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하루 하루가 고만고만한 날의 연속이라 여기며 살아가곤 하지만 삶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이렇게 다르구나'를 절로 내뱉게 됩니다. 특히 아침이 그렇습니다.
바로 얼마전만해도 그대로 여름이었지만 추분이 지나니 완연한 가을 아침으로 우리
앞에 떡하니 나타난걸 보면요. 그래서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지루한 삶이란 '건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습관의 후유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연스럽게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
새로운 기운을 느끼기에 충분한 날들이라는게 신기하고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가을의 고갱이의 시간 10월은 그래서 더 살갑고 따뜻할 수 밖에 없다고 파아란
가을 하늘이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합니다.
새로운 마음,새로운 기운으로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해 보자구요.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으뜸달 10월 상달(上月)입니다.
농경시대엔 일년 농사가 마무리되고 햇곡식과 햇과일을 수확하여 하늘과 조상께 감사의 예를
올리는 기간인 10월을 으뜸이라 했지요. 인디언 부족들의 말을 빌리면 양식을 갈무리하고
큰 바람의 달인 10월은, 그래서 신과 인간이 함께 만나 즐기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달일거구요.
가을날 나뭇잎 하나가 떨어지기 위해서도 온 우주의 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우리의
10월도 자연, 연결된 인연들과 조화와 균형 속에 충만한 시간들이 되길 두 손 모읍니다.
9월과 10월이 이어지는 긴 추석명절 연휴 넉넉하고 너그럽게 지내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남은 시간들도 따뜻하고 건강하게 보내시구요.
여느때처럼 소생은 고향 익산과 처가인 양산 통도사 마을을 다녀왔습니다.
고향의 텃밭에 땀을 뻘뻘 흘리며 온 가족이 함께 마늘을 심었고,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지 차례를
지내고,추모공원에도 다녀왔습니다. 작황이 별로이긴 하지만 대추를 따고 황금들녁으로 변해가는
고향의 들녁도 걸어보았구요. 어릴 적 그 고향은 아니었지만 애틋함과 그리움이 물씬 풍겨나니
무르익어가는 쓸쓸한 삶이 그대로 내 품에 안겨옴을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이번 명절에 다시 느낀 것은 건강하신 어머니와 무탈하게 살아가는 가족,형제들이 함께 한다는
진한 고마움입니다. 무엇보다 구순이 넘은 어머니께서 거동은 불편하지만 일상을 오롯이 누리고
계시고 여전히 자식사랑에 여념이 없으시니 얼마나 다행스럽고 고마운지 모릅니다.
어머니도 자식들도 큰 복을 타고난 것 같다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눈 것이 벌써 추억이 되어가고
있지만요. 어쨌거나 즐겁고 고마운 삶입니다. 행복이란 이런 것임에 틀림없구요.
양산에 와서는 10월 첫날 휴일 아침에 여느때처럼 통도사에서 상큼한 아침을 맞았습니다.
한가위 달이 영축산 위 서쪽 하늘로 기울어가고 경내에 피어난 황금빛 금목서꽃이 반겨주었음도
귀띰해 드리구요. 갈빛장삼을 입은 어린 행자의 비질 소리가 막 떠오른 가을 태양과 잘 어울렸음도
보고드립니다. 이렇게 우리의 삶은 어디서든 원만하게 잘 굴러가고 흘러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추석전엔 시몽과 이수연 소장, 영원한 청년인 조완규 전 서울대 총장, 새로운 삶을 시작한
경기도 어린이박물관 송문희 원장과의 만남, 추석연휴엔 익산에서 끝없는 도전의 삶을 살아가는
유니크바이오텍 허용갑 대표, 새로운 경주에서 치어리딩(cheer leading)의 삶을 이어가는 미진씨를
만나 후속 인터뷰를 하며 '사람의 숲'에서 행복가꾸기를 계속 했습니다.
참, 연휴 첫날인 28일과 추석당일, KBS 제 1라디오, '강원국의 지금 이 사람'에 행복디자이너가
살아온 삶의 이야기가 방송되었습니다. 조금 부끄러웠지만 고맙고 따뜻했습니다.
새로운 청년의 마음으로 기꺼이 즐겁게 시도하고 도전하는 삶,
내가 먼저 돕고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삶!!!
사람들은 해롭지 않은 것을 두려워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을 욕망한다.
- 에피쿠로스 (고대 그리스 철학자)
2023. 10.2
아름다운 옥수동에서
대한민국 행복디자이너 咸悅/德藏 김 재 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