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초부터 큰 눈이 내릴 것이라는 예보에
눈 치우는 기계의 엔진 오일과 기름이 바닥이라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철물점에 들러 엔진 오일을 준비하고 주유소에서 기름을 챙겼다
모처럼의 시내 외출이니 즐기는 맥도널드 커피 한잔 할까 해서
맥도널드의 드라이브 스루에 들렀더니
드라이브 스루의 창문을 통해 커피를 건네는 여인이 반갑게 인사를 했다
가게 할 때의 단골인 오십후반의 고객으로 그녀의 이름은 킴이다
거의 일 년 만이라 반가웠다
몇 마디 인사에 킴도 이런저런 인사말이 길어지니
뒤쪽에서 기다리는 손님 눈치가 보이는데
'지금은 너를 응대하는 너를 위한 시간인데
왜 뒷사람 신경 쓰냐'며
킴은 사람 좋아 보이는 밝은 웃음을 지으며
아직도 나의 가게였던 자리가 비워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킴은
그녀의 집이 가게 근처였기에 이십 년이 훌쩍 넘은 오랜 단골 고객이었다
오십후반으로 네 딸을 두었는데
친구와 동업으로 미장원을 하는데도 맥도널드에서 파트타임 일을 하는 부지런한 사람으로
친정 어머니가 태국의 캐나다 대사관에서 근무했다고 하는데
친정 어머니를 닮지 않았는지 공부를 적게 한 듯하다
킴의 네 딸 모두 꼬마 때부터 가게의 캔디 단골로 고등학교 공부만 했고
윗 두 딸은 결혼식도 치르지 않고 동거를 하는데
아직은 할머니가 되고 싶지 않다면서도 핸드폰의 손주 사진 자랑을 자주 했던 여인이다
친정 어머니 뜻이었는지 모르지만
이십 년 넘게 꾸준히 태국 유학생들에게 홈스테이를 제공했고 그런 일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며
네 딸 모두 방과 후 활동으로 축구를 했다며
특별히 신청한 자동차 번호판인 '4SOCRMOM'을 자랑스럽게 부착하고 다닌다 (mother of 4 daughters playing soccer)
소금광산의 광부인 남편은
어느 해 여름에 트레일러를 장만했다며
이제는 텐트 캠핑이 아닌 가족들과 여유 있게 트레일러 캠핑을 할 수 있다며 자랑하는
- 그렇게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 네 딸이 고등학교만 마쳤는데도
- 두 딸이 결혼도 않고 동거 하는데도
- 네 딸 모두 축구를 했다는 '4SOCRMOM' 이 자랑스러운 언제나 환하게 웃는 얼굴일 수 있는 그녀는
소시민이지만
내가 가지지 못한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킴은 매우 행복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한다
그러나 막상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막연해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가?
모두가 부여잡으려 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모호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서양에서는 행복을 얻기 위해 쾌락은 최대화하고 고통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하고
동양에서는 비우며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비움의 철학을 이야기한다지만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들이나 증세 기독교 철학이나 르네상스의 인문철학은 물론이고
유학이나 노장철학을 논할 소양이 얕고 부족하니
내사 마,
행복이란 것이 이러하다고 격조 있게 언급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다만
굳이 행복의 반대라 힐수 있는 불행은 조금 더 쉽게 파악되기는 한다
불행한 삶이란
사는 게 고통스럽고 힘겨워
삶의 가치를 잃어버리고 하루하루의 삶이 고단한 사람들을 말한다
이런 이들에게 신께서 가치 있게 쓰기 위해서 선택한 고난이라는 위로는
종잇장 보다 더 가볍고 무의미한 말이다
신의 어떤 뜻이 인간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으며
불행해지고 싶은 사람들은 또 어디에 있을까
씨줄 날줄로 직조하여 피륙 한필이 만들어질 때에 한 올의 실이 헝클어질 수 있는 것처럼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얽히고 뒤섞이며 살아가는 흐름에서
필연코 발생하는 파장에서 비켜서 있지 못했을 뿐
고통스러운 불행은 결코 신의 뜻일 수 없다
그러니
행복은 개개인이 느끼는 지극히 주관적이라 할 것이다
일반적인 시각으로는
여름휴가에 가족과 함께 자가용 비행기를 운전하여 전망 좋은 오대호 호수 개인 별장으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과 비교해서는
나의 오랜 고객이었던 킴이 그렇게 넉넉한 삶은 아닐텐데
그녀는 언제나 맑은 웃음을 보여주는 여인이니
밝고 긍정적인 웃음을 보여주는 그녀가 행복에 더욱 근접한 것은 아닐까.
