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마츠에서 마쓰야마로 가는 길에 타올 미술관이 있는 이마바리라는 곳에 들를 예정이에요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중간에 잠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쉬었다가 갑니다.
빵과 음료수로 간식도 먹고요. 일본은 빵이 정말 맛있어요~
제가 홋카이도를 좋아하는 이유 중에는 다분히 신선한 유제품과 제과 제빵 부분이 포함되어 있지요. ^^;
여기서부터는 드라이버 교체! 제가 핸들을 잡고 고속도로를 계속해서 달리는데....
어라? 네비가 이마바리 IC를 그냥 지나치더니 곧장 도고 온천 쪽으로 안내를 합니다.
헉!!! 이건 아무래도 전화번호 입력 단계에서 숫자 하나가 잘못 입력이 되었나보네요.
도고 온천까지 거의 다 와서 다시 타올 미술관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ㅠㅠ
결국 1시가 넘어서 타월 미술관에 도착을 했습니다. 계획보다 약 한시간 정도가 더 걸린 셈이군요.
미술관은 이마바리에서도 조금 벗어난 곳에 있어 렌터카가 아닌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엔 어려운 곳이랍니다.
일본 타월 시장의 약 60%가 이곳 이마바리에서 생산되고,
이 곳 타월 미술관은 전 세계에서도 유일한 타월 미술관이랍니다.
입구에서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며 떠드는 아이는 바로 로봇.
한국어로 악수를 하자고 했더니 얘가 아직 한국어는 못 알아 듣는지 딴 소리를 하네요.^^
샵 구경을 하며 슬슬 전시장으로 올라갑니다.
다양한 캐릭터 별로 상품 코너가 구성되어 있지만 우리의 발길을 붙잡는 곳은 일본의 유명 화가이자 디자이너인 아츠코 마타노 샵.
특히 그녀의 고양이 시리즈는 유명하지요. 여기에선 지름신이 강림하시기 딱이랍니다.
여기는 캐시 나카지마의 코너.
입구에서부터 이 양반의 이름이 크게 내걸은 걸로 보아 꽤 유명한가보다 했을 뿐이었는데...
우리 모두에게 감동을 준 이야기는 조금 후에 해드릴게요.
이것은 롤케잌일까요? 아니면 타월일까요? 유바리 메론도 있고 녹차케잌도 있습니다.
살까말까 많이 망설였던 귀여운 아기 원피스 주방 타월입니다.
4층의 갤러리 로비입니다.
타월의 원료인 목화솜으로 이런저런 대형 모형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것은 걸리버용 햄버거~
팝콘과 딸기케잌, 파르페까지... 사진으로 찍고보면 제법 그럴싸 하군요.
가든도 유명하니 천천히 가든도 천천히 돌아보면 좋겠지만 지금은 배가 고파요.
그런데 우리가 가려했던 가든 카페는 식사가 안된다는군요.
1층 뮤지엄 카페에서 식사가 가능하다기에 다시 1층으로 내려왔습니다.
메뉴를 보니 2시까지만 오더가 가능한 1일 20식 한정 비프 스테이크 세트가 1800엔.
오늘은 비 때문에 방문객이 많지 않았던 건지 아직 오더가 가능하다기에 얼른 스테이크 세트와 파스타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정말 대박!!!
부드러우면서도 육즙이 살아있는 제대로 된 스테이크가 나오네요.
게다가 샐러드에서 디저트에 커피까지 세트로 1800엔이라니 가격까지 착합니다.
파스타도 맛있었는데 스테이크에 그 빛을 잃었네요.
타월 미술관을 가신다면 1층의 뮤지엄 카페 강추입니다.
자, 이제 허기도 채웠겠다 본격적으로 갤러리를 돌아볼까요?
입장료 800엔을 내면 입장할 때 핸드타월 한 개씩 기념으로 나누어 줍니다.
들어가면 이런 공장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아마도 시범용으로 작동을 하는 거겠지요.
무늬가 찍혀 나오는 것이 신기하네요.
본격적인 갤러리는 5층에 꾸려져있습니다. 다리가 불편하신 분들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셔도 되고요~
타월을 만들기 위한 색색의 실들.... 타월 미술관을 대표하는 컷 중 하나입니다.
갤러리는 총 세 개의 섹션으로 구분되어 지는데 제일 먼저 만나는 주인공은 무민네 가족.
핀란드의 동화작가 토베 얀슨이 만든 동화 속 주인공들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지요.
전시되어있는 모든 작품들이 타월로 만들어졌어요.
마치 하마를 닮은 듯한 무민은 돌이나 조개껍질 모으는 것을 좋아하며 모험을 즐기는 낙천적인 성격이랍니다.
그 다은은 '아츠코 마타노' 코너입니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TV 속에서 마타노 여사의 노래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가히 컬쳐쇼크!
역시 예술가들은 뭔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듯...^^;
그리고 정말 정말 좋았던 '캐시 나카지마' 특별전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우연히 만난 캐시였지만 퀼터들 사이에선 상당히 유명한 작가였더군요.
도쿄에서 전시를 했을 때는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는데
여기서는 오로지 우리들만을 위한 공간이 되어버렸습니다.
젊었을 때에는 모델이었다가 결혼 후 하와이로 건너가 살게되면서 하와이언 퀼트를 했왔다는데
그 열정과 감각이 그야말로 대단합니다. 책도 많이 내고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땀한땀 손으로 꿰매 만들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냥 꿰메는 것이 아니고 각 면마다 볼륨을 주기 위해 충전제까지 넣어가며 말이지요.
사진으로 보기보다 직접 보면 작품의 위용과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끊이질 않습니다.
전시회가 9월 6일까지였는데 우리가 딱 마감 하루전에 왔으니 정말 운이 좋았네요.
하지만 조각보로 대표되는 한국의 전통 퀼트도 그 아름다움과 바느질의 섬세함에 있어서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결코 빠지지 않겠지요.
이것은 전통 바느질로 멤버 모두에게 손거울을 선물하신 베쓰님의 작품이에요. 감사합니다. 소중히 잘 쓸게요~^^
아츠코 마타노의 상설 전시관도 좋았지만 캐시 나카지마의 작품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선물이 되었습니다.
특별 전시장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기획전을 여는데 꽤 수준 있는 전시회가 열리는 듯하니 언제 와도 좋을 듯합니다.
시코쿠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라면 타월 미술관 추천드립니다.
http://www.towelmuseum.com/
그럼 이제 숙소가 있는 도고 온천으로 출발해 볼까요?
첫댓글 나는 미술은 잘모르지만 이곳은 넘예뻐요.잘갔다왔군요.
늘 추억 속에 잊혀지지않는 시간들이 있지요. 그리운 시간 속에 보고픈 사람들....
타올 미술관은 카라님도 분명 좋아하실 만한 곳이에요.
전시장 등에서 퀼트의 대작들을 보면
그 정성과 열성에 혀를 내두르지요
하지만
개인적인 지론은
<퀼트는 미친 짓이다>
킬트애호가께서 욕을 하실진 모르겠지만....
큰 천을 조각을 내고
그 조각을 다시 크게
일일이 하나하나 손으로 꿰고 있으니 어찌......
예술성, 작품성, 효용성 등은 인정하지만요
어깨, 눈이 아파 어쩔 줄 몰라 하더만요.
가방 한 개 도전해보고는 더욱 더 절감.
하지만 보는건 즐긴답니다
전 퀼트에 대해 잘 몰라도 정말 감탄을 할 수밖에 없더군요.
삶에 최선을 다해 사는 모습까지 작품 안에 녹아져 있는 듯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