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카페에서 눈팅만 해왔습니다. 흔적을 남긴다는게 너무나 두려워서...
아버지를 전립선암과 혈액암으로 (2차암) 잃고 그 카페에서의 흔적들이 너무나 가슴아팠기에...
하지만 '리버가이드'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조심스레 어머니 이식까지의 과정을 올려봅니다.
다른분들에게 작은 참고라도 되기위해...
어머니는 1994년 간경화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이후 추적관리만 하시다가 약 7년전 식도정맥이 부었다는
지방병원의 내시경결과를 받은 후에야 서울 삼성병원으로 전원을 하였습니다.
이후 두번의 결찰술과 바라크루드 복용으로 경과는 상당히 좋으셨습니다.
담당 의사의 바라크루드 복용을 중단해도 될정도라는 얘기까지 나왔으니깐요.
하지만 그것이 화근이 되었을까요?
그렇게 괜챦다는 내과의사의 입에서 지난 6월중순 어머님이 간암이라는 얘기가 전해졌습니다.
S2부근의 3CM 1개와 작은 결절 하나.. 이미 혈관을 침범하여 1차분지 입구까지 종양혈전을 동반한
악성이라고 하였습니다.
수술불가, 이식불가. 치료방법은 방사선과 색전술. 그것도 여명 1년을 기대로..
하늘이 무너지더군요.
2년전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남은 그리움이 아직도 너무 많은데 어머니까지...
병원도 의사도 너무 미웠습니다.
"약을 잘안드셨나 보네요" 그 한마디.. 그리고 간경화도 너무심하다는 말.. 3개월만에..
내과의사에게만 의존했던 어리석음이 후회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정신을 차려야했습니다.
제가 지방에 거주하기때문에 챠트를 가지고 서울 작은형을 아산병원으로 보냈습니다.
같은 대답뿐이더군요. 그리고 뒤에 들린 성모병원에선 "간이식은 가능하지만 성공율은 말할순 없다.
하지만 기대여명이 얼마되지 않으니 공여자만 있으면 수술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큰형님의 한마디에 포기하곤 맙니다.
"보호자가 성공율에 관계없이 수술을 해준다는 곳만 찾으러 다니는 것은 잘못된일이다.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분명 맞는 얘기입니다.
다시 여러경로를 통해서 방사선동위원소 색전술을 접하게 됩니다.
치료율이 일반 화학색전술에 비해 조금 높은 편이지만 색전술에 따른 부작용이 최소화되고
일상적인 생활과 방사선치료를 이중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물론 고비용입니다만.
이트륨치료에서 국내 최고라는 고대 안암병원으로 전원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외과 김동식교수님을 만나게 되었구요.
치료는 일사천리로 이루어졌습니다. 외래 일주일후 입원. 검사. 이트륨치료 가능 통보까지
그리고 2주후 호주에서 이트륨도착 및 시술.
시술은 이트륨치료의 권위자이신 영상의학과 김윤환 교수님이 직접하셨습니다.
시술 하루뒤 김교수님의 보호자 면담. "시술은 잘되었습니다. 하지만 간상태가 나빠서 타이밍이 오면
간이식을 해야합니다."
혈관침범된 간암이라 타이밍은 약 3개월부터 6개월의 관찰 후 전이없이 암이 괴멸되는 때라 하셨습니다.
외과 김동식교수님과의 협진을 통해 계속관찰이 이루어졌습니다.
시술 1개월후 간에 발생한 암은 거의 괴사되었고 혈관의 종양은 많이 줄었다는 결과...
하지만 2개월후 혈관의 종양까지 많이 괴사되었으나 간입구의 혈관에서 종양인지 혈전인지 애매한 부분이
C.T상에 나타나 또 맘을 졸이게 만들었습니다.
다행히도 5일 후 이루어진 MRI에서 일반 혈전으로 판명이 나고 그나마도 몇일사이에 거의 없어졌다는
결과를 받게됩니다.
그리고 3개월후 검사에선 암은 이제 거의 괴사되었다는 좋은 결과를 얻게됩니다.
그리고 김동식교수께선 이식타이밍이라며 공여자를 알아보라고 하셨네요.
우선 수혜자인 어머니 검사를 먼저 들어갔습니다.
자식인 아들 3명이 모두 B형간염보균자며 며느리들은 다른 혈액형과 고령으로 인해 별로 권하지를 않더군요.
환자가 고령이라 40세미만의 남자가 기증하면 더욱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하늘이 도와서인지 이종사촌동생이 기증자로 나섰습니다.
예전부터 언니의 간암을 알고 마음 졸이던 막내이모에게 어렵게 승낙을 받아내었습니다.
약 한달이 지난 12월 11일 어머니께서 드디어 수술을 하셨습니다.
공여자인 사촌동생은 9시간의 수술...
