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잘 먹고 잘 싸며 느긋하게 가정 생활을 즐겨주던 영탄씨. 유기견이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초 낙천적이었던 천방지축 강이군. 두 머슴아들과 달리 처음엔 가정 생활을 너무 낯설어했던 은동이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웬걸요. 적응력 짱인 은동이 소식입니다. ^^
* * *
주말에 또또님이 놀러오시면서 아이들 먹이라고 오리고기와 수제간식을 잔뜩 갖다주셨어요. 은동이는 낯선 사람이 집에 와도 짖음 한 번 없이 무척 반가워합니다. 착한 녀석... 그 험한 곳에 혼자 묶여 있으면서도 사람을 반가워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잊어버리지 않았나 봐요. 자기 건 줄은 또 어떻게 알고, 또또님이 음식 가방을 내려놓기 무섭게 가방에 머리를 박고 킁킁....
오늘도 은동이는 국내산 오리고기, 노르웨이산 연어, 국내산 북어죽 등 맛있는 거 잔뜩 먹고 럭셔리 방석에 늘어져 있어요. 이젠 아무리 맛있는 걸 갖다바쳐도 굶주림에 시달렸던 아이마냥 허겁지겁 먹지 않고, "음, 난 럭셔리 강아지니까" 하면서 느긋하게 드십니다. ^^
오늘은 첫 산책을 나갔어요. '우리 은동이는 리드줄 매고 산책해본 적도 없을 거야, 안정되기 전에 데리고 나가면 또 버려지는 줄 알고 무서워할지도 몰라' 저 혼자 온갖 걱정을 하며 첫 산책을 미뤄왔는데 ㅡㅡ;;; 어제부터 자꾸 현관에 나가서 낑낑대는 폼이 좀 갑갑해하는 것 같더라구요.
점심 먹고 나서 제가 어깨줄을 척 꺼냈는데...... 이게 웬일일까요? 평소엔 말수 적으신 은동님께서 어깨줄을 보자마자 뭐라뭐라(%^(*&^%$#@#$%^*&^%) 열심히 말씀을 하시면서 콩콩콩 뛰어다니기 시작하더라구요. 뚱아저씨가 사주신 청담동 며느리 룩(또는 압구정동 부동산 벼락부자 룩)을 입히고 피피 산책 가방을 꺼냈는데, 피피가 들어가기도 전에 은동이가 잽싸게 가방에 들어가서 떡 자리를 잡네요. 헐, 다른 애들은 스스로 가방에 들어간 적이 없었는데... ("어이, 거기 엄마라는 인간, 빨리 은동님 모시고 나가봐")
고양시 냇가 황톳길에 출몰한 청담동 며느리(또는 부동산 벼락부자) 아무튼 강남 스타일. 당당하게 활보 중.
소박한 차림의 경기도 강아지
빈부의 격차를 느끼며 약간 떨어져 걷는 중.
황톳길을 걷기엔 너무 부티 나는 은동이를 위해 산책로로 접어듬
부한 모피코트 때문에 엄마가 사온 어깨줄이 맞지 않아, 일단 목걸이에 리드줄 연결하고 어깨줄 바꾸러 가는 길.
사이즈 큰 어깨끈으로 교환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남극에 가도 문제가 없을 은동이의 엄청 부한 인조모피 코트.
(재력은 되지만 모피농장에서 고통 받는 다른 동물들을 위하는 마음으루다가)
컨테이너에 매달린 더러운 거울 앞에서 쓰리샷. 우리는 럭셔리 패밀리.
참, 사진은 없는데 산책 나갔을 때 다른 강아지들이 다가오니까 은동이가 슬쩍 위협도 하더라구요. 조그맣게 아르릉거리면서 재빠르게 다가섰다가 다른 강아지들이 물러나면 만족스러운 듯 쳐다보고, 강아지들이 슬금슬금 제 갈 길 가버리면 네 다리에 힘을 딱 주고 멀어질 때까지 감시하듯 쳐다봅니다(다른 강아지들아, 미안 ㅠㅠ).
첫날은 조그만 피피도 무서워하더니만 이제 든든하게 뒤를 봐주는 사람(으응? 나?)이 생겼다는 생각에 당당해진 건지, 심지어 냇가 시골집에 사는 커다란 흑구가 길가에 묶여서 무섭게 노려보는데 겁도 없이 거길 달려들더라구요. (은동아, 난 그 검둥이 무섭거든 ㅠㅠ) 그래도 한 집에 사는 피피랑 참 잘 지내고, 나름대로 누나 대접도 해줍니다. 어쩌면 은동이는 길에서 만나는 다른 강아지나 커다란 흑구로부터 엄마와 피피 누나를 지켜주려고 했던 게 아닐까요? (지도 남자라고? ㅡㅡ;;;)
집 앞에 오니까 은동이가 들어가지 않으려고 버팁니다. 이 녀석, 산책이 어지간히 좋았나 봐요. "은동이 집에 안 가? 엄마랑 피피 누나는 간다. 너 혼자 밖에서 살 거?" 그랬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어슬렁어슬렁 들어오네요. ㅎㅎㅎ
집에 와서 발 닦고 수고했다고 간식 하나씩 꺼냈습니다(수고는 내가 했지만). 처음엔 먹을 것을 내려놓으면 코부터 박았는데, 어제부터는 완전히 안정된 것 같아서 맘마 줄 때 은근슬쩍 "앉아, 기다려"를 해봤어요. 참 똑똑한 은동이, 하루 만에 곧잘 따라합니다. 간식 꺼내니 알아서 기다리는 은동이에요.
