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아랍 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을계기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이 한국에 300억 달러
(약 40조 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나는 대한민국 영업사원'이라고 밝힌 윤 대통령의영업 성과다.
그동안 UAE의 국가 간 최대 투자협력 규모인 영국의 122억 달러(약 15조 원)를 크게 윗도는 압도적 규모다.
경제외교에 방점을 둔 만큼 산업 전반에 걸쳐 양국 사이에 체결된 양해각서(MOU)도 48건이나 된다.
윤 대통령과 모하메드 대통령 입석하에 체결된 13건, 게별 체결된 11건, 비즈니스 포럼에서 체결된 24건이다.
UAE 정부는 대규모 투자협력 의사를 우리 정부에 전달하며 '한국에 대한 신뢰의 표시'임을 강조했다.
양국은 바라카 원전을 통해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에너지, 인프라(기반시설) 건설 등 전통 협력 분야 외에도 정보통신기술(ICT), 게임. 콘텐츠, 지능형농장(스마트팜), 관광.서비스, 소비재, 방위산업 등 협력 지평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해가며 한.UAE 경제협력이 고도화.다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UAE의 대규모 투자는 국내 유망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 투자협력을 구체화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 KDB산업은행과 UAE 국부펀드 중 하나인 무바달라는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SIP) MOU를 체결했다.
산업은행과 무바달라는 생명과학 등 첨단 분야를 중삼으로 국내 공동투자 기회 모색, 투자정보 공유, 제3국 공동 진출 등
다양한 방식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중동의 핵심 발주처 중 하나인 아부다비 국영에너지회사(TAQA)와 금융협력을 약속했다.
아부다비 수.전력 자산을 보유한 TAQA는 전력.물을 생산.공급하며 대형 가스복합 화학발전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는 양측의 협력을 토대로 TAQA가 발주하는 발전 , 해수담수화, 송.배전 등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의 참여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UAE는 에너지 분야의 협력도 다짐했다.
'한.UAE는국제공동비축사업'을 채결해 석유공급에서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한국이 400만 배럴을 우선 구매할 수 있는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한편 정부는 3년간 1440만 달러에 달하는 대여 수익도 확보했다.
바라카 원전의 성공적 협력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시장 확대 가속화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전 협력 기반 틀도 마련했다.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신년사에서 밝힌 '해외건설 500억 달러 수주' 목표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고유가로 대규모 인프라 시장이 열리는 중동 지역은 전방위적 수주 지원의 무대임을 감안할 때 고무적이다.
정부는 '도시 내 수소의 생산.저장.운송.활용에 관한 협력 MOU'를 통해 주거.교통에서 수소를 주 에너지로 활용하는
친환경 수소도시 조성을 지향하며 양국은 '해외수소기반 대중교통 인프라 기술,개발 사업(R&D)'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양국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340억 원을 추입해 수소 충전 기술을 국내(대전)와 UAE 현지에서 실증함으로써
사막 기후에 적합한 태양광 활용 수전해 수소의 대량 생산 기술 을 개발하는 게 힘써왔다.
이를 통해 저렴한 수소 생산과 활용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허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24년부터 UAE 현지에서 실증 사업에 착수해 수소 관련 해외시장 개척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스마트인프라 협력에 관한 MOU'등은 해외 건설 패키지 수주 지원을 위한 포괄적 협력 기반을 구축했다.
양국은 2015년 책려한 교통협력 MOU를 자율자동차, 모빌리티 교통수단 서비스(MaaS), 전기.수소차 등 최신 모빌리티 트렌드를
반영해 미래 모빌리티 협력 MOU로 범위를 확대하는 데 뜻을 모았다.
오는 11월 개최 예정인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개최국 UAE는 친환경 그린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대중교통 정책에
관심이 높은 가운데 지능성. 친환경성을 추구하는 한국의 미래 모빌리티 정책과 협력할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단순 건설 인프라 협력을 넘어 지능형교통시스템(ITS), 3차원 공간정보 시스템 등의 스마트 기술이 가미된 기술 협력을
강화해 우리 기업의 수주 경쟁력을 제고할 예정이다.
