여보세요?
여자 (F) 너 아프대매? 야 우리 같은 싱글들은 자기가 알아서 몸 챙겨줘야지~
#미자, 따분하게 전화받는 모습에
여자 (F) 그니까 보험을 들어놔야 되는 거야. 언제 아플 줄 아냐구~ 내가 싼 걸로 소개해주께 들어.
#미자, 더 따분한 모습에
여자 (F) 우리 애도 감기 걸리기 전에 주사 맞아야되는데 안맞는다구 떼써서 큰일이야. 우리 애 짱구엄마라면 껌뻑
죽는데, 니가 짱구엄마 목소리로...
미자 (짱구엄마 목소리류) 주사 안 맞으면 아줌마가 때찌해주꺼야. 때찌때찌때찌. (흑! 비참하다)
#미자, 실의에 빠져 옆으로 풀썩 쓰러진다.
미자 (E) 전부 여자다. 남잔 하나도 없다. 하... 진짜 아플라고 한다.
씬/ 원룸 외경 (N)
씬20/ 원룸 (N)
침대 위에 멋진 옷들과 구두가 가득하고,
윤아 그 옆에 널부러져 앓는 소리내는데,
지영, 옷과 구두를 보며 넘어간다.
지영 (흥분해서) 뭐가 고민이야 도대체 응? 여자들이 왜 돈 많은 남자 잡을라고 안달이냐고. 입고 싶은 맘껏 옷
입고, 신고 싶은 구두 맘껏 신을라고 돈 많은 남자 찾는 거 아냐?
윤아 (누워서) 그지...
지영 야야! 인물 땡기는 거 그거, 얼마 못 간다며? 돈이 땡기면 끝이라며? 요즘엔 돈이 인격이래요.
윤아 (그 말에 일어나 앉는)
지영 너 그 남자 놓치면 평~생 후회해. 이 옷을 봐. 이 구두를 봐. 이걸 평생 니 맘대로 입고 신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건데. 가! 당장 가!
윤아 너라면 그 남자한테 갈꺼야?
지영 ......... (단호히) 넌 가! 넌 가도 돼!
윤아 (열받은) 나가면? 내 덕에 꽁짜 옷 얻어 입을라고?
지영 ......... (단호히) 친구 덕 좀 보자는 게, 그게 뭐? 그게 그렇게 나빠?
윤아 아흥... (엎어져 우는 소리)
씬/ 방송국 외경 (D)
씬21/ 방송국 (D)
#현우와 성우들, 대본 보며 있는데
영진 미자 어떻대냐? 좀 괜찮아졌대?
동균 몰라요.
영진 얌마 너는 선배가 그렇게 아픈걸 보고도 여태 전화 한통화 안했냐? 전화 좀 해줘라 임마!
동균, 궁시렁대며 전화기 드는데,
피식 웃던 현우, 순간 표정 굳으며
지영 (E) 아플 때 전화 오는 남자가 자길 좋아하는 남자라구, 누구한테 전화 오나 볼라구 그런 거래요.
현우 (순간 핸드폰 뺏어 접으며) 하지 마요. 아픈데 전화 오면 귀찮기만 하죠. (일어나며) 5분 후에 녹음
들어갑니다. (나가는)
#부스 밖. 현우, 핸드폰을 들고 고민.
결심한 듯 핸드폰을 누르는데, 액정에 최미자 뜨자
바로 접고 만다. 아... 걸까말까...
씬22/ 미자방 (D)
비디오 혼자 돌아가고 있고,
미자, 모로 누워 핸드폰 툭툭 쳐대며
미자 울어봐! 울어봐! 다 울었냐? 그거 울고 끝이냐?
열받아 핸드폰 막 때리고 치고 하다가
침대 옆으로 굴러 떨어져 사라지고.
잠시 후, 천천히 일어나며 나타나는.
미자 (갸웃) 아니, 김정민, 김정민은 한 통화 정돈 해줘야 되는 거 아냐? 아니 친구가 아프다는데? 이거 친군지
아닌지두 다 가려지는 구만. 아으~~ (대짜로 뻗어버리는)
씬23/ 건물 일각 (D) - ENG
동직과 정민, 건물에서 걸어오는데
정민, 가방에 서류 넣으며 정신없는데,
정민 (놀라) 뭐? 미자씨가 아파?