바깥 기온이 23도이니 매우 추운 날씨다
바람이 부니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아마 삼십 이삼도 아래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모진 날씨에 눈바람 속을 걷지 않아도 되는
낡은 자동차라도 한대 있고
방한화도 40도까지는 견딜만하고
아이가 선물한 캐시미어 목도리는 실내처럼 포근하고
스키용 바지가 둔하기는 하지만 웬만한 차가운 바람에도 아랫도리 시린 줄 모르니
나의 일상이 행복한 것인가?
얼마전 외츨중에 오랫동안 애지중지 아꼈던 물개가죽 장갑을 잃어버리고
속 쓰릴만큼 아깝고 마음 상했던 일을 불행하다고 여기지는 말아야 할 것이며
수시로 여러 가지것에 둔해지며 어설퍼지기까지 하는
원하지 않았던 처신과 행동도
이제는 받아들여야 할 일이다
눈바람이 거세고
두텁게 갖추어 입은 둔한 차림이라
모처럼 나선 산책길이 힘들었지만
뒤돌아 오는 길은 바람에 밀려 한결 수월했으니
찬바람 속을 헤쳐 걸으며 오랫동안 중얼거렸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내가 행복한 사람이다.
첫댓글
참 오늘 글은 철학이 담겨 있어요.
단풍들것네님의 말씀처럼
행복은 그런 것이고 복잡하지 않습니다.
상대적인 것이 아니고
저절로 행복감을 느끼는 샘물같은 것일꺼예요.
ㅎ 저랑 어울리지 않아요 철학은
모자라지 않는 풍족함이 전부가 아닐것이라는 것을
이제는 어렴풋하게 가늠하기는 하지만,
매일 매일의 생각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단풍들것네
때로는, 청개구리 같아요.
오늘 글을 보고 답하였습니다.
매일매일이 아니라~
때때로, 10 대의 청소년 같습니다.
활기차고 순박한 것 같기도 하고
떼써는 개구장이 같기도 하고.ㅎ
삐지지는 않겠죠. 뭐 ~ ^^
@콩꽃
ㅎ
저 의외로 잘 삐집니다 ~~
눈이 식겁할 정도로 오네요
지금 치우고 들어왔는데 또 퍽퍽하고 옵니다, 몬살것어요 , 허리 다 나갑니다
행복은 내마음속에 있습디다
가난한 사람도 얼마던지 행복할수 있습디다
부자이면서도 욕심도 많구 불평불만에 가득찬사람은 행복하다고는 할수 없겟지요?
내가 행복한 사람이라고 외치는 단풍님은 훌륭합니당
물론 나도 행복합니당
충성 우하하하하하
네 그런것 같습니다
매사 긍정적이고 밝은 분이라는 점이
평소 태평성대님의 글속에 나타나지요 , 행복하세요 충성~~~~
쾌락은 몰라도 고통은 최소화 하는 것.
제가 이렇게 삽니다.
자연과 더불어 어쩌고는 글쎄요 입니다.
단풍님은 충분히 행복한 분이지요.
보기에 유쾌한 분이고요.
그니까 팬이 많지요.ㅎㅎ
저도 팬이거든요.
눈풍경이 시원합니다.^^
유쾌한 성격은 못됩니다
이제 얼마만큼 나이도 들었으니 바꼈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제 글 읽어 주시니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눈은 그렇지는 않아요, 징그러워요
여기와 비교하면 참 춥네요.
그래도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행복한거지요.
행복을 느끼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요.
그걸 택하면 되는데도 타인과 비교하는 데서 문제가 생기는거 같습니다.
그런데 함께 어울리면서 비교하지 않을 수도 없지요.
그래서 그 틈을 마음으로 다스리는 것일 겁니다.
네 다음주도 많이 춥다고 합니다
1,2월이 가장 추운때입니다
모두 알고있는 당연한 점을 오늘 글에 많이 늘어 놓게 되었어요
이제 욕심 내는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행복하자
우리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그래 그래.."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저는 행복의 기준이 자꾸 변했던 것 같아요.
쾌락도 비움도 내려놓음도 아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구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모든 여건이 충족되었다는 뜻은 아니고
다만
애써 안달하지 않아도 되는 마음의 여유에서
비롯되어지는 넉넉함 같은 것이 생겼달까요.
캐나다의 혹한이 여기까지 느껴지네요.
행복하고 포근한(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겨울나기가 끝나면
어떤 정경을 또 보여주실 건지 자못 기대가
되옵니다.
아프지말고 건강해요 우리..^^*
ㅎ 그런 노래가 있었군요
그 노래를 한 가수가 저보다 한결 풍성한 사람이네요
그렇지요, 가진 것으로 만족하는 행복이 중요한것 같지요
고마워요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합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려는것도
습관이 되어야 하는것 같습니다.