수혜자인 어머니는 16시간의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최종검사이후 40일이 지난후라 따로 검사는 하지않으시고 수혜자를 개복한 후 전이여부 육안검사후
수술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어졌습니다.
동생이 수술을 마치고 나왔을때 많은 감사와 안도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혹자는 욕을 할지도 모릅니다.
70넘은 이모 살리자고 25살의 조카가 생배를 잘랐으니...
그래서 무사히 수술을 마친 동생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어머니는 둘째치더라도요...
동생 어머니 경과 넘 좋습니다.
출혈도 담도협착도 없이...
동생은 10일만에 퇴원하였고 어머니는 19일째인 오늘 퇴원하라는 오더가 있었지만 목요일에 퇴원하시기로 했네요.
떼어낸 간의 바이옵시리포트도(조직검사) 암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사인을 보내고 있다고합니다.
깨끗해진 어머니의 얼굴과 피부를 보고는 막내이모가 한마디합니다.
"공주가 따로없네" ㅋ
수술후 초음파실근처에서 우연히 만난 김윤환교수님은 어머님의 수술소식을 전해듣고는 박수를 치며 뛸듯이
좋아하셨습니다.
"아이구, 잘했네요. 잘했어!"
김동식교수님은 회진때마다 좋은 경과로 농담도 잘건네주십니다.
"운동 안하시면 채찍가지고 오라합니다"
오늘 어머니 73살 생신이십니다.
비록 병실에서 미역국을 드셨지만..
축하 전화를 드렸네요.
"엄마! 오늘 첫생일 축하합니다!"
많은 이들이 그럽니다. 빅5 병원이 최고라고...
하지만 저희는 빅5보다 우수하고 따뜻한 의사분들을 만나서 기적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고대 안암병원은 빅5에 밀려 주로 몽골환자들의 간이식을 진행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젊은 명의로 선정된 김동식교수님을 만난 인연이 저희에겐 하늘이 주신 기회가 되었습니다.
물론 앞으론 넘어야할 산이 많겠지만요...
환우 여러분과 이식을 앞두신 모든분들에게 더욱 행복하고 밝은 2014년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축하 합니다.. 따님의 효심이 지극하여 좋은 결과가 있었네요...모친께서 장수 하시도록 더욱더 잘 보살 피세요
감사합니다. 딸이아니라 막내아들입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계속 좋은 소식 듣게 되길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간절히 바랍니다. 모두가 고통없는 세상을 꿈꾸어봅니다.
인간승리의 감동 드라마 한편을 보는듯 합니다.
어머님께서 부디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기 기원 합니다....
과찬이십니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각오를 다져봅니다.
기원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생체이식하시면 회복이 빠른대신 담도협착비율이 높아서 6개월 내에 발생확률이 높아요, 1년간은 방심하지 마시고 고열이나 황달징후있으면 즉시 병원가심이 좋습니다.^^
넵. 지금부터 다시 시작할려고 합니다. 참고로 어머니는 발병후 하루 약1리터의 유기농해독쥬스를 만들어 드렸구요. 밀크씨슬과후코이단도 잠시 드셨네요. 다른건 몰라도 해독쥬스는 참 많은 효과가 있었습니다. 손등 피부가 달라지더군요.
아우라님의 조언 깊이 새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해독쥬스 때문이 아니고요. 해독쥬스가 뭔지 잘 모르지만 줄이세요. 민간요법 절대 하지마시고 몸에 좋타는거 챙겨드시지 마시고요. 간이식하면 건강한 간이 들어가는거라 피부 등등이 금방 좋아 집니다.
@우가차카 넵! 간이식전부터 손등피부가 확연히 달라졌구요. 해독쥬스는 야채삶은 쥬스입니다. 아는 의사가 드시라고 권해서..
민간요법은 하지않구요. 할생각도 없읍니다.
쥬스는 장을건강하게해서 간에 부담을 안준다고해서 드셨네요. 늘 우가챠카님 글읽고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동이네요.! 이제 오래오래 행복 하세요..
넵. 꾸러기님도 늘 건강하십시오.
감동의 스토리 잘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쭈~욱 쾌유 하시는 그날 까지~
건승 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새로운 시작이란 각오입니다. 다들 감사드립니다.
아 완전 수고하셨어요!!! 축하드려요^^*
아직 축하는 이르지만..
모든분들의 따스한 마음 새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연은 한참 내려가며 읽었습니다. 참으로 감동적이군요. 일흔이 넘으신 어머님을 스물다섯 꽃다운 나이의 이종사촌 동생이 공여자가 되어 이식수술을 하셨다니 그 과정이 사뭇 아름답습니다. 두분의 완쾌와 빠른 회복을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친형제보다 더한 고마운 녀석입니다.
로버님도 건강한 새해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