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올해 마지막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으로 일컬어지는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에서 대우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이 맞붙었다. 두 건설사의 경우 흑석11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1조 클럽'에 입성하게 되는 상황으로, 경합은 여느 때보다 열띨 것으로 보인다.
흑석11구역 재개발 조합은 앞서 지난달 8일 오후 2시 흑석동 271 소재 조합사무실에서 시공자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당시 현장설명회에는 국내 대형중견건설사가 대거 참석했다. △쌍용건설 △대림산업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코오롱글로벌 △대우건설 △동부건설 △GS건설 △한양 △포스코건설 등 총 10개사(접수순)가 설명회를 찾았다.
이어 이달 23일 오후 3시에는 흑석11구역 재개발 입찰이 마감됐다. 현장설명회와 달리 이날 흑석11구역을 찾은 건설사는 소수에 그쳤다. 이날 대우건설은 2시 32분경 조합 사무실에 들어서며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고, 이어 코오롱글로벌이 45분 조합 사무실을 찾았다. 막판에 현대엔지니어링이 등판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불거졌으나 결국에는 두 곳만 입찰, 대우건설과 코오롱글로벌 2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써밋더힐'이라는 단지명을 내세운 대우건설은 올해 반포에서 겪은 잇단 수주 실패의 설욕을 풀기 위해 이번 수주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반포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 뛰어들었으나 삼성물산에 시공권을 내줬다. 기존에 시공권을 확보한 신반포15차에서는 조합으로부터 계약 해지를 당한 바 있다.
대우건설의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은 △8월 대구 앞산점보 재개발정비사업(1937억 원) △10월 창원 상남1구역 재건축정비사업(1734억 원) △11월 남양주 덕소3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3670억 원) 등 총 7341억 원이다. 여기에 흑석11구역 4501억 원을 합치면 1조1842억 원이 된다.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서는 대우건설(6위)보다 열세이지만 '흑석하늘채 리버스카이'를 내건 코오롱글로벌(19위)의 선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신반포21차 수주전에서 강남권 진출을 노리는 호반건설(12위)이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대림산업(3위)보다 더 많은 표를 얻기도 했던 만큼 저력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달 14일 입찰을 마감한 2000억 원 규모의 인천 미추홀구 용현4구역 재개발사업에서 SK건설 컨소시엄과 대결하는 등 대형건설사와 수주를 놓고 정면대결을 펼치며 도시정비사업 확대를 향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액 6800억 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대전 동구 가오동1구역 재건축사업(1454억 원) △대구 동구 효목1동6구역 재건축사업(1690억 원) 등 6000억 원가량의 사업을 수주했다. 코오롱글로벌 역시 금번 흑석11구역을 수주할 경우 1조 클럽에 진입하게 되는 셈이다.
흑석11구역은 서울에서 처음으로 신탁사가 사업대행자를 맡은 곳이다. 사업대행자 방식은 조합은 별도로 있고 신탁사가 조합을 대신해 조합의 중요한 역할을 대행하는 구조다. 흑석11구역은 신탁사와 손을 잡아 다른 조합보다 자금운용력이 높기 때문에 이번 사업의 향방은 양사가 제시하는 특화설계와 조합원들을 위한 이익 극대화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두 건설사의 입찰 제안서는 이번 주말 중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연내 서울에서 시공사 선정이 가능한 마지막 정비사업장인 흑석11구역은 흑석동 304번지 일대를 재개발해 지하 5층, 지상 16층, 25개 동, 1509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공사비는 4501억 원, 3.3㎡당 공사비는 540만 원 수준이다.
조합은 다음 달 12일 1차 합동설명회를 열고 22일 시공사 선정총회와 2차 합동설명회를 통해 최종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 강화에 따라 향후 코로나 사태 증감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