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뉴스 동영상을 보니 어둠 속의 목조건물이 마치 정월 대보름 달집 태우듯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금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달집태우는 행사도 없었는 데 내장사 대웅전이 달집태우는 행사를 대신하게 된 것 같았다.
불을 지른 사람은 동료승려와 싸워 불만을 품은 승려가 술을 마시고 홧김에 휘발률 뿌리고 불을 지른 모양이다.
내장사 대웅전은 몇년전에도 화재로 소실 되었는 데 정읍시에서 시비 25억원인가 들여서 다시 지었다고 한다.
출가한다는 말은 가출과는 달라 부모형제뿐만 아니라 모든 속세의 인연을 끊고 오직 구도를 위해 정진하겠다는 결심으로
불교에 귀의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승려가 술을 마셨다고 하는 것은 기본 소양부터 맞지 않은 것으로 계율을 어긴 것으로 보인다. 절에서 왜 고기를 금지하는가? 술과 고기는 욕망을 돋구어 구도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최인호의 소설 '길 없는 길'에 보면 우리나라의 고승인 탄허 수월 만공 등의 스님들이 구도를 위해 처절한 수행을 해 왔음을 그리고 있다.
김해 신어산 아래에 있는 동림사라는 절에 가면 '혜가단비도'라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혜가(慧可)는 중국 선종(禪宗)의 제2대 조사(祖師)로 속명은 희신광(姬 神光)으로 낙양사람이다. 혜가는 낙양(洛陽)에서 공부를 하다가 32세에 향산에 들어가서 좌선을 하다가 40세에 숭산 소림사에 찾아가서 달마대사에게 구법을 청했으나 달마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혜가도 우직하여 오로지 배움을 청하겠다는 일념으로 요지부동으로 서 있었는데 그발밤 매서운 추위가 찾아오고 더구나 눈까지 내려 온몸이 꽁공 얼어붙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제서야 달마가 입을 떼었다. 그대는 무슨까닭으로 나를 찾아왔는가? 혜가는 덜덜 떨리는 입으로 간신히 "달마대사의 법을 배우러 왔습니다"고 대답하였다. 달마대사가 다시 말하기를 "네가 밤새 눈이 오는데도 우뚝 서 있는 정신으로는 안된다. 너의 신념을 보여라!"라고 하자, 혜가는 지체없이 칼로 자신의 왼팔을 잘라 받침으로써 마침내 달마대사의 제자가 되어 선종 2조가 되었다.
우리 주변에도 출을 곡차, 개고기를 구월채라는 은어를 쓰며 즐기는 땡중도 더러 있다.
그들은 먹물 가사만 바깥에 걸치고 다니면서 스님 행세만 할 뿐 구도와는 아예 담을 쌓은 일종의 직업군이다. 그들은 돈이 되는 요직에 눈에 불을 켜고 덤비고 세력 다툼에는 앞장 서는 소위 건달들이다.
불교계에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강도 높은 자정 계획을 세워 실행하지 않는다면 똑같은 사례들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국민의 신망을 잃게 되면 신도가 떠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절은 저절로 망하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