被人知半日羞
설헌서택 |
허난설헌(許蘭雪軒)의 시를 따라
열 네 살에 결혼하여 스물일곱으로 요절한 허난설헌 !
그녀는 천재였으나 불후한 여인이었다 !
아래 작품들로 그녀 삶과 생각을 추정해 본다
春雨 봄비 江南曲 감남의 노래 菜蓮曲 연꽃 따는 노래 尺素書 잉어모양으로 된 널빤지 편지
|
春雨 봄비
春雨暗西池 춘우 암서지
輕寒襲羅幕 경한 습나막
愁倚小屛風 수의 소병풍
墻頭杏花落 장두 행화락
봄비가 서지(西池)에 남몰래 찾아드니
한기(寒)가 가벼이 나막(羅幕)으로 스며드네
시름을 병풍으로 의지하는데
담장 위는 오얏꽃이 지고있네.
池(지) : 연못 襲(습) : 업습하다. 스며들다. 羅幕(나막) : 비단 장막 倚(의) : 의지하다. 기대다. 屛風(병풍) : 병풍 墻(담) : 담장 杏(행) : 살구나무. 자두. 오얏.
허난설헌은 천재라하 할 정도로
글 재주가 특출한 여인이었다.
8살에 상량문(上樑文)을 지어서 주위를 놀라게 했던 여인이었다.
그녀는 14살에 결혼했다.
결혼은 정신적인 굴레였다.
시어머니는 글 잘한 며느리가 마땅지 않았다.
남편도 그랬다.
자신보다 글을 잘하니 자격지심이 앞섰다.
시어머니는 냉소했고 남편은 밖으로 나돌았다.
남편이 벼슬을 못해 공부한답시고
글방에 나다녀 외박이 잦았다.
거기다가 기방을 드나든다는 소문이 난설헌 귀에까지 들려와 마음을 아프게 했다.
春雨暗西池 輕寒襲羅幕 愁倚小屛風 墻頭杏花落
윗 글에서 장막(羅幕)과 병풍(屛風)은 양반댁 며느리가 거주하는 규방(閨房)이다.
輕寒襲羅幕
난설헌의 방인 나막(羅幕)은 썰렁(寒)했다.
愁倚小屛風
남편이 있어야 자리는 뱡풍만 덩그렁하니 놓여있어
마음은 근심(愁) 그대로였다.
墻頭杏花落
규방에서 담장을 내다보니
살구꽃이 지고 있었다.
수심(愁心)에 쌓여 지낸 세월이었다.
계절의 변화도 몰랐다.
봄이 언제 욌던지 살구꾳이 지고 있는 것이다.
춘우(春雨)는 허난설헌의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는 시이다.
마음이 언짢으면 보는 것 모두가 서글퍼 진다.
아래 시도마찬가지이다.
강남곡(江南曲) 강남의 노래 人言江南樂 인언 강남락
我見江南愁 아견 강남수 年年沙浦口 연연 사포구 腸斷望歸舟 단장 망귀주
「강남이 즐겁다」 사람들은 말하지만
「강남의 근심을」 나는 보았네.
해마다 포구의 모래 사장에서
「떠나 가는 배를」 애끊게 바라보았네.
그렇다. 누가 뭐라 하든
아무리 좋은 것도 근심 속에서는
서글퍼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
菜蓮曲 연꽃 따는 노래
秋淨長湖碧玉流 추정장호 벽옥류 蓮花深處繫蘭舟 연화심처 계난주 逢郞隔水投蓮子 봉낭격수 투연자 或被人知半日羞 혹피인지 반일수
가을날 고요한 장호는 옥처럼 푸르게 흐르는데
연꽃 깊은 곳에 목란배를 매어두었네.
물 건너 낭군(郎君) 만나 연씨 따 드리고
혹여 남이 알까 봐 반나절 부끄러웠었네.
長湖(장호) : 고유명사로 봄.
碧(벽) : 푸르다. 繫(계) : 매다 蘭舟(난주) : 목련으로 만든 아름다운 배 隔(격) : 사이가 뜨다. 거리 蓮子(연자) : 연꽃 씨 投(투) : 주다. 드리다. 被(피) : 입다. 이불. 덥다. 피동사 : ∼에게 ∼해지다. 에게 입히어지다. 당하다.
羞(수) : 부끄럽다. 수줍다.
尺素書 척소서 잉어 모양으로 생긴 널빤지의 글
有客自遠方 유객 자원방 遺我雙鯉魚 유아 쌍리어 剖之何所見 부지 하소견 中有尺素書 중유 척소서 一首
손님이 멀리서 찾아와
쌍리어(雙鯉魚)를 내게 건내네.
무엇이 들었나 뜯어 보니
속에 있는 건 척소(서찰)이구나.
上言 長相思 상언 장상사 下問 今何如 하문 금하여 讀書 知君意 독서 지군의 零淚 沾衣裾 영루 첨의거 二首
서두(書頭)의 말은 「늘 생각하노라 」
말미(末尾) 인사는 「지금은 어찌 지내오」
서찰을 읽어보니 「그대 마음 알겠어요」
눈물이 방울저 옷자락을 적시네
鯉(리) : 잉어, 이어. 雙鯉(쌍리) : 잉어모양으로 생긴 종이의 글 剖(부) : 자르다. 가르다. 尺素書(척소서) :길이가 한 자 정도 되는 글을 적어 놓은 널빤지. 零(영) : 떨어지다. 淚(루) : 눈물 沾(첨) : 더하다. 裾(거) : 옷자락
강희자전 康熙字典 의 尺素와 雙鯉의 기록
[李商隱詩]雙鯉迢迢一紙書。 [註]古人尺素結爲鯉魚形,卽緘也。
[당나라 이상은시의 기록]
쌍리(雙鯉)는 먼 옛날 종이 편지다.
옛날에 척소(尺素)는 잉어 모양으로 만들었다. 얼마 되지 않아 없어젔다.
李商隐(약813年-약858年)
당나라 시인 자가 필산, 호가 옥계생
字义山,号玉谿生
|
채연곡과 척소서 두 시는 난설헌이
동경하는 연인상이 그리어저 있다.
현 생활에서 불행했던 상상 속의 연인상이다.
허난설헌은 27살 꽃다운 나이로 죽었다.
햇수로눈 1589년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3년 전이었다.
남매를 낳지만 어려서 날리었고 뱃속에 든 아이도
출산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불후한 여인이었다.
|
|
첫댓글 感謝합니다
고맙습니다.
운장님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기를
감사합니다
팔영산인님
찾아주셔 고맙습니다.
또 한 달이 지나고
새로운 달이 시작 되는군요.
하는 일 없이
세월만 가니
나아를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더듭니다.
하르 하루가 소중한 나날들
뜻 있는 시간 되시기를
감사합니다.
근심 속에서는 서글픈 시도 나온 것이었군요.
덕분에 많이 배웁니다.
허난설헌은
죽움에 앞서
자신의 작품을 모두 불태워버렸다 합니다.
현재 남은 것은
그녀의 동생
허균이 가지고 있었던 작품과
허균이 기억하고 있던 것둘을
정리한 적품들이라 합니다.
현재까지
전하고 있는 작품은 213수라 합니다.
덕암님
좋은 시간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