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정 대상과 선정 이유
선정 대상은 나의 '아버지'이다. 아버지를 선정한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아버지의 희생정신을 존경하기 때문이다. 우리 집은 나와 남동생 두 명, 총 삼 형제다. 아버지는 옛날부터 우리 형제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가리지 않으셨다. 새벽에 동생들이 배가 고프면 주무시다가도 벌떡 일어나 맛있는 음식을 해주셨고, 눈이 오는 밤에도 우리 형제들이 좋아하는 피자를 사기 위해 잠옷 바람으로 나가시곤 했다. 또, 내가 대구에 있는 학교에 다닐 때 너무 힘들다는 나의 전화를 받자마자 6시간 동안 운전해서 나를 데리러 오셨다. 이러한 점들을 보면 아버지의 사랑과 희생정신을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사랑하고, 그 사람을 위해 희생할 수 있을까? 아마 그러지 못할 것 같다.
그다음으로 아버지의 강한 의지력을 존경한다. 아버지는 10년 전 큰 병을 앓으셨고, 최근에도 건강이 악화하여 병원에 계신다. 병의 진행상태와 건강상태를 보았을 때, 의사는 항상 극단적인 얘기를 했지만, 아버지는 두 번의 고비 모두 이겨내셨다. 의사는 이때마다 환자의 의지가 강해서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의지력이 강하면 의사도 희망이 없다고 한 병들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인가. 나는 이렇게 누구보다 강한 아버지의 의지력을 존경한다.
2. 성공사례
우린 모두 어렸을 적, 부모님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아버지는 어릴 적 나에게 당신의 여러 실패와 성공사례를 자주 들려주시곤 했다. 그러나 나는 아버지가 말씀해주신 얘기가 아닌, 내가 관찰한 아버지의 성공사례를 말하고 싶었고, '건강'과 고군분투하며 병들을 이겨내신 아버지의 ‘건강 성공사례’를 말하고 싶다.
아버지는 10년 전, 뇌에 물혹이 생겨 '뇌수막종'이라는 병을 판정받으셨다. 10시간이 넘는 수술을 하고 겨우,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셨다. 병원에서는 장애가 생길 것이라고 했고, 우리 가족들은 절망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강한 의지로 열심히 치료받으셨고, 꾸준한 재활치료로 아무런 장애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셨다. 이것이 바로 아버지가 병마를 이긴, 첫 번째 성공사례이다.
이렇게 아버지는 10년간 건강하게 생활하셨다. 직장생활도 무리 없이 하셨고, 공부도 하시며 건강한 하루하루를 보내셨다. 그러나 최근 아버지에게 또 다른 병이 찾아왔다. 올해 3월 2일 급성 뇌출혈로 쓰러지셨고, 그 당시 코로나 확진 환자이셨기에 받아주는 대학병원은 없었다. 그렇게 10시간가량을 헤매다가 겨우 수술에 들어갔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서 이미 좌뇌에 모든 부분이 피로 가득 차 있었다. 의사는 예후가 좋지 않고, 수술 경과가 아무리 좋아 봐야 식물인간이고, 말도 못 하며 가족들도 못 알아보실 거라 말했다. 부정적인 의사의 말에 엄마와 나는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에도 두 번의 추가 수술을 했고, 중환자실에서 오랜 시간 있었다. 그러나 의사의 말처럼 절망적인 상황은 오지 않았다. 회복 속도가 매우 빨라서 금방 일반병실로 옮겨졌고 지금은 재활병원에서 재활을 받고 계신다. 현재는 가족들, 지인들 모두 알아보시고 어눌하지만, 말씀도 하신다. 의사도 안될 거라고 했던 상황에서 아버지는 또 한 번 병을 이겨내셨다. 병과의 싸움에서 두 번이나 싸워 승리했고 성공하셨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재활 치료를 받으며 건강하게 성공하고,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계신다.
3. 자신의 의견
아버지가 아프시다 보니, 평소에는 느끼지 못한 아버지의 사랑이 많이 생각났다. 그래서 아들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과 희생정신이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버려야 하는 것이라고 책에서 본 적이 있다. 맞는 말이다. 아버지는 우리를 위해 자신을 버리고 희생하셨다. 지금까지 아버지의 희생을 생각하니, 아직 나는 누군가를 그만큼 사랑할 자신도 없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나를 버릴 준비도 되어있지 않다. 아마도 이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아버지의 사랑과 희생정신을 다시금 생각해보니,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더하여 매 순간 아버지는 병마와 싸워서 이겨내는 강한 의지력으로,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고 그 한계를 뛰어넘으셨다. 이 점 역시, 나는 차마 할 수 없을 것 같다. 병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더라도 나는 이렇게 내 한계에 부딪히고 그것을 뛰어넘으려 하지 않았다. 병과 싸우고 이겨내는 아버지를 보며 나는 한계를 뛰어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온 지난날을 반성했다. 따라서 이번 일을 계기로 나는 아버지를 존경의 대상으로 삼고 내 삶의 태도 또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