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삼국유사>>를 읽는데 한자가 많아서 읽기가 참 힘이 들기는 하지만 헤겔이니 간디니 외국사람만 읽다가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읽으니 가능한 대충 넘어가지 않고 읽으려고 노력하는데 참 역부족입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세계관이라고 하는데 '공자는 괴력난신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子不語怪力亂神)'라 하여 유학자인 김부식은 이에 따라 저술했지만 승려인 일연은 괴력난신의 이야기야말로 상상력이라 하고, (遺)事는 史가 아니었지만 사(史)를 편찬하는 마음자세로 집필했다고 합니다.
지명이 많이 나와 고등학교 지리부도를 펼쳐놓고 삼국유사의 역주를 참조하며 읽는데, 삼국유사 머리말에 황하黃河가 나오고 단군 왕검의 아사달阿斯達(구월산, 낙랑군 지역인 듯), 환웅의 태백산 마루 신단수神壇水(평안남북도의 경계에 있는 묘향산), 기자箕子조선의 孤竹國(멸악산맥 끝자락 황해연안의 해주), 패수浿水(대동강)동쪽의 위만조선, 그리고 위만조선을 피해 더 이남으로 내려온 마한(馬韓. 아마도 한강 유역쯤일 듯)이 자리를 잡은 것으로 이해를 하게 됩니다.
단군 왕검의 할아버지이신 '환인'이 '굳셀 桓 인할 因'이니 청동기 문명 시조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고조선 부분을 읽은 나의 현재 관점으로는 '마한'의 존재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이랄까 근현대의 줄기를 가늠하는데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갖고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