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7주년 기념사
자랑스러운 서울지역대학노동조합 성공회대학교지부의 창립 27주년을 축하해주시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조합원 동지 및 내빈 여러분들께 조합을 대표하여 환영 및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역대급 폭염도 어느새 지나가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요즘... 대학 현장은 날씨와는 다르게 뜨거운 2학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밖으로는 인구감소에 따른 고등교육 환경 변화 및 사립대 청산법(구조개선법) 본격 시행, 교육재정 교부금 개편 갈등, 국립대 등록금 무상화 등등, 안으로는 지부 임단협 2년 연속 조정신청, 비정규직 인원 확대, 총장 연임으로 2기 임기 시작과 처장단의 세대교체, 후속 인사발령 등등 무엇 하나 손쉬운 것 없어 보입니다.
더더욱 세상은 저성장 시대의 불확실성과 유동성 등으로 장미빛 예측이 쉽지 않은 상태이며, 다양한 세대간, 구성원 간에도 양극화, 불평등 문제는 더욱 심화되어 가는 국면입니다.
좀 뜸금 없어 보이겠지만 세상일과 별개로 개인들의 삶과 일상은 평안하신지요? 2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시기와 맞물려 정년연장은 청년들의 취업난 등으로 요원해 보이고, 역대급 반도체 붐에 따른 불안과 조급함으로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확대되어 정신과 마음을 피폐해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옛 속담에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라는 말처럼 좋지 않은 상황이라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되새겨 봅시다. 그래서 우리들은 포모(FOMO)가 아닌 조모(JOMO, Joy Of Missing Out) '놓치는 것의 즐거움'으로, 유행이나 타인의 소문에서 스스로 벗어나 현재의 자신에게 집중하며 느끼는 여유와 만족하는 일상적인 삶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그동안 맘고생 많았다고 서로 서로 격려 차원에서 힘찬 박수 부탁드립니다.
지난 주말 여의도 불꽃축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하늘을 수놓는 형형색색의 크고 작은 불꽃들을 구경하면서, 문득 하나 하나의 작지만 다양한 재료들이 모여서 서로 반응하고 도와줌으로써 화려하고 빛나는 커다란 불꽃을 만들어 내는 경이로운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의 삶과 관계도 그렇게 이루어지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하고 복잡한 현실 속에서도 성장과 지속 가능한 대학의 발전계획이 커다란 불꽃으로 활활 피어오르려면, 작은 불씨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지켜 나가야 합니다. 그 시작점은 구성원간 일상적 소통과 공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공사(公私)에 대한 구별, 즉 공익적인 일과 사익적인 일에 대한 혼재가 관계의 불편함을 넘어 조직의 기강과 유지에도 문제가 됨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끝으로 급변하는 이 시대에 절실하게 요구되는 단결과 연대의 소중함을 故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부족하나마 창립 27주년 기념사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숲.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고맙습니다.
2026년 9월 10일
서울지역대학노동조합 성공회대학교지부장 류시태 올림.