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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주춤한 사이 생산 늘려, 3년 뒤 35% 성장 전망
공급과잉 우려 '재앙' 수준...포스코 등 업계 비상
말레이시아 철강업계의 '이스턴스틸'은 지난달 신규 고로 가동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말레이시아의 '히합테크 벤처 Bhd'와 중국 중공업그룹 '베이징 지안룡'의 합작회사다.
말레이시아 동부 항구도시인 쿠안탄에서 북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번 새 고로 가둥으로
이 회사의 철강 생산 능력(조강 기준)은 연 70만t에서 270만t으로 대폭 늘렸다.
철강재의 40%를 태국,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인접 동남아시아 국가에 수출해 온 이스턴스틸은 이번 고로 증설을 계기로
수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수년 내 철강 생산 능력 연 130만t 규모의 고로를 추가 로 설치해 생산 능력을 400만t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중.공급망 갈등 속에 제조업의 중요성을 자각한 세계 각국ㄱ이 일제히 제철 자립에 나서면서
철강재 공급 과잉이 재앙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산업의 쌀인 철강을 자국에서 수급하겠다는 청사진하에 조강 생산량을 크게늘리면서다.
조강은 고로에서 뽑아낸 쇳물로, 펄강재의 원재료다.
이에 철강재 수출 물량의 20% 가량을 동남아로 수출해온 포스코, 현대제철을 비롯한
한국 철강업체들의 수출전선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D에 따르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 10개국의 철강 생산 능력은 지난해 8040만t에서 2025년 1억90만t~1억840만t으로 3년 새 최대 35%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동남아 지역에서 1억6600만t의 생산 능력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량 세계 6위인 포스코의 철강 생산 능력이 4300만t이라는 점을 감암하면 이 지역에만 포스코급 철강회사 4곳이 추가로 생긴다는 의미다.
동남아 국가들의 공세적 움직임은 지난 20여 년간 글로벌 철강재 공급 과잉의 진앙지였던 중국이 최근 감산으로 들어선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2021년 전년 대비 1.7% 감소한 10억3473만t, 2022년엔 2.1% 줄어든 10억1300만t을 기록했다.
포스코도 철강 생산 능력을 지난 10년간 동결해 왔다.
OECD는 보고서에서 '동남아.중동에서 생산 능력을 확장해 전 세계 조강 생산 능력이 크게 늘어난 결과 전 세계 철강 과잉 생산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준호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자동차용 강판 등 고급 소재 혁신을 계속 이뤄내는 방법만이 공급 과잉 국면에서
한국 철강 기업의 살 길'이라고 말했다. 오수현.성승훈.김희수 기자
동남아까지 가세...넘쳐나는 철강생산, 제품값 40%(2년새) 급락
글로벌 철강업계 공멸 위기감
동남아 너도나도 제철소 건설
인니.말연 등 생산능력 3배로
철강 과잉 6년만에 최대 규모
중국 철강업체들은 지난 20여 년간 철갈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전 세계적인 철강재 공급과잉을 초래했다.
이번에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제철 자립을 기치로 내건 이들 국가가 철강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나서자 세계 촐강 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전 세계 철강업계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던 동남아가 제조업 육성을 기치로 산업의 쌀인 철강 생산 능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면서 동남아를 수출 공략지로 삼고 있던 포스코 등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
24일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철강 생산능력(조강 기준)은 24억5900만t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200만t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철강 과잉 생산능력은 지난해 5억7300만t으로 217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철강 생산능력에서 실제 철강 생산령을 뺀 숫자다.
지난해 과잉 생산능력은 전년 대비 1억800만t 늘었다.
철강 생산능력에 비해 생산량이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제철소가 과잉 건설돼 제대로 공장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당연히 철강재 가격에도 하방 압력을 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대표 철강재인 열연가격은 2021년 t당 1000달러에 육박하다가 올해 8월에는 평균 552달러로 내려앉은 상태다.
2010년대 들어 철강재 공급과잉 문제가 전 세계 철강산업의 주요 화두가 되면서 중국을 비롯한 주요 철강업체들이 설비 증설을
자제했지만 동남아 국가들은 '묻지마 수준'으로 데철소를 건설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별로 살펴보면
인도네시아가 2022년 1900만t에서 2030년 4600만t
말레이시아가 1600만t에서 4700만t
필피핀은 300만t에서 2400만t으로 철강 생산 능력이 급증할 전망이다.
지난해 전 세계 조강 생산량에서 국가별 비중은 중국이 54%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는 인도(6.6%), 미국 캐나다(5.9%), 일본(4.7%) 순이다.
동남아 국가들 생산량을 모두 합치면 7.4%에 달한다.
철강재 수입 의존도가 높던 동남아 국가들이 일제히 고로 건설에 나서자 동남아철강협회(SEAISI)는
지난 5월 '아세안 주요 6개국에서 발표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될 철강 생산능력이 수요를 압도하면서
공급과잉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를 국가의 제철 자립 움직임으로 포스코 등 국내 철강럽체들의 수출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 된다.
동남아는 올 상반기 포스코 전체 수출 물량의 21%인 약 150만t을 구매한 포스코 제1 수출시장이다.
동남아 제철 자립 여파는 이미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1~8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에 대한 한국 철강재 수출량은 306만9000t으로
전년(325만7000t) 대비는 18만8000t 감소했다.
현재 시장에서 한국산이 차지하 는 비중도 1년 새 18.6%에서 16.9%로 하락했다.
