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 며칠 연휴인데다 큰놈의 생일이었다
어디 여행이나 가려다 원주의 큰집으로 정했다
지역마다 형제들이 흩어져 사니 그것도 때로는 좋다
남편의 형제는 나와 같은 5남매다
그중 3형제가 모였다
조카 녀석들이 남자 다섯에 여자 둘이 모였다
다 모이면 남자 여덟에 여자 셋이다(성비 불균형 정말 문제다)
요즘은 사촌들끼리 얼굴도 모르고 사는 집도 있다던데
우리는 너무 자주 모여서 아주 죽고못산다 ㅎㅎㅎ
친정조카는 남자 다섯에 여자 넷(막내가 아직 진행 중이니 대충 훌륭한 성비다)이다
돌아돌아 언니네 현리집까지 방문하려고 했는데
연휴에 길도 너무 막히고 원주의 칠봉계곡에서 내가 물고기잡기에 미쳐서
그만 가평까지는 못갔다
남편의 바로위형이 2년 전까지만 해도 어디가면 반드시 고기굽고 술마시고
그래야 했었다
그런데 술 끊고 다시 대학원엘 가고 요즘 숲해설가 공부를 하면서 사람이 바뀌었다
가능하면 나들이가서 적게먹고 자연을 느끼고 나하고는 아주 잘통하게 되었다
아이들과 계곡에 가서 물놀이를 하게 되었다
당근 아이들 당번은 나다 ㅎㅎㅎ
(실은 내가 더 아이들보다 신나게 놀기 때문에 그렇다)
지난주 가야산에 갔다가 고령장에 갔는데 온 식구가 고무신을 장만했다
정작 제일 사고싶어하던 큰놈은 그 칫수를 공장에서 생산하지 않는다해서
울고불고 난리가 났었다
계곡에서 고무신으로 만든 뱃놀이에 막내는 정신이 나갔다
그 고무신에 다슬기를 몇 마리 잡아넣고는 더 신이났다
고무신에 물고기를 잡아서 넣고는 바라보는 그맛...정말 신난다
고무신이 아니면 어찌 가능하겠는가?
긴바지를 입고나선 나는 물가에서 디카로 꽃이나 찍고 있다가
아이들이 물고기 잡아달라는 소리에 어쩔 수 없이 가까이 가보았다
맨손으로 물고기 잡는 어른이 어디 흔하랴 ㅎㅎㅎ
으악~~~~
물속을 바라보다가 돌아버리는줄 알았다
수종이 너무 많아서, 내가 처음 보는 것들이 살아서 돌아댕기는 것을 보니까...
순간 긴바지가 대수냐?
종아리에서 무릎으로 결국은 허벅지까지 빠지면서
쓰고있던 모자를 벗어서 도감에서보던 그것을 잡는다고 정신이 나간거다
얼룩동사리,새코미꾸리,수수미꾸리....
결국 속옷까지 빠지면서 수수미꾸리와 쏘가리치어(?)를 잡는데 성공했다
시댁식구들은 혀를 내두른다
대단해...맨손으로 나서더니 결국 잡아오는구만...
작은놈은 열심히 뭔가 잡는다고 삼매경(니가 그런다고 걔들이 잡힐까?)
큰놈은 지얼굴보다 손안의 개구리가 더 귀한듯
(그걸 지가 보고있으면 사진이 찍히냐구요ㅠㅠ)
누가 제 아들놈인지는 아시죠?
학교선생님들이 인디언추장이라고 부른다네요
에구 못말려요...
첫댓글반가운 우리 꼬마악동!! 악동들의 별천지가 따로 없었겠어요,,,버들치님 덕에 상민이는 아마도 평생 가슴속에 그득 보물을 담고 살겠구려,,, 좋은 엄마네요,,자유로운 시간을 그렇게 많이 만들어 주고 , 추억만들기에 일조를 해 주니.. 오랫만의 방문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요,,
첫댓글 반가운 우리 꼬마악동!! 악동들의 별천지가 따로 없었겠어요,,,버들치님 덕에 상민이는 아마도 평생 가슴속에 그득 보물을 담고 살겠구려,,, 좋은 엄마네요,,자유로운 시간을 그렇게 많이 만들어 주고 , 추억만들기에 일조를 해 주니.. 오랫만의 방문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요,,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네요... 노랑 고무신... 예전엔 검정고무신에다가 저렇게 고기도 잡고 했었는데... 옛생각 나게 해주셔셔 감사합니다..
아고~~ 오랫만에 버들치님의 팔딱 거리는 글을 보니 생기가 도네요. 고무신도 칼라시대로군요.
참 예쁘게 사시네요. 아이들이 저만 할때가 정말 좋을때 입니다. 맘껏 즐기세요.
인디안추장,쌔까맣게 탔구나!
버들치님 멋쟁이세요! 인디언추장은 엄마를 잘 만난 행복한 추장이구요. 부럽습니다..
멋진 애기들......좋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