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석탑은 조선 세조 시기에 창건된 경기도 남양주시 운길산 수종사에 있는 팔각오층석탑이다. 보물 1808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의 말사인 수종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모이는 양수리 지역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경관이 우수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수종사 팔각오층석탑은 평창 월정사 팔각 구층석탑이나 북한 지역 향산 보현사 팔각십삼층석탑과 같은 고려 시대 팔각석탑의 전통을 이으면서 규모가 작아지고 장식적으로 변모한 조선 초기 석탑의 형태를 잘 보여준다.
1957년 해체 수리 시에 1층 탑신과 옥개석, 기단 중대석에서 19구의 불상이 발견되었고, 1970년 이전 시에는 2층, 3층 옥개석에서 12구의 불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함께 발견된 묵서명을 통해서 이 불상들 가운데 태종의 후궁이었던 명빈 김씨(?-1479)가 발원 조성하고, 성종의 후궁들이 홍치 6년(1493)에 납입했다고 하는 불상 2구(석가여래 1구와 관음보살 1구)와 인목대비(정의대왕대비)의 발원으로 조성된 금동불·보살상들, 숭정원년(1628)에 화원[조각승] 성인(性仁)이 조성한 금동비로자나불좌상(대좌바닥에 명문음각)이 확인되어, 석탑 건립의 하한은 1493년이며 1628년에 중수된 것을 알 수 있다.
탑의 형태는 지대석 위에 팔각의 대석을 올리고 그 위에 불상의 팔각연화대좌와 같은 형식의 기단이 올려져 있다. 팔각 대석의 각 면을 2등분 하여 장방형의 액(額)을 새기고 그 안에 안상(眼象)을 표현하였다. 같은 형태의 안상은 기단의 받침과 탑신 받침에도 통일되게 새겨져 있다. 기단부는 상대 앙련석과 하대 복련석에 16엽의 연화문이 장식되어 있는데, 연판(蓮瓣)에는 고려 중기부터 유행했던 화려한 꽃 머리 장식이 새겨져 있고, 팔각 중대석에는 각 모서리에 원형의 우주(隅柱)가 입체적으로 조각되었다. 5층의 탑신 역시 팔각 모서리에 원형의 우주가 새겨져 있고 옥개석에는 각각 3단의 받침이 새겨져 있다. 옥개석 처마의 부드러운 곡선과 원형 기둥, 옥개 받침 등은 목조 건축을 석재로 옮긴 모습을 잘 나타낸다. 정상부에는 합각지붕 형태의 삼각형 문양이 조각된 복발과 보주가 올려져 있다.
수종사 팔각오층석탑은 고려 시대 팔각석탑의 전통을 이어 조선시대에 건립된 석탑으로 출토된 사리장엄과 명문을 볼 때, 건립 연대는 늦어도 1493년에 건립된 이래 1628년에 중수했음을 알 수 있으며, 왕실 발원의 석탑임도 확인된다. 또한, 양식을 보면 기단부는 불상 대좌의 양식이고, 탑신부는 목조건축의 양식이며, 상륜부는 팔작기와지붕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형식은 현재까지 조사된 조선시대에 조성된 석탑 중 유일한 팔각오층석탑이다.
팔각오층석탑과 부도(浮屠)들
수종사에서 바라본 양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