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한 장 / 詩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연탄 한 장 / 노래
안치환
삶이란 나 아닌 다른 이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싸늘해지는 가을녘에서 이듬해 봄 눈 녹을 때까지
해야 할 일이 그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고 있다는 듯이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히 남는 게 두려워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려하지 못했나보다
하지만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아침에
나 아닌 다른 이가 마음놓고 걸어갈
그 길을
나는 만들고 싶다
*

첫댓글 감사합니다....가사가 넘 좋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