동직 출근도 못하는 거 보니까 많이 아픈거 같던데?
정민 죽~~~여버려. 그걸 이제 말하면 어떡해?
동직 (황당) 꼭 말해야 되는 거였냐?
정민 아 나 진짜. (전화 걸라고 하는데)
남자 (OFF) 김변호사!
보면 중년 남자1과 2, 서 있다.
정민 아 예. (급하게 그쪽으로 가며) 아 나 진짜...
동직 (황당한 표정 후) 야! 먼저 가서 기다린다?
씬24/ 주방 (D)
우현, 당근 썰고 있는데,
부록, 괜히 들어와 우현 살피며
부록 (눈빛 무섭게 뜨며 으르는) 조심해. 내가 다 알어. 내가 자네 속에 들어갔다왔어.
우현 (조심스레 써는)
부록 (당근을 씹으며) 나 아직 팔팔하다. 응. (아작 끊으며) 팔팔해. (나가며) 누구한테 감히 개길라고...
씬25/ 거실 (D)
부록, 신문 보는데,
우현, 현관에서 부록의 구두를 닦고 있다.
부록, 으흠!하며 신문을 펼쳐들다가 보면,
우현, 구두에 침을 퉤! 뱉는다.
부록 (떠덩) 그래도 저 놈이!
우현, 부록의 눈치가 보여서 돌아보는데
어떻게 보면 ‘어쩔래 침 뱉었다’로 보인다.
다다다 달려가 우현을 때리는 부록.
부록 (때리며) 어따 감히 침을! 나한테 뱉고 싶다 이거야? 응?
우현 (막으며) 구두가 드러워서.
부록 (때리며) 내가 나일 먹었어도 임마 아직 너보단 팔팔해 임마. 어디 감히 매형을 만만히 보고. 너 나한테 해꼬지
할라그러지? 응? 어디 한번 해봐라, 나도 만만치 않다 이거야 임마. 내가 오늘 확실히 니 싹을 죽여주지. 어디 감히
매형한테~
영숙, 걷은 빨래를 들고
두 사람을 지나쳐 방으로 들어간다.
씬26/ 할머니방 (D)
부록이 우현을 잡는 소리 오프로 들리고
영옥(걸레질하고)과 혜옥(TV보고) 있는데,
영숙, 빨래 들고 들어와
영숙 (바닥에 놓으며) 에으, 왜 저렇게 처남을 잡아대는지... 보기 민망해서 원.
영옥 (뚱) 사돈이 뭘 잘못했나부지.
영숙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명색이 처남한테. 죽은 미자 에미가 보면 억장이 무너질 일이지. (나간다)
영옥 (궁시렁) 억장은 무슨... 지 죽고도 눈칫밥 안멕이구 한 식구처럼 살고 있는데, 고마워해야지.
그때 부록이 들어오자,
영옥, 냅다 달겨들어 부록을 때린다.
영옥 (때리며) 어디 처남한테! 친동생한테도 그렇겐 못하겠다 이눔아! 어디 순하디 순한 사돈한테!
부록 (막으며) 아니 어머니 제 말씀 좀 들어보세요. 오냐오냐 했더니 저 놈이~
영옥 (달겨들며) 처남한테 이놈저놈~
부록 (피하고) 아니 처남이 말입니다, 절 만만하게 보고, 누워있는 저를 그냥 발로 (모션) 뻥~
혜옥 (잉?) 어머? 사둔이 찼어 조카를?
부록 아니... 꿈에서 말입니다.
영옥 ... 잉?
부록 (뻘쭘) 아니... 그니까... (말 바꿔) 이젠 다신 안 그런답니다. 제가 싹을 확실히 죽여놨으니까요. 그니까
이젠 안심해도 된다 이거지요. (히죽)
영/혜 (뭔 소리야?)
씬27/ 거실 (D)
우현, 구석에 쪼그려 앉아 눈물 훔친다.
우현, 할머니방(부록쪽)을 흘겨본다. 씨이...
씬28/ 몽타주 (D) - ENG
#공연장 분위기.
정식에게서 받은 멋진 옷과 구두를 신고 도도하게 미소지어보이며 있는.
오페라를 보는 윤아(이펙트로 오페라 소리 들리고 자료화면 들어간다)
윤아 그 도도한 표정으로 옆을 보는데 정식이 앉아있다. 역시나 깬다.
