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경고.압박 의식한 발언
한.미 '제재 위반땐 대가 치를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북,러 정상회담 후 북한과의 군사기술 협력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규정의 틀 내에서 협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는 북.러 간에 무기 및 군사기술 거래가 실제 이뤄질 경우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2006년 10월 채택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1718호 이후 모든 대북 결의는 북한의 무기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TV 채널인 러시아- 1과의 인터뷰에서
'군사기술 협력 문제가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일정한 제한이 있고 러시아는 이 모든 제한을 준수한다'면서
'하지만 (북한과) 협의할 수 있는 것들은 있으며 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현재의 규정 틀 내에서도 가능성은 있으며, 이에 대해 우리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고,
그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김 위원장 일정이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방러 결과를 결산하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안보리상임이사국이자 공식 핵보유국인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협력에 나설 경우
유엔 안보리 체제와 핵 비확산(NPT) 체제를 붕괴시킨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경고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오랫동안 열리지 않은 양국 정부 간 위원회 재개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유엔 '대북제재 존중해야'...골드버그(주한 미국대사) '중.북.러 군사협력 지지 안할 것'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북한 포탄 획득에 따른 러시아의 이익과 븍한과의 거래로 초래할 국제사회 제재의 위험성을 조율하기 위해 김 위원장과의 회담 결과를 중립적으로 묘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경고 메시지를 계속 보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만약 무기 거래를 추진하기로 결정하면
북한은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후과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팟캐스트에 출연해 '북한과 러시아의 공조는 명백히 유엔 안보리 다수의 결의 위반'이라며
'우리는 다른 나라들과 함께 공조할 것이며, 이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들 나라를 세계로부터 더욱 고립시키는 결과만을 가져올 뿐'이라고 경고했다.
유엔 차원의 공개 경고도 나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일'이라는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만 반복해서 보도했다.
다만 중국중앙방송(CC-TV) 채널 4는 13일 밤 '협력 강화, 군사력 발전, 대결 고조'를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또 북.러 정상회담이 미국을 자극해 진영 대결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향후 북,중,러 3자 협력 가능성과 관련해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대사는 이날 한 심포지움에서
'중국은 북,중.러 3자 관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망설이고 있으며, 이 대목이 중요하다'면서
'아마도 이 같은 협력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은) 그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규범과 질서를 완전히 준수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래도 이를 더 존중할 것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정례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면서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행위든 이에는 분명한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베이징 =김형구.신경진 특파원 김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