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의 모습 외 1편
정 병 호
교탁은 항상 한가운데 있고
시선 닿는 곳 경계가 된다
분필 날아와 떨어지면
주위는 조용해진다
‘너’
안도의 숨소리와 호기심
손목시계 풀고 목 돌리면서
앞문 열면 교실은 풍경화가 된다
서로가 어금니 꽉 깨물며 발에 힘 싣는다
손바닥이 뺨 향하자 본능적으로 손이 얼굴 감싼다
기다렸다는 듯 발이 배를 찬다
교탁에서 한 발 멀어진다
배 가리자
손바닥이 뺨 때린다
발에 힘주며 버틴다
어쭈 라는 입모양과 함께
손과 발 날아온다
버티던 발 힘 풀리며 두 어 걸음 뒤로 밀린다
핏방울 따라 교탁이 멀어진다
발뒤꿈치에 느껴진 문턱
아주 쉽게 넘어가고
복도 지나고 등으로 벽이 느껴진다
문은 닫히고
교탁에 모여 있는 눈들 창문으로 들어온다
백지에 임의의 한 점 찍고
굵은 선으로 그리는 원들
끝나는 종 울린다
표 백
정 병 호
철수가 신발장 문고리 잡고
엉엉 울면서 중얼거립니다
골목입구 표구점
늘 사람으로 붐빕니다
수업 중에 소리 질러
선생님과 친구를 놀라게 했답니다
교실 돌아다니고
화장실 간다고 뛰쳐나가곤 했답니다
자리 비었을 땐
선생님과 친구들이 찾으려 다녔답니다
그때마다
운동장 구석 화단에 쪼그리고 앉아
개미와 놀거나 꽃을 구경하곤 했답니다
교실은 술렁거렸고 엄마들이 선생님을 만난 후
할머니가 학교에 왔답니다
할머니 손잡고 병원에 갔답니다
의사는 ADHD 판정을 내렸고 약사는 하얀 알약 주었답니다
엄마들 학교출입 잦아지고
돌아가며 짝꿍을 했답니다
집으로 갈 때 친구들 어깨동무를
지켜만 보았답니다
오늘, 철수가
전학 가는 날입니다
‘그 동안 내 신발 보관 해줘서 고마워’
카페 게시글
애지의시인들
정병호의 중심의 모습 외 1편
애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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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1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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