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중 역시 관심을 끄는 인물은 뉴캐슬의 그래엄 수네스 감독과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버리며 최근 가장 큰 '뉴스메이커'가 됐던 크레이그 벨라미.
이 사건은 결국 뉴캐슬의 프레디 셰퍼드 회장과 캡틴 알런 시어러가 이구동성 "팀보다 더 큰 선수는 없다"고 외침으로써 수네스 감독을 강력히 지원 사격, '더 이상 세인트 제임시스 파크에서 벨라미의 미래는 없음' 쪽으로 가닥을 잡아왔다. 이것은 어떤 의미에선 뉴캐슬 수뇌부가 선수들의 잦은 말썽으로 인한 팀 내 혼란을 이제는 종식시켜야만 할 시기가 되었음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
하지만 문제는 이적 시장 막판에 예기치 않게 이적이 가능해진 벨라미의 갑작스런 영입을 위해 촉박한 이적 마감 시한에 맞춰 거액의 이적료와 주급을 쏟아붓겠다는 클럽이 나타날지 여부였다.
일촉즉발의 '사고뭉치' 성격과는 별개로, 뉴캐슬 입단 당시 이미 600만 파운드(한화 약 116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했던 벨라미의 값어치는 그 이후의 활약상과 발전상, 절정기로 접어든 연령을 감안할 때 사실은 크게 높아지는 것이 정상이다.
뉴캐슬의 입장 또한 악화된 국면에도 불구, 최소한 당시의 600만은 건지고 싶은 상황. 또 벨라미의 옵션 제외 기본 주급은 웬만한 클럽들로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수준인 4만 파운드(한화 약 7800만원)나 된다. 벨라미의 '웨일즈 스승' 마크 휴즈가 이끄는 블랙번이 강한 관심을 가졌으나 블랙번은 애초부터 벨라미의 높은 주급을 반기는 입장은 아니었다.
하지만 스티브 브루스의 버밍엄이야말로 가장 애타게 벨라미를 원했다. 버밍엄은 뉴캐슬과 600만 파운드의 이적료 합의를 이루었을 뿐 아니라 벨라미의 높은 급료를 기꺼이 지불하고자 했다. 에밀 헤스키가 레스터 시절의 자신감을 거의 다 회복한 버밍엄으로선 지금 벨라미의 영입이야말로 미카엘 포셀(첼시) 이후의 허전함을 날려버리고 공격력에 '새로운 차원'을 추가할 수 있는 호기였다.
하지만 벨라미는 숙고 끝에 버밍엄을 거절했다. 결국 뉴캐슬의 2군 선수로 남게될 가능성이 농후했던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클럽은 헨릭 라르손(바르셀로나)의 공백과 팀의 점진적 노쇠화로 인해 신음하던 스코틀랜드의 셀틱. 지난 몇 년 간의 좋은 성적을 유지해온 멤버들이 한계를 노출하기 시작한 반면, 그에 상응하는 멤버 보강을 이루지 못해 고심해온 셀틱 수장 마틴 오닐은 비록 '임대'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올 시즌의 남은 기간을 벨라미에 의존할 수 있게 됐다.
뉴캐슬의 입장에서도 이 임대는 현 상황에선 나쁘지 않은 선택. 뉴캐슬은 벨라미를 '2군'으로 보낼 필요 없이 다른 리그 클럽으로 보내 시간을 벌게 됨으로써 올 여름 그의 값어치를 다시 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한편 벨라미를 놓친 버밍엄은 이적 기간 마감이 극도로 임박한 시점,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의 우루과이 스트라이커 왈테르 판디아니를 임대했다. 비록 벨라미의 영입에는 실패했지만 결국 버밍엄은 겨울 이적 기간을 통해 번리 출신의 전천후 포워드 로비 블레이크에다 판디아니까지 추가, 기존의 헤스키, 모리슨, 드와이트 요크로 구성되던 포워드진의 강화를 이루었다.
또한 맨체스터 시티를 나올 것이 기정사실화되어 있던 니콜라 아넬카는 터키 명문 페네르바체 이적을 완료했다. 이적료는 700만 파운드(한화 약 136억원). '스타플레이어' 아넬카를 잃기는 했으나 그간 클럽의 극심한 재정난으로 인해 선수 보강을 꿈도 꾸지 못했던 맨체스터 시티 감독 케빈 키건은 약간의 숨돌릴 여유를 얻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충분한 기회를 부여받고 있지는 못했지만, 틀림없이 재능있는 선수인 키키 무삼파를 팀에 안착시킨 것이 바로 그러한 방증.
파리 생제르맹, 아스날, 레알 마드리드, 리버풀 등 많은 명문들을 거친 아넬카는 맨체스터 시티에 애정이 식어버린지 오래였고 따라서 시티 서포터들의 '드높은 원성'을 사고 있어 이미 키건 감독은 아넬카를 배제한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서왔다. 아넬카는 리버풀이 페르난도 모리엔테스의 영입을 확정짓기 이전까지 리버풀과도 강력히 연결된 바 있다.
한편, 블랙번의 스코틀랜드 플레이메이커 배리 퍼거슨은 프리미어쉽에서 재능의 꽃을 충분히 피우지 못한 채 자신이 스타덤에 올랐던 친정팀 레인저스로의 귀향을 이루었다. 지난 시즌 많은 기대를 안고 블랙번에 입단했던 퍼거슨은 한동안 부상 악령에 시달렸었고 올 시즌 다소간의 상승세를 타기도 했으나, 입단 당시의 이적료 650만 파운드(한화 약 126억원)와 당초의 기대치를 감안할 때에는 분명 미흡했다. 그의 방출로써 블랙번은 옵션 포함 500만 파운드(한화 약 97억원)를 회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