초 집중!!
먹어랏!!
아작아작!
간식 먹고 나서 은근슬쩍 은동이 럭셔리 방석에 올라가보는 피피예요. 은동이 못마땅한 표정 보이시나요? "누나가 왜 여길 올라와? 이건 뚱아저씨가 나 혼자 쓰라고 사준 거라고!" (사실 뚱아저씨는 그런 말씀 안 하셨음. 은동이 혼자 생각)
"은동아, 누나도 같이 좀 쓰자. 응?"
(짜증 돋지만 누나라 차마 내쫓지는 못하는 은동이)
"누나, 여기 있을 거면 저기 망루에 올라가서 보초라도 서라구. 아무리 누나라도 공짜는 없어!!"
"알았어! 나 여기서 망 보고 있으면 되는 거지?"
누나한테 보초 세워놓고 편하게 졸고 있는 은동이.
사는 게 급피곤한 피피와 사는 게 급편한 은동이.
곧 럭셔리 방석에 대적할 또또님표 핸드메이드 방석이 옵니다.
기대하세요. 커밍쑨!!!
은동이한테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좋네요. 자주 올릴게요. ^^
은동이 얼굴이 나날이 달라지네요~점점 뽀샤시해져가네요~^^*
그러게요. 생각보다 적응이 빨라서 다행이에요.
기다렸던 피피님 임보일기 정말 반갑습니다 우리 은동이 그때 그 은동이 맞죠? 적응력이 킹왕짱 입니다 이젠 어디다 내놔도 사랑과 관심 속에 살고있는 <갑견> 입니다^^
갑견 맞아요. 요즘 저희 집에서 슈퍼갑 행세 중인 막내 은동이에요. ㅎㅎㅎ
ㅋㅋ 아~
피피님때문에 행복해집니다~
응원할께요~^^
응원 감사해요. 은동이 행복한 소식 많이 올릴게요.
동물농장에 나왔던 미스터유가 생각나요 그렇게 다른강쥐한테 기죽고 무시당하던 애가 입양되자마자
어찌나 당당하고 대찬지 "나도엄마 있다고!"그랫던거 마냥 은동이도 그런가 봐요 막 친구들한테 뻐기고 으시대고...
그나저나 피피 불편하게 걸치고 앉아있는게 넘~불쌍하고 웃겨요 ㅎㅎㅎㅎ
은동이 엄마랑 피피누나 지키는거야? 아유... 기특한 녀석. 맨날 밖에 있어서 집에만 있는거 갑갑한가보네요. 은동이 잘 지내는 것 같아서 좋네요.
산책도 낯설어할까 싶었는데 바깥에 나가니까 쌩쌩 날아다니더라구요. 한동안 날씨도 풀린다니 이제 자주 데리고 나가야겠어요.
글 너무 재미있어요. 피피님
압구정동 부동산 벼락부자 스타일...
은동이 잘지내서 너무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은동이가 피피님 덕분에 마니 편안해졌나보네요. 피피님손은 요술손~~ㅎㅎ
은동이가 적응을 잘하네요. ^^
부동산 벼락부자같은 모피옷에 럭셔리한방석.. 이쁜엄마랑 급피곤해진 든든한 누나까지 있는 은동이ㅋ~~ 은동아~~ 너 부러운게 하나없는 귀족견이 되어버려서 은근 거리감 느껴진다아~~~ㅎㅎ
은동이 때문에 많이 아파하셨던 퐁당퐁당님이니 만큼 은동이 밝아진 모습도 많이 기쁘실 거 같아요.
두아이모습 상상하며 읽으니까 너무 재밌는거있죠? 신기하게 애들도 새물건을 좋아해요, 아응긔여워♥ 은동이 진짜 왕방울 눈이네, 털 자람 한미모할듯요^^
지난주까지 팅커벨 회원분들 눈물 흘리게 만들었던 은동이가 며칠 만에 이렇게 기쁨을 주는 아이가 되다니... 참 기특한 은동이에요.
어맛, 은동이 얼굴이 너무 생기발랄해졌어요. 푸하하 어디서 누나랑 엄마를 지키겠다고 큰 엉아에게 덤비니!!!은동이 너무 귀엽네요. 말씀처럼 피피님께서 제일 수고하셨어요. 토탁토닥~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ㅋㅋㅋㅋ 갑자기 세상만사 무서울 게 없나 봐요. ㅎㅎㅎ
아놔~ 빈부격차 ㅋ
아놔... 이 좁혀지지 않는 갭이란... ㅋㅋㅋ
아름다운 검은 눈동자에 감사함과 고마움이 가득하네요.