윤아, 씁쓸하게 공연을 보는 표정 위로,
윤아 (NA) 문제는 이거다. 최고급 옷에, 최고급 구두에, 최고급 공연을 봐도, 이 사람 옆에 있으면 행복하지
않다는 것. 옷도 구두도 다 의미 없어진다는 것...
#부띠끄. 예의바르게 모친에게 옷을 돌려주는
윤아 (NA) 평생 폼 잴 수 있는 옷과 구두가 탐난다고 해서, 탐나지 않은 남자까지 덤으로 가질 순 없다.
#구두 ?. 예의바르게 점원에게 구두를 돌려주는
윤아 (NA) 내 인생에 남자는, 덤이 아니기 때문에.
(ON) 사장님한테 전해주면 아실꺼에요.
윤아, 멋지게 돌아서 나오는 그림에
윤아 (NA) 어떻게 보면 난 참 약지 못한 여자다.
씬23/ 거리 일각 (D) - ENG
#평범한 운동화에서 틸업해 올라가면
운동복 입고 가방들고 헬쓰장 가는 윤아.
윤아 (이어서, NA) 눈 한번 딱 감고 결혼해버리면, 평탄한 인생이 펼쳐지는 건데... 그 놈의 사랑 때문에,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 놈의 사랑 때문에 그게 안된다.
#문제의 그 구두 가게를 바라보고 있다.
전투적으로 서 있는 윤아에게로 줌 인.
윤아 미래의 오윤아 남편, 어디서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잘 들어. 나중에 이 집 구두하고 옷 못 사주면,
(발악) 죽여버릴꺼야~!!
그 소리에 ? 안의 고급스런 사람들,
쳐다보자 후다닥 도망가는 윤아의 모습에서.
씬/ 집 외경 (D)
씬29/ 부록방 (D)
낮잠 자는 부록. 땀을 뻘뻘 흘리며 자는 모습 위로
여러 여자 목소리가 한데 엉켜 들리는데 섬뜩하다.
마치 부록이 꿈에서 듣는 듯한 목소리.
여자들 (E) 호호호~ 아하하하~~~
헉! 순간 눈을 반쯤 뜨는 부록.
부록 (E) .... 꿈이었구만. 휴... 일어나야지.
안심하고 일어나려는데,
헉! 몸이 안 움직인다.
부록 (E) 왜 이래? 왜 몸이 말을 안 들어? 흐윽! 뭐야? 가위에 눌린 거야? 흐윽!
부록, 옴짝달싹 못해 미칠 것만 같은데
그때 우현, 문 열고 고개만 드밀고
우현 (맞아서, 뚱) 그만 일어나 식사하세요...
부록 (E) 이보게, 나 좀 깨워주게, 나 가위 눌렸어...
우현, 문 닫는데
부록 (E, 절규) 이보게~~~ 나 좀 깨워줘~~~
우현, 문을 닫다가 멈칫한다.
부록 (E) 그래, 그래, 들어와, 들어와 나 좀 깨워줘.
우현, 들어와서는 부록을 내려다본다.
우현 주무세요?
부록 (E) 나 가위 눌렀어~ 좀 깨워줘~ 흔들어줘~
우현, 음흉한 표정후 조용히 돌아서는데
부록 (E, 절규) 이보게 처남. 그냥 가면 어떡하나 나 가위 눌렸네~ 흔들어 깨워주게~ 제발~ 이보게~
나가나 싶은데 문을 열어놓고선
씨익 음흉하게 웃으며 부록을 돌아보는.
부록 (E) 그래, 처남. 나 좀 살려주게. 내가 그동안 못되게 한건 다 잊고 나 좀 깨워줘. 처남...
우현, 살그머니 다가와
부록 앞에 앉아 손을 눈앞에 흔들어본다.
부록 (E) 그런다고 가위에 눌린 게 깨냐, 이 등신아! 흔들어 임마! 흔들라고!
우현, 천천히 다시 일어선다.
부록 (E, 절규) 안돼~ 그냥 가면 안돼~ 깨워줘 제발~
하는데 그와 동시에 우현, 부록의
옆구리를 뻥! 차고 냅다 도망가는.
허억! 너무 세게 맞아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옆구리 잡으며 일어나 앉는 부록.
