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일기 - 마음이 한결 가지런해집니다
도회지에 사는 사람들은 사회생활에 부대껴 무엇엔가 쫓기듯 늘 조마조마하고 뒤숭숭한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또한 틀로 찍어낸 듯 날마다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기에 하루하루가 따분하고 싫증 나게 됩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살다 보면 끝내 새로움조차 잃고 삶 자체가 못마땅하여 시들해지기 마련입니다.
탄현교육관에 들어서면 눈에 보이는 것 모두가 새롭습니다. 새벽녘, 거미줄에 송글송글 맺혀 있는 이슬방울이 새롭고, 굼벵이가 땅속에서 나무둥치에 기어올라 매미로 탈바꿈하는 모습이 새로우며, 또한 올봄에 알에서 깬 어린 금붕어가 연못의 수련 이파리 사이에서 앙증맞게 헤엄치는 모습도 새롭습니다.
탄현교육관에 오는 사람들은 금세 자연에 섞이게 됩니다. 그래서 찾아온 사람들 모두가 함께 어울려 일하는 동안 꾸밈이나 거짓 없이 수수해집니다. 탄현교육관은 경쟁사회에서 거칠어진 사람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줍니다. 따라서 무엇을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져 하는 일들이 즐겁습니다.
7월 세 번째 일요일인 7월 21일에는 법인의 전.현직 임직원과 가족,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탄현교육관에 모였습니다. 그래서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텃밭에서 김매기를 하고, 참깨 순지르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예초기로 텃밭 둔덕과 교육관 주변의 풀을 깎는 한편 이번 장마에 쓰러진 오이덩굴 지지대에 버팀목을 받쳤습니다. 탄현교육관에 가면 얽히고설켰던 생각이 가라앉아 마음이 한결 가지런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