이렇게 벌써 현실 적응이 잘되다니 피피님의 사랑덕분이에요 감사드립니다.
은동이라는 이름에 귀동이 티가 팍팍~~ " 은동인 느낌 아니까" ㅎㅎ
은동이 눈동자가 정말 맑고 예뻐요. 털 자라면 다 죽었어~~~ ㅎㅎㅎ
은동이 얼굴에 이젠 자신감이 팍팍 뭍어나네요 ㅋㅋ
피피님 덕분이예요~감사합니동~
그나저나 전 가방속에 들어가있는 피피가 왤케 귀엽죠?? ㅋㅋㅋㅋㅋ 아요 귀요미~
은동이가 저 가방에 쏙 들어가니까 피피가 얼마나 당황해하던지... 그걸 찍었어야 하는데... ㅋㅋㅋ
럭셔리 첨당동 며느리 스타일 은동이 덕에 졸지에 피피가 소박한 경기도 강아지가 되었구나~ㅎㅎㅎ
은동이 적응력 짱이네요~~ ^^ 피피에게는 미안하지만 많이 웃었어요~ㅎㅎ
우리 피피 완전 비교돼요. 빨리 돈 벌어서 피피도 호피코트 쫙 빼입혀야 되겠어요. ^^
은동이밝아지거눈에훤히보이네요 감사해요피피님
저도 감사해요. ^^
에구 빈부격차를 극복할수없겠어요 ㅎㅎㅎ 피피야 미안하데이~
호피코트 없는 강아지 서러워 살겠어요. ㅋㅋㅋ
은동이가 이젠 마음도 몸도 많이 편해진게 표가 확! 나네요.
피피님 사랑덕분이겠죠.
털도 좀 자라고 하면 정말 럭셔리견 되겠어요.
은동이 잘 받아주는 피피도 엄청 귀엾네요.두귀가 쫑긋한게...
피피님. 감사해요.
은동이 피피 다 너무 기특하고 고마워요.
당당해진 은동이 너무보기좋아요~~~
피피님.. 고맙습니다^^*
오늘 산책 나가서 보니 완전 기세등등하더라구요. ㅎㅎㅎ 다행이에요. ^^
은동이가 적응을 넘잘하네요~^^넘다행입니다~^^말없이받아주는 피피도넘이뿌네요~넘잼나고흐뭇하게 잘읽었어요~^^
은동이 적응 잘해서 정말 다행이죠. ^^ 은동이도 피피도 데면데면한 듯하면서도 또 가끔은 사이좋게 붙어 있곤 해요.
우와ㅋ 엄청엄청 재밌는 이야기를 읽은 느낌이에요!
우리의 피피마우스가.. 그냥 일반 경기도 강아지가 돼버리다니..OTL 은동이 멋진녀석이네요!ㅋ
그래도 피피누나랑 방석은 사이좋게 쓰자ㅋㅋ
오늘도 감사 인사 드리고 갑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코멘트를 그렇게 달았지만 사실 피피는 마약방석에서 떡실신해 있을 때 제일 편해보여요. ^^
은동아.~
행복하지~?
피피야 고마워~
피피님.! 은동이 요래 변할줄 알았어요~
너무 감사합니다~~~
은동이 금방 요래 될 줄 어떻게 아셨어요?ㅎㅎㅎ 은동이 보면 하루하루 달라지는 게 넘 신기한 요즘이에요. ^^
아우~~ 흐뭇해~~~^^
ㅎㅎㅎ 저두요.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같은 은동이와 피피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항상 기다립니다...(은근 부담 되실려나 ㅎ)
글도 참 재미나게 쓰셧다요,,,ㅎㅎ
이제 은동이가 편해진 모습이보이내요..모처럼 바깥나들이에 마냥 신낫엇나봅니다
청담동 며느리와 소박한 차림의 경기도 강아지 ㅋㅋㅋ
피피님 글을 읽는 내내 미소가..
작가님의 글을 이렇게 자주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피피님 고마워요~~
저는 읽는 내내 마음이 짠하네요. 산책, 목줄, 이동가방.....다 해봤던 것들...해보고 살았던 것들....그런데 우리는 그 아이가 아무것도 모르는 그냥 유기견이었다 생각하고 배려한다는 것이 그 아이를 오히려 은연중에 무시하고 있었던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게 하네요.
은동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사모님스따일..
빈부의 격차.......ㅎㅎㅎㅎㅎㅎㅎ 피피야 지못미..
그래도 피피는 얼굴에서 부티가 나잖어~
은동이 눈빛이 초롱초롱하네요.
하루하루 사랑 많이 받고 변해가고 있는것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 사진에 피피의 무표정하게 딴곳보고있는 얼굴이 넘 귀여워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