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교권 침해 경험 70%, 담임 기피 90%…암울한 학교 현실
동아일보 2023-05-15 10:44
전국 초등교사 교권침해 현황 설문 결과.(충북교사노조 제공)/ 뉴스1
전국 초등교사의 70%가 교권침해를 경험했고, 교권침해로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은 교사도 2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교사노동조합(위원장 유윤식)는 42회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노조연맹 산하 16개 시도교사노조와 공동으로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초등교사 1만137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를 당한 초등교사 70.39%에 달했다. 학생 보호자에 의한 교권침해를 당한 교사도 68.48%나 됐다.
이밖에 교원능력개발평가로 인한 교권침해 33.75%, 교육활동 중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경험 5.79%, 교권침해로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는 초등교사도 26.59%(3025명)에 달했다.
초등교사들은 정상적인 교육 활동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법률에 의한 교육 활동 침해 방지 대책 수립(무고성 아동학대신고 처벌 등)이 38.2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교원의 경제적 보상 현실화(각종 수당 인상 등) 33.47%, 교육활동 이외의 업무(돌봄, 방과후 등) 부여 금지 제도화 17.43%, 교사의 전문성 보장을 위한 교육본질업무 직무 표준화 8.13%, 수업의 질 보장을 위한 교사의 기준 수업 시수 법제화 2.76% 등이 뒤를 이었다.
교직 사회 초등 담임 기피 현상에 대해서는 97%(매우 동의 89.13%, 조금 동의 8.63%)가 동의했다. 그 원인으로는 학부모 민원(상담)을 감당하기가 부담스러워서(32.98%), 학교폭력과 무고성 아동학대 고소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32.41%) 이라고 답했다.
교원과 교직 환경 국제비교 연구(TALIS)에서 제시된 13개 교사효능감 항목에 비춰 자신의 교사효능감은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는 긍정적인 답변은 42.73%(매우 높음 11.84%, 조금 높음 30.89%)였으나, 대한민국 교직 환경이 교사효능감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아니다가 80.91%에 달했다.
교사들은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윤식 충북교사노조 위원장은 “최근 부쩍 교사의 정상적인 교육 활동을 저해하는 일이 증가하고, 교육공무원 보수와 수당이 물가연동제를 반영하지 않아 교사들의 사기가 떨어져 명퇴자와 저경력 교사들의 이직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라며 “대한민국 성장동력의 주역인 교사들이 가장 최적의 교육환경에서 학생들에게 전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교권 보호 장치와 현실적인 지원책이 없다면 미국과 일본, 독일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사 구인난 등 공교육 재앙이 우리나라에도 조만간 현실화할 것”이라고 했다.
(청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