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 반대에 ‘올인’하는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이 비과학적인 괴담을 퍼트리면서,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향해 “그렇게 안전하다면 식수로 마시라”고 윽박지른다.
이 대표는 “함께 쓰는 우물에 독극물을 퍼 넣으면서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안전하다면 농업용수든 공업용수든 재활용하라고 (일본에)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도 했다.
민주당의 의원들도 정부 당국자나 과학자들에게 식수로 마시겠느냐고 묻는다.
한마디로 코미디 같은 질문이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원전의 녹아내린 핵연료봉을 냉각하기 위해 투입된 냉각수와 유입된 지하수, 빗물 등이 합쳐진 것이다.
원전 냉각수는 바닷물을 사용한다. 원전은 엄청난 양의 냉각수가 필요해 대부분 바닷가에 건설한다. 게다가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방사성 동위원소를 처리한 뒤 남은 삼중수소를 기준치 이하로 희석하기 위해 또 많은 바닷물을 섞는다. 염도 높은 소금물이라 마실 수 없는 것은 물론, 농업용수로도 쓰지 못한다는 말이다.
과학자들이 “많이 마셔도 괜찮다”고 말하는 건, 처리를 거친 오염수의 방사능 수치가 기준치 이하여서 인체에 무해하다는 의미일 뿐이다.
서울의 아리수가 식수로 아무 문제가 없지만 많은 사람이 정수기를 사용하거나 생수를 구입해 마시는 것도 같은 이치다. 이 대표는 방사능 물질과 관련된 수치만 기준치 이하면 바닷물을 ‘매일 1ℓ, 10ℓ씩’ 마실 수 있겠나.
이 대표와 민주당은 장외 규탄대회를 열고 서명운동도 하면서 “핵 폐수 방류를 왜 막지 않느냐”고 다그친다.
특히, 수산업계를 찾아 애로 사항을 듣고 지원책을 강조하는 것은 유체이탈 화법이고 이중 플레이다. 일본 ‘핵 폐수’가 한반도 바다와 수산물을 모두 핵 오염에 노출시키는 것처럼 주장한 것이 문제의 핵심인데, 그런 일을 벌이면서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수산업계를 위로한다.
이 대표가 일본 오염수 방류를 반대할 수 있다. 국격과 국익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감수하면 그만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주장만은 해야 한다. “일본이 방류하든 않든 한국 수산물은 절대 안전하다.” 그리고 “한강에 × 덩어리 하나 빠졌다고 한강 물이 ×물이냐”라는 질문에도 답해야 한다.>문화일보. 김세동 기자
출처 : 문화일보. [오후여담]日 오염수 마시라는 혹세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