동남아발 철강 공급과잉 우려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따른 부작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동남아 현지 철강업체 상당수가 중국 자본과 합작해 제철소 건설에 나선 결과라는 얘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중국 철강업계는 현재 13개국에 투자하며 해외 합작법인 9곳을 세웠는데,
그중 아세안 지역에 대한 투자가 제일 많다'면서 '(이에 따라) 아세안에서 철강 생산능력은 역내 수요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일례로 2020년 연 700만t 규모 철강 생산설비를 완공한 인도네시아 덱신 철강은 중국 철강회사인 더롱그룹과 칭산그룹이 합작해 현지에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수년 내 250만t 규모 추가 고로 건설 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환경 규재와 자국 내 증설 투자를 제한하며 철강업계를 옥죄는 점도 중국 철강 자본이 동남아 국가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배경으로 플이된다. 오수현 기자
'일.중 저가공세에 당할 수가 없다'
'30% 싼 일본철강' 수입 44% 급증
덤핑 공세에 휘청이는 내수
일, 자국 판매가보다 더 저렴
중국도 경기 ㅅ라아나지 않자
남아도는 열연제품 떨이나서
차.건설 등 연쇄적 타격 우려
일본 철강업체들이 올 들어 한국 시장에 덤칭 공세를 펼치면서 국내 철강업체들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올해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 이후에도 경색된 경기가 되살아 나지 않자 과잉 생산된 철강재를 한국 시장에 내다 팔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위기에 내몰리는 상황이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일본산 열연 제품 수입량은 155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1년 146만t 2022년 167만t이던 일본 열연 제품 수입량은 2023년 250만t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열연은 슬래브(뜨거운 쇳물을 굳혀 응고시킨 중간 소재)를 가열해 압연기로 누르고 길이를 늘려 두께를 얇게 만든 뒤
코일 형태로 감은 철강 제품이다.
자동차용, 구조용, 강관용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사용되며 국내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에서 열연을 생산한다.
재압연사.강관회사 등 열연 제품 수요처들이 포스코와 현대재철에서 생산하는 양질의 열연 제품 대신
일본산 제품 구매를 늘린 것은 가격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일본산 열연 제품은 국내 시장에서 t당 평균 80만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판매됐다.
반면 같은 기간국내가는 t당 100만원을 조금 밑도는 수준이었다.
일본 제품이 국산제품 대비 20% 가량 저렴하게 판매되면서 수요처들이 점점 포스코와 현대제철 주문량을 줄이고 나선 것이다.
문제는 일본 제품 가격이 일본 내수 시장 가격에 비해 크게 낮다는 데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 1~8월 일본 내 열연 제품 가격은 t당 평균 920달러로 집계됐다.
이를 이 기간 원달러 환율 평균치인 1300원을 적용해 계산하면 t당 120만우너이다.
결국 일본 철강회사들이자국내에서보다 30% 가량 낮은 가격에 한국에서 제품을 처분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반덤핑 소지가 크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철강제품 거래는 통상 달러로 거래한다.
여기에 각겨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철강제품의 한국 시장 공략도 국내 철강산업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중국 철강사들은 지난 10년간 대대적인 투자로 몸집을 불리면서 조강 생산량을 크게 늘렸다.
세계 5위 회사 중 4곳이 중국 업체일 정도다.
이런 상호아에서 코로나19로 내수시장이 침체되고 올해 리오프닝 이후에도 좀처럼 경기가 살아나지 않자
내수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은 가격을 크게 낮춰 한국 시장에 풀고 있다.
이에 따라 올 1~8월 중국산 열연제품 수입량은 107만t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다.
일본,중국 제품을 값싸게 구매하는 재압연사와 강판회사들도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산업의 기초소재인 철강업이 튼튼하지 않으면 자동차, 건설, 조선 등 한국 주력 산업 역시 연쇄적으로 취약해질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오수현.성승훈 기자
남들은 반덤핑 21건 쏟아내는데...한은 속수무책
필요한 조치 외면하는 정부
미.EU등 10국 철강시장 사활
무력법.세이프가드로 규제
'한은반도체.2차전지에 밀려
반덤핑규제 촉구에도 찬밥'
일본 철강업계가 한국 시장에 덤핑 공세를 퍼붓고 나서면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계 각국이 제철 자립을 기치로 내걸고 철강 제조설비 증설에 속속 나서면서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내수 시장마저 해외 기업들의 덤핑 행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어서다.
세계 각국이 자국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한 장벽을 높이는 만큼 한국 정부도 명백한 덤핑 해위에는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유럽연합(EU) 등을 비롯한 10개국은 지난 8월 현재 탄소강 열연을 대상으로 한 반덤핑 규제 21건을
운용하고있다 .
1994년 멕시코 정부가 러시아산 철강에 반덤핑 관세를 매긴 것을 시작으로 미주, 유럽, 아시아 각국에서 철강 시장 보호에
사활을 걸고 있는 셈이다.
가령 미국,EU 등은 수입재 점유율이 25%를 넘기면 반덤핑 조사를 실시한 뒤 관세를 매기고 있다.
특히 미국은 무역홛장법 232조를 근거로 철강 수입 물량에 제한을 두고 있다.
EU도 세이프 가드를 총해 철강 시장을 보호한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른 '정당한' 구제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철강업이 기간산업인 데다 자동차.조선.건설 등 다른 업계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 업체들이 올해 들어 한국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반덤핑 규제 빈틈을 파고든 결과다.
철강업계에서도 여러 차례 규제를 요구했지만 반도체와 2차전지 등에 밀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덤핑 행위에 대한 규제를 촉구해도 최근 해빙 무드인 한일 관계를 의식해서인지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성승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