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t Of River, 참 좋은 여행/패키지 예찬
해외여행이라고 하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자유여행과 패키지여행 그렇게 두 가지다.
여행할 나라와 볼거리를 선택하고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잠 잘 숙소와 끼니를 때울 음식점을 고르는 것 등 일정의 모두를 여행자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것이 자유여행이고, 여행할 나라와 볼거리, 그리고 비행기표 예약과 숙소 끼니 등 여행을 함에 있어 모든 필요한 절차를 여행사에서 미리 짜놓은 일정에 따르는 것이 패키지여행이다.
또 다른 것이 비용이 많고 적음의 차이이고, 또 가이드가 있고 없고의 차이다.
자유여행은 그때그때 값비싼 비행기표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고, 패키지여행은 비행기표든 숙소들 음식점이든 일찌감치 할인된 금액으로 예약을 할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비용에 있어서의 혜택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바로 가이드의 역할이다.
자유여행은 여행자 본인이 스스로 일정을 짜는 것이어서 가이드가 따를 일이 없지만, 패키지여행은 다수의 사람들의 동행을 하는 것이어서 가이드가 꼭 따르게 되어 있다.
도전적 마인드가 강한 젊은이들은 대체적으로 자유여행을 선호해서 친구들 몇몇이 어울려 배낭여행을 떠나고는 하지만, 외국어에 익숙하지 못한 나는 어쩔 수 없이 패키지여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사실은 매사 스스로 감당하지 못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여행사의 패키지여행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패키지여행을 선호해서 그러는 면이 있다.
바로 가이드의 역할 때문이다.
가이드를 통해서 여행에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가이드라는 그 역할의 장점이다.
더군다나 지식이 있고 지혜도 있고 친절하기까지 한 가이드를 만나게 되면 금상첨화 같은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음을, 내 그동안 숱한 해외여행 경험으로 익힌 바다.
13년 전으로 거슬러 서유럽 여행길에 들른 이태리 피렌체에서 가이드의 안내로 단테의 집 앞에 섰었기에, 그가 쓴 ‘신곡’(神曲)을 읽을 수 있었고, 이어서 운전 그리스신화의 번역본을 읽을 수 있었고, 호머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와 ‘일리아드’를 읽을 수 있었던 것이고, 10년 전으로 거슬러 북유럽 여행길에서 단골 가이드인 구자영씨의 안내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을 들렀기에 루벤스의 희대의 명작인 ‘시몬의 바리새인들과 예수’라는 그림을 보고 깊은 감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랜 가이드의 경험은, 감동에 목마른 나 같은 여행자들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가치일 수밖에 없다.
이번의 우리들 일본 다카마츠여행에 동행을 한 가이드 배지영씨가 바로 그런 존재가치의 가이드였다.
일본의 역사와 문화와 사회에 대해 꿰뚫고 있었다.
일정 첫날의 일로, 숙소인 다카마츠 레오마노 모리 호텔로 향하는 그 버스 안에서, 배 가이드가 그 설명을 했었다.
섬들이 줄지어 있다 해서 일본을 ‘열도’(列島)라고 부른다는데 부터 시작해서, 그 열도에 줄지어 선 섬이 7,000여개나 된다 했고, 그 중에 큰 섬이 북쪽의 홋카이도와 일본의 수도인 도쿄가 속해 있는 혼슈, 그리고 그 남쪽의 큐슈,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 있는 시코쿠, 그렇게 4개라고 했고, 혼슈와 큐슈와 시코쿠 그 사이의 바다를 두고 세토 내해라고 하며, 그 바다에는 모두 3,000여 개의 섬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우리가 최종 여행 목적지로 삼고 있는 나오시마 섬이며, 그 섬은 그동안 오염으로 버려져 있다가 최근 들어 소위 ‘예술의 섬’이라고 해서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까지, 이번 여행에 나선 우리가 필수적으로 알아야 한 내용들을, 하나 막힘없이 줄줄 소개하고 있었다.
우동으로 이름 난 곳이니, 꼭 우동 한 그릇은 먹어봐야 한다고, 그곳 풍물까지 보태고 있었다.
입고 있는 티셔츠까지 그곳 문화의 한 단면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세계적 명물인 된, 땡땡이 호박무늬를 새긴 티셔츠였기 때문이다.
목적지에 다다르기도 전에, 나는 정말 고맙게도 이미 그 현장에 가본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었다.
그렇게 몸과 마음으로 챙겨주는 배지영 가이드, 바로 그런 만남을 기대하고, 그동안 나는 패키지로 해외여행을 떠나고는 했던 것이다.
배 가이드에게 더 고마운 점이 있었다.
오랜 해외여행 가이드를 하면서 얻은 경험적 덕담이 그랬다.
이날 우리와의 첫 만남에서도 그 덕담을 했다.
곧 이랬다.
“여행을 함께 하다보면 불만을 털어놓는 분들도 꽤 있어요. 그런데 또 다른 분은 참 좋았다고 하시거든요. 결국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번에 저와 같이 하는 ‘강동회’ 열여섯 분을 보면서, 전 참 기뻤어요. 이렇게 연세 드신 분들이 같이 어울려 여행을 하신다는 것이 보기 좋아서요.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어요. 태풍이 오는 것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됐었지만, 막상 와보니 어떠세요. 날이 참 맑잖아요. 그러니 이래도 감사하고 저래도 감사한 마음으로 좋은 여행되시기를 바래요.”
첫댓글 패케지 자유여행 등 해외여행에 대한 안내 감싸....좋은 하루되셈...강동회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