행복도 그것을 아는 사람 눈에만 보이는것
같구요.
올려 주신 글에 많은 공감을 합니다
그곳은 정말 겨울다운 겨울이군요.
이곳의 오늘 최고 온도는 77도 였습니다.
따스한 날씨라 저는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공감 하시나요 ~
말과 글을 요렇게 썼지만 글처럼 쉬운 일은 아니에요
때때로 지금의 처지에 불뚝거리며 화를 참지 못할때가 더 많지요
맞아요, 따스하다면 그 또한 행복입니다
영하 23도 추운 날씨 이네요.
삶의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으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이지요.
킴과 리 라는 이름이 미궄에도 흔하게 있더군요.
네 바람이 부니 더 차게 느껴집니다
맞습니다, 이제는 가진것에 행복을 찾아야 할 때이지요
ㅎ 우리 성처럼 이름이 KIM이라 처움엔 생소했어요
-23도면 자동차 냉각수 관리가
조금은 신경이 쓰일 혹한이군요!
근데 4 SOCRMON 이라는 글짜를
자동차 앞부분에 개인적으로 달아도
되나요? 거참 신기합니다^
냉각수 문제는 없었는데
밧데리 문제는 가끔 겪었어요
개성 강한 사람들이 더러 있더군요
발급 수수료가 10만원인지 20만원인지 한다는데
좋아하는 문구 들어간 번호판을 신청할수 있다네요
SONGAVEME 내 아들이 선물한것이야
LOVEMOMDAD 아빠엄마 사랑해
CAMEFRRUSIA 난 러시안이야
DONTHURRY 뒷쪽 친구들 서두르지마
Fxxxxxx 쌍욕 등등~~
축 늘어진 쇠불알을 번호판에 달고 다니는 녀석들도 있데요 ~~
행복이란 본인이 느끼기에 달린것이라고
저는 그리 생각합니다
타인의 눈에 비치는게 다가 아니기에 말입니다
"나는 행복하다"
그러면 정말 행복 할것 같아요
밝고 긍정적인 사고가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큰 몫을 할듯 하고요
행복스러워 하는 글을
읽으니 저도 행복하네요
이건 간적적으로 얻는
대체 행복입니다
감사합니다
ㅎ 제글이 행복을 드렸으니 500원 주세요
네 일부러 찬바람 부는 들녘을 걸어며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어요
행복하다, 행복하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고마워요
제목이 무언가 했더니 그런 뜻이군요.
저도 처음 이 곳에서 남자 머리만 깍는 좌석 3개 이발소 주인이 제일 부러워
한국에 가서 이발 배워볼 까 생각해 본 적 있습니다.
내 눈에는 일년에 4 번 휴가가며 인생 즐기는 그 주인장이 얼마나 부럽던지 ㅎ
우리나라 처럼 상대비교 하는 곳에서는 절대로 행복하지 못할 수도 있고
네 딸의 엄마가 행복한 것 처럼 남하고 비교하지 않고 내 생각대로 사는 삶,
그 곳에 즐거움과 행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글 잘 읽었습니다. 헹복하세요.
ㅎ 만약 그랬다면 분명 후회했을 겁니다
종일 가위질 하면 손가락이 아퍼 직업병 된다고 합니다
대부분 알고 있지만 비교를 하게 되는게 사람 마음인것 같습니다
푹 고운 삼계탕 들고 기운 차리셨는지요
오늘도 역시 그림같은 설경을 보여주시네요.
제설차까지 마련해야 되니 과연 눈이 많이 오는 곳이군요.
단풍님의 행복관을 엿볼 수 있는 글입니다만 행복이란 게 물질로
가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진 게 적다고 불행한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현재의 조건에서 행복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네 맞는 말씀입니다
주어진 것에서 노력하며 맞추어 살아야 한다, 공감합니다
여전히 쉬운일은 아니지만
이제는 다스리고 다잡으려 노력합니다,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다가올 시간은 좋을것이다
지나간 때는 더욱 좋았었고
네 아주 좋습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 중요하지요.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해야겠어요
근데 뜸하신듯 합니다, 자주 뵙기를요
Four soccers' Mom ...^^
인디언 속담 인가 그런게 있다면서요
아메리칸 인디언이 기우제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 ... 올 때 까지 지내니까
영국 말에는 그런 것도 있대요
날씨가 안 좋은 것이 아니고
준비를 안하니 상황이 안 좋은 것이다....
오늘 글은 더 좋아요. ~~^^
비록 이역 만리 멀리 떨어져 있지만.
괜찮게 읽어셨다니 고마워요
준비를 못했으니 나쁘다는건 맞아요 ㅎㅎ
이역의 만리 보다 한참 더 멀어요 이만칠천리쯤 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