'중동 시장에 성공적 첫발 내딛는 계기'
윤석열 대통령의 UAE 순방을 계기로 열린 '한.UAE 비즈니스 상담회'에는 우리 기업 36개, UAE 바이어 105개 등 141개 기업이 참가해 우리 기업들이 실질적 성과를 거뒀다.
UAE의 산업 다각화 정책에 맞춰 원전.에너지, 스마트 시티, 스마트참, 문화.콘텐츠 등의 분야에서 257건의 1대1 상담이 이뤄졌고 게약 추진액이 1100만 달러(약 136억 원)로 집계됐다.
원전.전랙 분야에서는 원전 기자재 업체인 우니슨에이치케이알, 코리아느클리어파트너스 등 국내 5개 기업이 참가해 43건의 상담을 진행해 460만 달러(약 57억 원)의 계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플랜트.인프라 분야에서는 쌍방향 전기집진기 업체 리코드 등 3개 국내 기업이 참가해 22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방산.보안 분야는 종합 방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X-디렉터 및 시스템 제조업체 본테크 등 4개 국내 기업이 참여해
총 28건을 상담했으며 300만 달러(약 37억 원)의 계약 추진액을 달성했다.
스마트시티.문화관광 분야는 숙박.여가 플랫폼 야놀자, 렌터카 기반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기업 캐풀릭스, 디지털도어록
기업 라오나크 등 9개 국내 기업과 50건의 상담이 진행됐으며 250만 달러(약 31억 원) 규모의 계약을 약속했다.
프리미엄 소비재 분애는 할랄 인증을 보유한 강동오케익, 진삼 등 식품 기업과 인조잔디 업체 코오롱글로텍, 바이오.의료기기 업체 에이엡메딕스 등 총 8개 기업이 19만 달(약 2억 3600만 원)의 계약을 추진하기로 했고 스마트팜 분야는 공기 중에서 식물을 키우는 에어로포닉스 농법을 개발한 미드바르를 포함한 엔씽, 우듬지팜 등 7개 국내 기업이 54건의 상담을 통해 4
5만 달러(약 5억5800만 원)의 수출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UAE 내 8000개 중소.스타트업 육성 목표
특히 UAE 시장의 문을 꾸준히 두드러온 우리 기업들이 첫 수출 물꼬를 튼 점이 두드러진다.
원전기자재 키업 스프링피스 측은 '그간 여러 번 UAE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큰 성과를 얻지 못했는데 이번 정상 순방을 계기로 마련된 상담회에서 다수의 적합한 파트너를 만날 수 있었다'며 '이번 상담회가 중동 시장에 성공적 첫발을 내딛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위성영상 기반 농작물 재배 인공지능(AI) 솔루션 초기기업(스타트업) 새팜은 'UAE는 우수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언어와 거리의 장벽으로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정상외교를 계기로 많은 도음을 받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육성 협력에 대한 UAE 측의 관심도 높다.
'중소기업 및 혁신 분야 협력에 관한 MOU'는 UAE의 탈석유화 시대를 향한 과정에서 한국이 파트너 역할을 하는 것을 핵심으로 담았다.
2030년까지 8000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20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신생 기업)이 UAE에
자리잡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정부는 이번 수출 상담이 향후 실질적인 수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참가 기업들의 후속 상담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정부는 두바이 정부의 공식 미디어 채널 DMI와 한국 콘텐츠 및 소비재 기업의 현지 진출 활성화를 위한 MOU를 채결했다.
한국의 우수 턴텐츠와 기술을 발굴해 UAE 진출을 촉진하고 K-팝 등 문화행사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UAE 진출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해외 판로와 마케팅 수단을 기대하는 중소기업.스타트업이 수출 활로로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서도새로운 협력 프로젝트가 다수 발굴됐다.
에너지, 방산 외에도 모빌리티, 바이오, 디지털전환, 메타버스(가상세계) 등 신산업 분야의 MOU가 체결됐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수소.암모니아 공동생산(한국석유공사), 수소.신재생(삼성물산), 송전.가스발전(삼성물산), 재생에너지
(대한 이앤씨) 등의 에너지 협력과 수소 모빌리티 보급(창원시. 한국자동차연구원) 등의 모빌리티.인프라 협력이 기틀을 다졌다.
현대중공업, LIG넥스원, 제이테크 등은 양국의 견고한 방산 혁력 관계를 확인했다. 신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