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경기도의 예향(藝鄕)을 자부하던 안성시가 최근 문화예술에 소홀하면서 과거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는 가운데(본보 6월18일자 1면 보도) 시가 시민의 휴식과 여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당초 12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하기로 했던 안성맞춤랜드가 잦은 계획변경으로 현재까지 무려 800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안성맞춤랜드는 ‘2012 안성세계민속축전’ 등 한시적 행사 외에 이렇다할 정기행사가 없어 구체적인 운영계획도 없이 수백억원의 시민 혈세를 허허벌판에 쏟아붓고 있는게 아니냐는 비난마저 제기되고 있다.
18일 안성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6년 보개면 복평리 일대 33만㎡ 규모로 민속장터와 남사당놀이공연장 등이 들어서는 전통문화단지인 안성맞춤랜드 조성계획을 발표, 2008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에 들어갔지만 예산난 등을 이유로 완공을 2012년으로 미뤘다.
시는 2012년으로 공사를 연장하면서 안성맞춤랜드를 남사당 상설공연과 바우덕이 축제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과 함께 공예촌과 전통혼례장, 숙박촌 등을 추가로 조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는 또 다시 계획을 변경해 천문과학관과 식당, 눈썰매장, 수영장까지 추가하면서 수십억원의 사업비를 수차례 변경하는 등 주먹구구식 행정이란 비난을 자초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시가 안성맞춤랜드 동편 3만4천㎡ 부지에 조성하기로 한 숙박시설은 주변 상황에 맞지 않게 최초 3.3㎡당 120만원의 높은 분양가를 책정, 사업자 선정도 못한 채 표류한 끝에 최근 약 85만원으로 낮춰 재공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시행착오로 시민 혈세만 축내고 있다는 우려를 더하고 있다.
게다가 안성맞춤랜드에서 현재 진행중인 정기행사는 지난해 87회의 공연을 가진 남사당 상설공연 외에는 전무한 상태로 시민들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 이모(28·여)씨는 “안성맞춤랜드는 시내에서 5㎞나 떨어져 있어 접근하기도 어려운데 편안한 휴식공간이란 시의 설명은 그야말로 속빈강정”이라며 “한해 예산이 고작 3천억여원인데 무려 30%에 가까운 혈세 수백억원을 쏟아붓고 있는 시의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A문화공연기획사 대표 한모(42)씨는 “문화예술복합시설은 다양한 컨텐츠 개발, 제공과 함께 무엇보다 접근성, 지속성 등이 최우선적 조건”이라며 “남들 다 갖춘 부대시설보다는 특색있는 프로그램의 연중 상설 공연 마련과 시민 편의시설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안성맞춤랜드의 남사당 상설공연장에서 정기공연을 개최하고 있으며 향후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시민의 편안한 안식처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