한참 동안 헥헥대다가...
부록 휴~ 겨우 풀렸네... (옆구리 아픈 듯 만지며) 저 놈이 어디 감히! (하다가 쿠궁하는 표정)
<INS:꿈에서 우현이 부록을 찼던 장면>
부록, 놀랍고 신기해서 어안이 벙벙한데,
부록 (넋놓고) 나를 살리려 한 것인지, 나를 욕보이려 한 것인지... (하다가 픽 웃는) 차... 꿈은
귀신이네... (사건의 심각성은 까먹고 스스로 대견한 웃음) 역시 난 귀신이야. 꿈이 어떻게 이렇게 딱딱... (하다가
표정 굳는) 이게 웃을 일이냐, 울을 일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애매한 표정)
부록, 옆구리 잡으면서도 애매한 표정에서.
씬/ 방송국 외경 (N)
씬26/ 방송국 +미자방(N)
#방송국. 현우, 여전히 핸드폰을 들고 고민하는데,
결국 결심한 듯 번호를 누른다. 귀에 댄다.
#미자, 껌 질겅질겅 씹으며 비디오 보는데,
핸드폰 울려서 액정보면 잉? ‘싸가지피디’
미자 지피디? 혹시... 지피디가 날...?
미자, 울리는 핸드폰 들고 고민하는데,
현우, 신호음이 너무 오래간다. 조마조마하다.
미자 (숨고르다가, 엄청 아픈 척) 여보세요...
현우 (약간 놀라) 저,저에요, 지현우.
두 사람 모두에게 두근거리는 SE.
미자 네...
현우 ... (한참 말이 없다가) 몸은 좀... 괜찮아요?
미자 네? 네...
현우 예... (침묵) 정말... 괜찮아요?
미자 ... 예.
현우 예... 다행이네요.
미자 ... 예.
현우 ... (침묵) 그럼, 내일, 나올 수 있어요?
미자 에?
현우 (횡설수설) 아니 뭐... 올드미스도 녹음해야되고.
미자 (깬다, E) 그치, 일.
현우 (아 이게 아닌데) 아니 뭐 꼭 일 땜에 전화한 건 아니고...
미자 (어깃장) 저 아파서 내일은 못 나가겠는데요.
현우 어디가... 얼마나...
미자 그냥 엄청 아파요! 뒤~~지게 아파요! (확 끊는)
(음악) 현우, 황당하고 난감하다.
미자, 아으~~ 침대에서 몸부림친다.
현우, 심하게 낙담했는지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열받는지 다시 빠르게 전화한다.
미자, 전화벨에 또다시 잠깐 설레였다가
액정보고는, 아으 진짜!
미자 (확 받으며, 열받아 멀쩡한 목소리고) 왜요?
현우 (어깃장 어투로 강하게) 걱정 돼서요! 아프대매요! 걱정돼서 전화 했어요!
미자 (어깃장) 알았어요. 나가께요. 나가 주께요. 죽어도 방송국에서 죽어주께요 내가. (확 끊는)
현우, 더욱 황당하다.
미자, 열받아 빠데리 빼버린다.
현우, 황당하다 못해 그냥 헛웃음 나온다.
미자 (악이 바쳐) 그래애. 최미자, 아프면 꾀병 부린다고 오해받는 최미자, 아픈 거 걱정해주는 놈 하나 없는
최미자! 그래, 내 건강하고 팔팔하게 살아서, 다 (꽥) 밟아버릴꺼야~~
미자, 침대에 벌렁 누워 악쓰며 노래하는 모습과,
현우, 씁쓸하게 웃는 모습이 교차되다가,
미자의 모습에서 스틸. F.O
씬27/ 대문 앞 (N) - 에필로그
정민, 약봉투 들고 대문 앞을 서성인다.
정민 (핸드폰 접고는) 아... 핸드폰은 왜 꺼 논거야? 많이 아픈가본데? (작게) 미자씨~ 최미자~
정민, 안되겠는지 슬쩍 대문을 밀어보는데,
어라? 문이 쑥 열리네. 정민, 슬쩍 발을 들어놓는데,
영옥 나오자, 정민 얼른 대문 옆으로 숨는..
영옥, 문을 걸어잠그고 들어간다.
정민 아~~ 어디가 얼마나 아픈거야~?
정민, 난감한 표정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