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칼럼]김재박,조범현 감독의 동상이몽

2009 프로야구의 첫번째 트레이드는 LG와 기아에서 스타트를 끊었다. 투수 강철민이 쌍둥이 유니폼을 입은 반면, 김상현과 박기남은 호랑이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양팀 감독은 과연 어떠한 의도와 구상으로 이번 트레이드를 단행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기아의 조범현 감독이다. 일단 조범현 감독은 그간 기아와 전신인 해태를 통틀어 가장 데이터 중심의 야구를 펼치며 세밀한 야구를 구사한다. SK감독 시절에도 드러났고 김성근 감독만큼이나 데이터를 중시하는 감독으로 정평이 나있다. 모험보다는 철저한 확률로 방향을 정한다는 점에서 많은 기아팬들과의 마찰도 빗은 것도 사실이다. 작년시즌 전병두의 트레이드가 정점이 되었지만 그만의 고집을 꺽지는 않았다. 두산과의 트레이드 카드를 한참 조율할 당시에도 양현종은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결국 트레이드가 무산되는 듯 했다. 하지만, 그는 제2의 선택을 통해 실리를 모두 챙기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김상현과 박기남이 유격수 요원은 아니지만, 현재 기아에서는 이현곤과 김선빈 등이 유격수를 볼 수 있다. 물론, 이들이 유격수로 가면서 2루와 3루는 비교적 약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조범현 감독은 약해진 포지션을 보강하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김상현과 박기남 모두 3루 수비가 가능하며, 김상현은 1루, 박기남은 2루 수비가 추가적으로 가능하다. 김상현은 오른손 거포로서의 자질도 지니고 있어 활용가치가 높다. 이만하면 기아에선느 강철민을 내주어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계산을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강철민은 5월 복귀 예정이지만, 3년 가까이 재활에 시달렸고 실전에서도 적응기간이 필요한 만큼 조범현 감독이 당초 2009시즌에 강철민을 제외했을 수도 있다. 이 대목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있다. LG의 현재 스카우트 팀장인 김진철씨가 기아에서 근무한 전력이 있기에 어떤 식으로든 사전에 강철민에 대한 몸상태를 점검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LG역시 강철민이 예정되로 5월에 복귀하여 선발투수로서 활용가치를 충분히 지닌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조범현 감독의 얘기를 해보자면, 김상현과 박기남이 합류한 기아의 내야가 한층 짜임새있게 구성될 것이란 것이다. 최희섭이 1루수로 기용되고, 안치홍-김선빈-이현곤-김종국 등의 기존 선수에 두명의 선수가 추가되면서 백업요원과 주전간의 실력차이를 줄이고 경쟁구도를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상대적으로 6인선발 체제를 갖춘 기아가 강철민이 없더라도 선발진에 큰 어려움은 없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다. 말그대로 조범현 감독은 신인급 선수와 노장급 선수로 확연히 구분되는 기아의 내야진에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두명의 선수를 보강하면서 짜임새를 갖추고 실력향상을 꾀한 것으로 보여진다.   두번째로 김재박 감독이다. 김재박 감독은 현대시절부터 LG까지 트레이드에 관한한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다. LG에서도 롯데, 두산등과 트레이드를 통해, 손인호, 이재영등을 영입했다. 물론, 상대성도 있고 떠난 선수가 더 성장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LG로 온 선수들의 활약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 손해는 아니라는 것이 중요하다. 한 예로 이용규가 LG를 떠나 기아로 가면서 국가대표 1번타자로 성장한 경우가 있다. 이대형이 있었기 때문에 트레이드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완전 실패작이었다. 때문에 팬들은 트레이드에 관한한 관대한 편이 되지 못했다. 남의 배만 배부르게 해주는 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재박 감독의 눈이라면 한번 기대해볼만 하지 않을까? 먼저 내준 선수들에 대한 견해다. 김상현은 SK에서 이진영 영입시에도 보호선수에 포함될 만큼 김재박 감독이 끝까지 믿음을 주었으나, 올시즌도 2군에서 시작했고 작년시즌은 제대로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이성열과 마찬가지로 가능성을 실력으로 꽃피우지 못한채 팀을 떠나게 된 것이다. 박기남 역시 군제대후 김재박 감독의 눈에 들지 못해 1군자리를 김태완에게 내주면서 사실상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두명의 선수는 분명 김재박 감독이 구상한 전력에서 일부분을 차지했을지 몰라도  선발투수가 급한 김재박 감독에겐 더이상의 미련을 갖게 하지 못한 선수가 되었다. 사실, 이 들의 트레이드는 정성훈의 활약과 넘쳐나는 내야요원이 존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재박 감독이 2009 시즌을 준비하면서 방출된 선수를 포함해 내야수 요원을 적극적으로 수혈한 것도 이러한 트레이드 카드에 대한 계산까지 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실제로 LG에는 박종호가 부상에서 회복하여 1군에 합류할 예정이며, 박용근, 김용의, 서동욱, 오지환 등의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강철민을 선택한 것은 내야수들의 성장을 기다릴 수 없었다기 보다는 시간을 단축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두명이 빠져도 커버할 수 있는 전력이 있고 강철민의 합류로 선발진 운영에 여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과 마무리가 불안하여 선발의 역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 LG로서는 박명환과 옥스프링이 5월 복귀 예정이고, 이동현 역시 예정이지만, 확실치는 않다. 또한, 기존의 선발투수 가운데 최원호는 구위가 약해졌고, 이범준은 경험이 적어 불안하다. 더구나 기아전을 통해 심수창 또한 기복을 보이며 전체적으로 위기를 맞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김재박 감독의 선택이며, 예정된 선수들이 모두 복귀한다면, 봉중근-옥스프링-박명환-정재복-강철민 등의 선발구축이 가능하다. 물론, 기존의 선발투수들을 예비선발과 중간으로 돌려 투수력 향상을 꾀할 수도 있다. 선발이 가능한 중간투수를 둔 다는 것은 비상시 팀의 전력을 유지하고 이어나가는 중요한 부분이기에 김재박 감독이 이를 위한 포섭으로 강철민의 영입을 추진한 것으로 보여진다. 또 한가지, 김상현이라는 카드가 트레이드 된 것은 주전급 선수들에 대한 하나의 경고 메세지로도 보여진다. 김상현처럼 부진을 거듭한다면 트레이드 시장에 나와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주기를 바라며 무언의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서로 같은 꿈을 꾸며 다른 상상을 하는 두 감독의 머리속에는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다. 동료에서 살벌한 승부의 세계에서 서로에게 칼을 겨누며 비수를 꽂을 선수는 누가될지......팬들또한 사뭇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